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국회]정쟁 증폭…개혁법안, ‘빛좋은 개살구’
스크롤 이동 상태바
[2월 국회]정쟁 증폭…개혁법안, ‘빛좋은 개살구’
  • 최정아 기자
  • 승인 2017.02.03 16: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2월 임시국회가 지난 2일 막을 올린 가운데, 대선정국을 앞둔 정당 간 정쟁(政爭)이 가속화되면서 개혁·민생 법안이 ‘빛좋은 개살구’가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였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대선 프레임 샅바를 선점하기 위한 정당 간 기싸움이 더욱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는 대선을 겨냥한 정당 간 설전(舌戰)이 오가는 장면이 펼쳐졌다.

◇ ‘민주당 vs 국민의당’ 불붙은 대선 프레임 전쟁

시작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대표 연설이었다. 우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공동정부 구성을 위한 연립정부 등 야권통합을 국민의당에 제안했다. 그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힘을 합치면 정권 교체가 확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정권 교체만 된다면 뭘 못하겠나”라면서 “만일 정당 통합이 여러 사정 때문에 어렵다면, 적당한 시점에 공동정부 구성을 위한 연립정부 협상이라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우 원내대표의 제안에 국민의당은 즉각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민주당에서는 상투적, 상습적으로 우리 국민의당을 향해 수차 그러한 러브콜을 하지만 우리는 민주당의 패거리 정치, 독점적 행태를 비판하고 국민의당을 창당해서 승리로 이끌었다”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국민의당을 향한 러브콜은 어떤 경우에도 응하지 않을 테니 이제 그만하는 게 우리 당에 대한 예의다. 안 하셔야 한다”고 일축했다.

정계에선 이러한 국민의당의 반발에 ‘당연하다’라는 반응이다. 같은날 민주당이 지난해 4.13 총선 당시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갔던 당원을 일괄 복당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란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탈당한 당원은 1년 안에 복당할 수 없고, 복당 하려면 당무위원회 의결 등을 거쳐야한다. 이런 절차를 밟지 않은 민주당의 이번 ‘사면 복당’ 결정은 국민의당을 더욱 몰아붙이겠다는 민주당의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특히 국민의당에서 반(反)문재인 행보가 더욱 가시화 될 것이다”라며 “(반면) 민주당 측에선 국민의당과의 연대를 모색해 야권통합을 이뤄 최대한 ‘반문연대’를 최소화 시키려는 행보를 보일 것이다. 물론 국민의당의 반발까지 예상하겠지만, 그것까지 계산하고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 2월 임시국회가 지난 2일 막을 올린 가운데, 대선정국을 앞둔 정당 간 정쟁(政爭)이 가속화되면서 개혁·민생 법안이 ‘빛좋은 개살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박지원(왼쪽부터) 당시 원내대표(당대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여야정 협의체를 논의를 위해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을 갖고 있다. ⓒ 뉴시스

◇ 黃대행과의 줄다리기까지…개혁법안은 어디로?

여기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하 대행)과의 줄다리기도 계속되고 있어, 2월 국회의 쟁점이 개혁법안에서 더욱 멀어질 전망이다. 황 대행 측이 국회의 대정부질문 출석 요구를 거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황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국회에서 대정부질문에 ‘국무총리’의 출석과 답변을 요청하신 데 대해 재고해주실 것을 요청한다”며 “대정부질문 답변을 위한 국회 출석으로 장시간 자리를 비우는 것은 갑작스러운 위기상황에 즉시 대처하지 못하는 등 국정공백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국회는 크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대권주자 못지않은 민생행보로 사진 찍으러 다닐 시간은 있어도 국회에 나와 답변할 시간은 없냐”며 맹비난했고, 국민의당은 “이제 진짜 대통령이 된 것이냐”며 꼬집었다.

이처럼 설전(舌戰)이 격화되자 조기대선 이전에 개혁입법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임시 국회인 이번 2월 국회에서 민주당이 제시한 개혁법안 통과는 물론,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온다, 

실제로 우 원내대표는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재벌·검찰·언론 등 3대 개혁을 2월 임시국회 핵심과제로 제시했으나, 바른정당, 국민의당, 새누리당 등 여타 정당들의 반응은 연립정부, 야권통합론에 대한 비판에 머물러있는 실정이다. 야권에서 주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선거연령을 만 19세 이상에서 만 18세 이상으로 하향), 여권에서 발의한 경제활성화 법안 등도 여야간 이견이 엇갈려 법안통과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앞선 관계자는 “조기대선 국면에서 여야 합의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각 정당에서 발의한 개혁법안 대부분이 무산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담당업무 : 국회 및 더불어민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후회없는 오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