식품업계, '너도나도' 화장품 사업…'독'될까 '약'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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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너도나도' 화장품 사업…'독'될까 '약'될까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6.11.17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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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빙그레-올리브영 협업제품(왼쪽)과

빙그레와 CJ제일제당 등 전통적인 ‘식품 강자’들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면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적극 나섰다. K뷰티 열풍에 힘입어 중국 시장까지 노린다는 전략이지만 화장품 시장이 과열 양상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빙그레는 지난 10일 국내 헬스앤뷰티 스토어 올리브영의 자체 브랜드(PB) ‘라운드어라운드’와 손잡고 ‘바나나맛우유’를 콘셉트로 한 보디케어 제품을 출시했다. 

빙그레와 올리브영이 내놓은 제품은 총 11종으로 △바디워시 △바디로션 △핸드크림 △립밤 △실속세트로 구성됐다. 주력제품은 보디워시와 보디로션으로 바나나맛우유 모양의 패키지 디자인에 우유단백질 추출물을 함유한 보습력, 달콤한 바나나맛우유가 연상되는 은은한 향을 담았다. 이번 협업은 빙그레 측이 CJ올리브네트웍스에 먼저 제안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라운드어라운드X바나나맛우유’ 협업 제품은 올리브영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를 비롯해 전국 관광 상권 60여개 매장과 빙그레 ‘옐로우 카페’에서 판매된다. 특히 국내 소비자뿐만 아니라 최근 바나나맛우유 열풍 주역인 중국인 관광객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지난 15일 찾은 올리브영 명동 플래그십스토어 한 편에 놓인 협업 제품들은 바나나맛우유를 그대로 축소해놓은 독특한 모양으로 많은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잡았다.

이날 핸드크림 제품을 구매한 A씨는 “인스타그램에서 알게 됐는데 제품 모양이 귀여워서 보러 왔다”며 “가격도 비싸지 않아서 한 번 사볼 만한 것 같고 선물용으로도 괜찮을 듯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중구 명동 올리브영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판매중인 바나나맛우유 보디케어 제품 ⓒ시사오늘

CJ제일제당은 이너뷰티 브랜드 이너비를 내세워 중국 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내고 있으며, 최근에는 화장품 원료 전문 브랜드 엔’그리디언트(N’gredient)를 론칭하면서 국내 및 글로벌 화장품 원료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이너비는 피부 보습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과 마스크팩·패치 등으로 ‘먹는 이너비’와 ‘붙이는 이너비’ 두 가지 콘셉트의 카테고리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중국 대표 온라인몰 ‘징동(京东)’과 중국 기반 글로벌 뷰티 온라인몰 ‘샤샤(Sasa)’에 진출해 전용샵을 운영 중이다. 

향후 CJ제일제당은 이너비 온라인 매출의 절반 이상을 중국에서 올린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역직구몰과 중국 현지 온라인몰, 면세점 등지에 제품을 입점시키는 데 주력하고 중국전용 이너뷰티 제품도 별도로 출시해 현지 맞춤형 마케팅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실제 중국 시장 매출도 고공행진 중이다. 이너비는 지난해 광군제 기간 티몰을 통해 1000세트 이상 팔려 약 1억원 이상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해 500% 이상 신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미스터피자 운영사인 MPK그룹도 지난해 9월 한강인터트레이드를 인수해 ‘키스미’, ‘캔메이크’ 등 일본산 화장품을 수입 판매하고 있다. 해당 제품의 인기로 1년 새 매출이 2배 증가하는 등 그룹 실적 개선에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KGC인삼공사도 약 6년 만에 화장품 시장에 재도전한다. KGC인삼공사는 지난 9월 모기업 KT&G에 넘겼던 화장품 계열사 KGC라이프앤진 주식 1818만주를 186억원에 인수했다. 화장품 대표 브랜드로는 ‘동인비’, ‘랑’ 등이 있다. 

이처럼 식품업계가 너도나도 화장품 시장에 뛰어드는 데는 중국 내 K뷰티의 호황과 더불어 비교적 낮은 진입장벽이 배경으로 꼽힌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화장품 생산액은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서며 5년 만에 2배 가까이 성장했고,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약 2조9400억원(25억8780만달러)로 전년보다 약 44% 증가했다. 특히 중국은 수출국 점유율 41.05%를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11.41%포인트 늘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K뷰티 열풍에 편승한 무분별한 사업다각화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잇따른다. KGC인삼공사는 지난 2003년 화장품 시장이 급성장할 당시 관련 사업 진출을 모색했으나 지속되는 적자에 지난 2010년 KT&G에 지분을 전량 넘긴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화장품은 진입장벽과 원가가 낮은 데 비해 한번 잘 되면 수익이 많이 남는 사업”이라면서도 “기존 진출해있는 업체들이 시장을 쉽게 내주진 않기 때문에 신규 진입자가 사업을 확장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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