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마밀 김홍섭 "좋은 원료가 좋은 화장품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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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마밀 김홍섭 "좋은 원료가 좋은 화장품 만든다"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7.03.18 0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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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원료 전문가’ 더마밀 김홍섭 대표
“생산 시설에만 40억 가까이 투자”
“향후 해외 비중 70%까지 올릴 것”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지난 4일 찾은 더마밀은 화장품 제조회사라기보다는 연구소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건물 내부의 철문 하나를 열고 들어가니 총 3층, 약 850평 규모에 달하는 생산설비 공간이 펼쳐졌다. 김홍섭(55) 대표는 “설립 2년을 갓 넘긴 신생업체지만 최고의 설비를 갖춘 만큼 곧 생산 기기가 쉴 틈 없이 돌아갈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김 대표에게서는 20년차 베테랑 사업가의 면모와 새로 도전하는 젊은 창업가의 얼굴을 모두 엿볼 수 있었다.

▲ 김홍섭 더마밀 대표가 지난 4일 경기도 군포시 더마밀 사무실에서 <시사오늘>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권희정 기자

- 회사 소개를 부탁드린다.

“더마밀은 화장품을 전문적으로 생산, 개발하고 연구하고 하는 기업이다. 2015년 3월 창립됐고, 모회사는 코스파인이라는 화장품 원료 회사로 5일자로 20주년이 된다. 현재 정규직 23명, 외부 인력 5~7명을 합해 28명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 연구 인력은 연구 총괄, 수석연구원, 품질관리 인원 등을 더해 10명 정도로 구성돼 있다. 더마밀은 피부(Derma)와 끼니(Meal)의 합성어로 ‘피부의 먹거리’라는 뜻이다. 고기능 화장품을 개발해 피부에 영양을 공급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 설립 계기와 운영 철학은 무엇인가.

“이전에 남동공단에서 ‘나투젠’이라는 화장품 제조 회사를 운영했다. 원료사업을 좀 더 확장성 있게 하고 싶어 회사를 양도한 뒤 더마밀을 설립하게 됐다. 좋은 원료를 쓰면 좋은 제품이 나온다고 믿고 있다. 요즘은 용기, 부자재 등 외적인 측면에 치중하는 제품도 많아 안타깝다. 화장품은 인체에 직접 바르는 제품인 만큼 자연에서 나온 게 가장 피부에 친화력이 좋다고 생각한다. 자연에서 얻은 원료를 어떻게 과학적으로 피부에 맞추는지가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다.” 

- 제품 특징은 무엇인가.

“개발하는 제품 종류는 기초화장품, 헤어케어, 선크림, 메이크업 제품 등 100여 가지 이상이 있다. 주력 제품은 단백질 성분을 이용한 고기능성 펩타이드 제품으로 주로 기초화장품 쪽이 강하다. 아미노산이 2개 이상 붙은 성분을 펩타이드(peptide)라고 하고, 50개 이상이 붙으면 그로스펙터(growth factor)라고 한다. 우리 인체에 존재하는 단백질은 시간이 흐르면서 휴지기(休止期)에 들어간다. 펩타이드 성분은 이처럼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인체 단백질을 다시 활동하게끔 해준다. 대표적으로는 주름을 펴주는 효과가 있는 보톡스 라이크 크림, 임신·출산으로 늘어진 피부를 케어해주는 튼살크림 등이 인기가 좋다. 이외에 더마필리아 브랜드로 출시된 셀업크림에는 진주펄의 일종인 레드펄 원료를 넣었다. 피부톤을 건강하게 보이게 해주고 20~30대 초반 소비자들을 겨냥해 생산했다. 코오롱생명과학과 협업해서 마스크시트팩도 생산, 수출하고 있다. 시트 종류를 좀 더 추가해 요일별로 쓰게끔 7가지로 구성할 계획이다. 피부 진정효과에 좋은 탄닌 성분 8가지를 혼합한 탄닌수로 만든 폼클렌징도 출시 예정이다.” 

- 생산 과정이 궁금하다.

“화장품에서 가장 중요한 건 원료다. 우선 제품 특징에 맞는 원료를 선택한 뒤 제형 실험을 한다. 원하는 질감과 제형을 만들기 위해서는 원료 혼합을 해봐야한다. 혼합된 상태에서 질감과 제형이 잘 나왔는지, 기획했던 마케팅 콘셉트에 맞는지 선별한다. 이후 연구개발 팀에서 향 등을 선택해서 넣고 제품 타깃층 소비자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한다. 테스트를 마치면 중국 등 해외에서 사용 가능한 원료인지 조사한 뒤 연구원, 제조 담당자들과 함께 프레젠테이션을 연다. 제품 생산에 들어간 뒤에는 물성, 중금속, 미세물과 관련된 품질 검사를 해서 문제가 없으면 출포장에 돌입한다. 마케팅을 포함한 제품 기획 단계부터 디자인에 맞는 부자재 선택 등 기간까지 포함하면 하나의 제품이 나오기까지 6개월~1년 정도가 걸린다.” 

- 생산에 어려운 부분은 없나.

“이전에 비해서 관리비용 자체가 상당히 많이 들어간다. 과거에는 화장품 생산이 크게 어렵지 않았지만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관리 감독이 더욱 철저해졌다. 화장품 산업이 세계화되면서 외국 기업과도 협업을 많이 하는 만큼 규격 등 화장품 수준 자체도 많이 향상됐다. 최근에는 중국과의 외교 관계가 복잡해지면서 겪는 어려움도 있다. 과거 위생허가가 났던 중국 수출 제품들이 1년 넘게 갱신 허가가 나고 있지 않다.” 

- 수출 국가는 주로 어디인가.

“현재 중국, 미국, 유럽 쪽에 ODM 방식으로 수출을 하고 있다. 미국, 유럽을 포함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태국, 러시아, 이란 등 다양한 지역에 계속해서 접촉을 하고 있다. 향후에는 해외 쪽으로 좀 더 중점을 둘 계획이다. 국내 시장이 작고 한정돼 있는 만큼 외국으로 나가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구조다. 현재 해외 사업 비중은 절반 정도 차지하고 있고 추후에는 70%까지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 

- 시장이 포화상태다. 경쟁력은?

“기능성 원료를 ‘티가 날 정도로’ 확실하게 넣는 게 차별화 전략이다. 일례로 닥터멜라백스 브랜드로 출시된 ‘DM8-Ⅲ’ 제품에는 자연 숙성된 화이트와인 발효액과 기능성 단백질 혼합 원료가 각각 8% 들어간다. 다른 업체에서는 대부분 0.1% 선에서 그친다. 원가에 상당히 많은 부담이 되지만 피부에 충분히 효과가 나게끔 기능 원료를 넣어야 더마밀의 경쟁력이 확보될 거라는 생각이다.” 

- 지금까지의 성적표는 만족하는지.

“사실 지난해는 상당히 고전해서 3억5000만원 매출밖에 올리지 못했지만 설비, 시설 투자에 약 35억원을 들인 만큼 서서히 결과가 나타날 거라 본다. 제품 개발에는 만족하지만 마케팅 측면에서는 부족한 점이 있는 것 같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달 판매법인인 성균관코스메틱을 설립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성균관대학교와 논의를 지속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SNS 홍보와 광고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더마밀처럼 제조 쪽에만 익숙한 기업이 세상에 나가는 방법을 제시하는 기회가 될 거라 생각한다.” 

-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

“올해 매출 목표는 50억원을 잡았다. 우선 더마밀과 성균관코스메틱 안정화가 급선무다. 제조와 판매가 모두 잘 돼야 서로 긍정적인 원동력이 될 거다. 제품 라인업 구성도 꾸준히 완성해나가는 중이다. 곧 나올 제품으로는 더마필리아 브랜드 자외선차단제가 있다. 지난달에 연구소 개발 자외선차단제품 3종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획득했다. 개발 외적인 부분에서는 무엇보다 소비자 언어로 해석하는 마케팅을 펼쳐야할 것 같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펩타이드, 그로스펙터 등 용어가 상당히 어렵게 느껴진다. 판매를 잘하기 위해 전문 용어를 쉽게 풀 수 있는 언어를 만드는 게 숙제라고 본다. 제조 R&D 쪽에도 역점을 두고 영업이익 대비 연구개발비도 20% 이상 꾸준히 투자할 계획이다.” 

▲ 김홍섭 대표가 생산 설비에 관해 소개하고 있다. 더마밀 생산 공간 내부에는 공조기 2대, 유화기 등이 설치돼 있다. 공조기는 제조에 적당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외부 공기를 주입하고 빼내는 역할을 하며, 유화기는 오일 성분과 물 성분을 분리시킨다. ⓒ권희정 기자

 

▲ 김홍섭 대표가 연구소 내부 세척실로 기자를 안내하고 있다. 세척실에는 정수탑과 냉각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김 대표는 “화장품 제조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물”이라며 “정수탑에 보관된 물을 활용해 제조를 하고 제형 작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냉각시스템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권희정 기자

 

▲ 더마밀 화장품 충전실에서 직원들이 제품 수작업을 하고 있다. ⓒ권희정 기자

 

▲ 김홍섭 대표(왼쪽에서 5번째)와 연구소 직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권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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