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파산] 오너·정부 실패 합작...결정적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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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파산] 오너·정부 실패 합작...결정적 이유는?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7.02.03 16: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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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일가 경영미숙·책임론, 해운업 '경제논리'로만 해석한 정부 무능함 드러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대한민국을 대표하던 한진해운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됨에 따라 업계 내 책임 공방이 들끊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은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 지난해 9월 열린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한진해운 사태와 관련해 무릎 꿇고 사죄하는 모습. ⓒ 뉴시스

대한민국을 대표하던 한진해운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됨에 따라 업계 내 책임 공방이 들끊고 있는 모습이다.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의 경영 미숙으로 인한 책임론부터 구원투수로 나섰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까지 그 불똥이 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한진해운 지원에 등돌린 정부에 대한 따가운 눈초리도 여전하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지난 2일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항고 기간을 거쳐 2주 뒤인 오는 17일 파산 선고를 받게 된다. 지난해 9월 회생절차에 돌입한 지 5개월 만의 일이다.

앞서 한진해운의 파산은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가정 주부였던 최 전 회장이 남편인 고 조수호 전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부터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 전 회장이 경영권을 넘겨받은 2008년부터 한진해운의 실타래는 꼬이기 시작했다. 최 전 회장이 금융 위기 직전 호황을 장기 호황으로 보고 높은 가격에 10년 이상 장기 용선계약을 맺은 것이 화근이었다. 이는 독이 돼 돌아왔고, 한진해운은 고가의 용선료를 지불하면서 빚이 눈덩이처럼 불었고 부채비율 역시 1000%를 넘기기는 등 부실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최 전 회장도 지난해 9월 국회에서 열린 조선·해운산업 부실을 규명하기 위한 청문회 자리에서 자신의 경영 미숙을 시인했다. 그는 "가정주부로 집에만 있다 경영에 나서게 돼 전문성이 부족했다"며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인한 물류대란 사태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최 전 회장의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도 한진해운 살리기는 역부족이었다. 조 회장은 2014년 한진해운 경영권을 넘겨받은 뒤 자금 지원에 나서는 등 구원투수 역할을 자처했지만 외국 선사들과의 가격 경쟁에 밀리며 결국 2016년 4월 경영권 포기를 선언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1조원 가량의 자금을 투입하며 최선을 다했다고는 하지만 한진해운의 알짜 자산을 빼가는 등 사실상 큰 희생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오너 일가 책임론에 불을 지핀 것이다.

그러나 한진해운 파산에는 오너 일가와 정부의 무능함이 합작된 결과라는 주장에 더욱 무게가 쏠리고 있다. 항만·물류업계는 대대적으로 한진해운을 살려내야 한다고 성토했지만 정부는 오히려 6조5000억 원의 자금 투입 계획을 철회, 한진해운을 몰락을 지켜보기만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선장을 잘못 만난 것이 첫째 문제였지만 정부의 대처 또한 너무 안일했다"고 비판을 가했다. 앞서 한진해운 살리기에 나섰던 조양호 회장 역시 "해외 선사들은 각국 정부로부터 3조에서 30조에 달하는 지원을 받는데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대한민국의 수출입 물류주권을 더욱 견고히 하고 해상운임 주도권이 글로벌선사의 이익에 국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한진해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었다"며 "한진해운을 기업의 재무적인 관점만이 아닌 해운산업이 가진 중요성과 특수성을 고려한 산업 전반의 국가적 차원에서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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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에녹 2017-02-03 18:07:12
진정한 농부는 굶어죽어도
그 베개에 종자가 들어 있다고 하지

해운업을 하면서 종자에 해당하는 배들을 다 팔아버렸으니
망하는 게 당연하지

그러나 해운업은 사람으로 치면 다리에 해당하기에
국가로서는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되는 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