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반기문]킹메이커로 돌아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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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마 반기문]킹메이커로 돌아서나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7.02.01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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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행보 놓고 의견 분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일 대선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 뉴시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대선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반 전 총장은 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주도해 정치 교체를 이루고 국가 통합을 이루려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고 밝혔다. 귀국 자리에서 대권출마 의사를 피력한지 불과 21일 만의 일이다.

갑작스럽게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반 전 총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23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결과에서, 반 전 총장은 19.8%의 지지율로 29.1%를 얻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내긴 했으나, 지지율 상으로 문 전 대표와 맞설 수 있는 후보는 반 전 총장이 유일했다.

이러다 보니 반 전 총장이 ‘킹메이커’로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지율 차이가 20~30%포인트까지 벌어져 있는 상황에서 문 전 대표의 ‘대세론’을 꺾기 위해서는 반 전 총장의 힘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조기 대선이 현실화될 경우, 높아야 10% 전후에서 형성된 군소 후보들은 지지율 상승 모멘텀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반 전 총장이 군소 후보들의 지지율 상승 동력을 제공하는 대신, 당선 후 ‘지분(持分)’을 요구하는 형태로 국가 운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떠돌고 있다. 반 전 총장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모인 캠프 인력들을 입각시켜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고, 정치권의 ‘큰 어른’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여권의 한 관계자는 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불출마 선언을 하긴 했지만 반 전 총장만 바라보고 캠프에 모인 사람들이 몇 명인데 완전히 (정치에서) 손을 뗄 수는 없을 것”이라며 “그래도 지지율이 높으니 그걸 활용해서 캠프에 참여한 사람들 챙겨줄 방법을 찾지 않겠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반 전 총장이 명예회복을 위해 ‘백의종군(白衣從軍)’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1일 불출마 선언에서 반 전 총장은 “10년간 걸친 사무총장으로서의 경험과 국제적 자산을 바탕으로 나라의 위기를 해결하고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 어떤 방법으로든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아니더라도 국가를 위해 일할 방법을 찾아 대선 행보 과정에서 입은 내상을 복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같은 날 〈시사오늘〉과 통화한 반 전 총장 캠프의 한 관계자는 “불출마 선언문에서 밝혔듯이 (불출마 선언에) 정치적 계산이 들어있었다기보다 대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러모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것 같다”며 “대통령이 누가 되든 사무총장으로서의 경험을 살려서 앞으로 국가를 위해 일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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