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봇물 터지는 총수일가 도덕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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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봇물 터지는 총수일가 도덕성 논란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6.11.28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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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회항 후에도 일감 몰아주기에 막말 파문 퍼레이드까지…"황제경영의 '정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대한항공이 총수 일가의 끊이지 않는 도덕성 논란으로 인해 곤욕을 치르는 모습이다. 사진은 대한항공 A380 여객기의 모습. ⓒ 대한항공

대한항공이 총수 일가의 끊이지 않는 도덕성 논란으로 인해 곤욕을 치르는 모습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3분기 45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실적 호조를 누린 바 있으나 오너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브랜드 이미지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

업계는 땅콩회항 사건 이후에도 대한항공 총수 일가와 관련된 논란들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는 점에서 '도덕불감증'이 심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조원태, 일감 몰아주다 공정위 '철퇴'…내부 비판도 '여전'

우선 대한항공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오너 일가의 배를 채우다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철퇴를 맞게 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총괄부사장을 계열사와 부당 내부 거래를 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 조치한 것. 일감 몰아주기에 연루된 대한항공과 계열사 싸이버스카이, 유니컨버스에는 모두 14억3000만 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위는 대한항공이 직원들을 동원해 기내면세품 사업 계열사인 싸이버스카이의 인터넷 광고 업무를 도맡게 하면서도 수익은 싸이버스카이에 몰아줬다는 점과 콜센터 운영·네트워크 설비 구축 사업 계열사인 유니컨버스에는 시설사용료와 유지보수비를 과다하게 지급하는 방법으로 이익을 보장해준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대한항공의 이번 일감 몰아주기 행위는 최대 7년 간 지속됐으며, 부당이익 규모도 제재대상 기간인 지난해 2월부터 지금까지만 9억 원 가량으로 추산되는 만큼 실제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가 이뤄진 계열사들을 살펴보면, 싸이버스카이의 경우 조 회장의 세자녀인 조현아·원태·현민 씨가 균등하게 지분 33.3%씩 보유하던 회사로 오너 일가의 호주머니를 채우는 데 활용됐다는 지적이다. 싸이버스카이는 지난해 11월 대한항공 자회사로 편입됐기는 하지만 이마저도 일감 몰아주기를 의식한 처사에 지나지 않았다는 시각이다.

유니컨버스 역시 총수 일가의 비호 아래 성장했다는 점에서 오너 일가의 자금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조씨 삼남매가 유니컨버스를 통해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 승계 자금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4월 기준 조 회장이 5%, 세자녀인 조현아·원태·현민(조에밀리리) 씨가 각각 25%, 35%, 25%씩을 차지했던 유니컨버스의 지분 구조는 올해 4월 기준으로 조 회장 5.5%, 조현아·원태·현민(조에밀리리) 각각 27.8%, 38.9%, 27.8%로 지분율이 늘어나는 등 오너 일가 경영권이 한층 강화됐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일감 몰아주기는 공정위 뿐만 아니라 회사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임단협 갈등을 빚고 있는 조종사 노조 측은 지난 8월부터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와 탈세 의혹에 대해 국세청 조사를 요구하는 등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땅콩회항에 막말파문 '흑역사'…오너 리스크는 현재진행형

대한항공의 도덕불감증은 부를 축적하기 위한 일감 몰아주기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에 앞서 오너 일가가 크고 작은 말썽을 일으키며 기업 도덕성을 크게 저해시켰기 때문이다.

그중 대표적인 사건이 땅콩회항인데, 해당 사건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지난 2014년 12월 승무원이 땅콩을 접시에 서비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객기의 회항을 지시하고 사무장을 비행기에서 내리게 하면서 불거졌다.

이로 인해 대한항공은 국제적 망신은 물론 땅콩항공이라는 오명까지 쓰게 됐으며, 조 전 부사장은 회사의 모든 업무에서 손을 놓게 됐다. 그리고 수년이 지난 지금에도 조 전 부사장의 업무 복귀는 요원한 상태며, 대한항공 역시 이미지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의 여동생인 조현민 대항항공 전무마저 사건 직후 땅콩회항 관련자들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는 문자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 이들 오너 일가를 향한 맹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에 조 전무는 "다 제 잘못이다. 치기 어린 제 잘못이다"라며 용서를 구했지만 이들 오너 일가를 향한 국민들의 분노는 아직까지도 사그러지지 않고 있다.

장남인 조원태 부사장 또한 땅콩회항으로 인해 지난 2005년 난폭 운전을 하다 70대 노인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한 일이 세간에 다시 들춰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들 삼남매의 리더십과 인성을 두고 부정적인 평가가 줄을 이었다.

여기에 이들 삼남매의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마저 지난 3월 대한항공 조종사의 페이스북에 "개가 웃어요"라는 표현을 써가며 질타하는 댓글을 작성, 막말 파문을 일으켰다.

조종 업무가 고된 일임을 알리는 부기장의 SNS 글에 "비행기는 자동차 운전보다 더 쉽게 자동(AUTO PILOT)으로 가는데. 아주 비상시에만 조종사가 필요하다"며 존중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가 호된 질타만 받게 된 것.

대한항공은 "조 회장이 오랜 항공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조종 근무환경이 많이 개선됐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이라는 변명을 내놨지만, 대한항공의 오너리스크가 현재진행형임을 확인시켜준 꼴이 됐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28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대한항공이 겪는 오너리스크는 문제 있는 재벌들의 황제 경영 정수를 보여주는 경우"라며 "이들 오너일가의 도덕적 해이를 야기한 원인으로는 국내에서 법적으로 이들의 세습 경영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특히 오너 일가는 그룹 내 알짜 회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며 "대한항공이 이러한 케이스인데 오너를 위한 내부 거래 등만 이어가다 결국 우량 기업으로서의 경쟁력마저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러한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전문 경영 체제로의 변화를 외치고 있지만 최근에는 어느 회사나 전문경영인은 두고 있다"며 "결국엔 일감 몰아주기, 오너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위해서는 재별 개혁을 이뤄져야 하며, 이와 관련한 제도 정비가 이뤄지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꼬집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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