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그룹 군살 빼기 시작
스크롤 이동 상태바
재벌그룹 군살 빼기 시작
  • 이상택 기자
  • 승인 2010.09.01 08: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동성 금호, 계열사 매각 적극적…프라임 새 투자위해 ‘삼안’ 팔기로
재벌 그룹들이 군살 빼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안되는 사업은 접고 돈되는 투자처가 있으면 알짜배기도 팔아 큰돈으로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기업들의 이같은 계산은 지난해 혹독하게 겪었던 금융위기에서 비롯된다. 대내외의 경제한파가 몰아치면 똘똘한 계열사 하나가 열 기업 안 부럽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새로운 투자처가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든든한 현금을 보관한다는 차원에서도 군살은 과감히 도려내겠다는 계산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용산 아이파크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최근엔 테스크포스팀(TF)을 구성해 내부 실사를 벌이고 있다는 설도 들린다.
 
한편에서는 의혹을 보이기도 한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크게 애착을 갖고 있는 곳이라서다.

특히 세계최초로 e-스포츠 스타디움을 만들었다는 점을 볼 때도 상징적인 면으로 반은 먹고 들어간다.
 
하지만 정회장이 매각이라는 결단을 내린데에는 매년 수백억원에 달하는 적자가 문제다. 아이파크몰을 짊어지고 가기에는 적자가 누적이 심각하다는 얘다.

현대아이파크몰은 작년에만 300억원 가까이 손해를 봤다. 3월말현재 아이파크몰의 현대산업개발 지분은 81.5%다.  

만일 현대아이파크몰이 실제 매물시장에 나올 경우 매입적임자는 사촌기업인 현대백화점그룹으로 점쳐지고 있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의 작은아버지다. 

현대백화점은 롯데, 신세계와 함께 백화점 업계의 ‘빅3’로 아이파크몰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노하우가 있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현재는 부동산침체로 진행이 지지부진하지만 용산 역세권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면 아이파크몰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신할지도 모를 일이다.

현대산업개발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정 회장의 방망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호, 대한통운·렌터카 中법인 매각
  
금호그룹 채권단은 대한통운 매각을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산은금융지주등이 적극적으로 나서는데 반해 다른 채권단은 이에 반대하고 있어 대한통운이 매각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 산은금융지주 등 금호그룹 채권단이 대한통운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우리금융 등은 이에 반대하고 있어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은 대한통     ©시사오늘
산은금융지주는 지난 6월말까지 대한통운 매각 계획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산은금융지주는 현재 골치덩어리 부실채권을 다수 갖고 있다. 하이닉스,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이 산은 몫이다.

그래서 하루빨리 매각하는 것이 은행에도 도움이 되고 경제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면서 대한통운을 대우건설과 묶어 매각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건설은 대한통운 지분 23.95%를 보유하고 있어 빠른 매각을 위해선 둘을 묶어 파는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금융 등 다른 채권단은 이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대한통운 지분을 지금 시세로 팔면 너무 많은 손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란다. 

차라리 경영정상화를 이룬 대한통운은 가치를 더 높여 파는 것이 팔아야 빚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실제로 대우와 아시아나는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주당 17만1000원을 치렀는데 8월 27일 오전 11시 현재 주당 가격은 5만8400원에 불과해 채권단을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같은 계열인 금호산업은 중국의 렌터카 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위해 삼일PwC를 매각자문사로 선정했다.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금호렌터카 중국 지분 100%와 금호산업홍콩유한공사가 갖고 있는 북경(90%), 청도(100%), 심양(1005) 광주(청도법인이 100%지분 소유) 등 4개 법인의 자산과 사업이 일괄 매각대상이다.

현지에서 보고 있는 금호렌터카 중국사업의 순자산가치는 200~300억원대로 알려졌으며 SK네트웍스 등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라임 ‘삼안’, 아사히 ‘해태음료’ 매물로 내놔

프라임그룹은 엔지니어링 업체인 ‘삼안’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위해 프라임은 맥쿼리증권을 주간사로 선정하고 지난 6월 롯데와 STX 등 인수 의향이 있는 기업
들에게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 프라임그룹이 고양 한류우드 조성사업 투자를 위해 엔지니어링업계 1위업체인 '삼안을 매각키로 했다.     © 시사오늘
하지만 삼안의 매각도 다소 의외라는게 재계의 반응이다. ‘삼안’이 건설관련 엔지니어링 수위권 업체라 알려진 것에 비해 상당히 짭짤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삼안은 수자원, 철도, 공항, 도로, 도시계획 등 모든 건설분야의 설계와 감리를 담당하는 종합엔지니어링 업체로 지난 2002년부터 2007년까지는 국내 수주 1위를 기록한 저력의 기업이다.

프라임은 삼안 매각대금으로 프라임개발이 추진중이 경기도 고양시의 한류우드 조성사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라임은 지난 2003년 인수한 한글과 컴퓨터에 대대적인 투자를 계획했으나 지난 2008년 회사 대표의 횡령사건에 따른 유동성 위기가 닥치자 미련없이 매물로 내놓은 바 있다.

한컴은 지난 5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매각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음료업계 빅3중의 하나인 해태음료도 매각 대상에 올랐다.

해태음료의 최대주주인 일본 아사히맥주는 해태음료가 실적 부진하다며 매각을 결정했다고 최근 밝혔다.

▲ 해태음료의 대주주인 일본의 아사히맥주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해태음료의 매각을 최근 적격 결정했다. 사진은 해태음료의 효자제품인 썬키스트     ©시사오늘
해태음료는 지난해 26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이 실적은 전년보다 10.2%가 줄어든 것이다. 또한 영업손실이 394억원에 달해 아사히맥주가 해태음료를 팔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돌았다.

하지만 해태음료 매각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사실상 시장을 주도했던 탄산음료시장이 정체되면서 뚜렷한 히트상품을 만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음료사업을 전문적으로 하지 않는 CJ제일제당이나 SPC그룹 등은 그룹의 몸값 올리기 차원에서 한번쯤 관심을 갖지 않을까 하는 것이 관련업계의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