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3년차 국정카드 ‘개헌’…어차피 ‘불가능’
MB 3년차 국정카드 ‘개헌’…어차피 ‘불가능’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09.1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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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친박-야당 개헌안 동상이몽…합의 어려워
7·28 재보선 승리의 여세를 몰아 야심차게 준비했던 8·8 개각에서 한때 MB發 세대교체의 결정판이라 불렸던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국무총리에, 정권실세 중 실세로 불리는 이재오 의원을 특임장관에 지명하며 ‘세대교체론’과 ‘개헌’을 각각 국정철학과 과제로 꺼내든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또 다른 화두를 던졌다.
 
▲ 이명박 대통령(왼쪽)과 이재오 특임장관.     © 뉴시스

그것은 ‘공정한 사회’다. 이 담론은 2008년 8·15 경축사 ‘저탄소 녹색성장’, 2009년 8·15 경축사 ‘중도실용·친서민’에 이은 세 번째 국정철학인 셈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제6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공정한 사회는 출발과정에서 공평한 기회를 주되 결과에 대해선 스스로 책임지는 사회”라며 “공정한 사회야말로 대한민국 선진화의 윤리적·실천적 인프라”라고 역설했다.

이어 “공정한 사회라면 승자가 독식하지 않고 패자에게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진다”며 진보진영에서 신자유주의를 비판할 때 흔히 쓰는 승자독식이란 말까지 언급한 뒤 “정부는 향후 친서민중도실용 정책과 생활 공감 정책을 더욱 강화해 공정한 사회가 깊이 뿌리 내리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이미 극단적인 대결정치와 해묵은 지역주의를 해소하고, 지역 발전과 행정의 효율화를 위해 선거제도와 행정구역 개편 등 정치선진화를 제안했었다”면서 “개헌 논의도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결국 이 대통령은 8·15 경축사의 방점은 ‘공정한 사회’라는 국정철학과 ‘개헌’이라는 국정과제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지난해 9월 25일 MB정부는 2010년 11월 서울에서 G20 정상회의 개최가 확정됐다고 발표하면서 ‘국격(國格) 향상’이란 단어를 썼다. 그때부터 정치권과 언론 등은 한동안 이 실체도 모호하고 추상적인 단어인 ‘국격’을 세상 만물과 연결시켰다.

혹자는 구제역 발생을 두고 국격을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비판했고, 다른 이들은 노조의 단체행동권을 두고 국격을 저해한다고 비판하는 등 국격이란 용어의 ‘정의 규명’이 ‘해석 싸움’이 돼 버렸다.

공정한 사회 역시 마찬가지다. 왜 이 대통령은 ‘공정’을 화두로 꺼내들었을까. 이봉규 시사평론가는 “이명박 정부가 수세국면에서 탈피해 정국 주도권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로 삼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공정’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기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총리 임명 실패와 여전히 여진이 남아 있는 불법사찰 배후 논란 등 정권의 불법, 부도덕적 사례가 잇따라 드러나면서 공정한 사회 담론이 오히려 MB정권을 옥죄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게다가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딸 특채 파문은 이 대통령의 공정한 사회론에 기름을 부으며 논란의 불을 지폈다. 친이계 소장파로 불리는 정두언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지난 5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외교통상부 장관의 특채파동을 보며>를 통해 “이 대통령이 주창한 공정한 사회 실현은 분명 시의적으로 적절했지만, 내각 인사청문회를 거쳐 유명환 사태에 이르면서 오히려 현 정부의 굴레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며 “실제로 야당은 향후 정기국회와 국정감사에서 공정한 사회라는 잣대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며 정부여당을 공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늘 그렇듯 어떤 개혁도 철저한 자기개혁부터 솔선해야 실패하지 않는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주변을 철저하게 돌아보며 솔선수범해야 한다”며 정부여당의 비개혁성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봉규 시사평론가는 MB가 새 국정철학을 꺼내든 이유에 대해 “8·8 개각 등에서 총리나 장관 후보자들의 부도덕성이 잇따라 나타나면서 이명박 정부가 코너에 몰리자 수세국면에서 벗어나 하반기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대통령으로선 국면전환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던진 화두지만 공정한 사회는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명분을 갖춰 여야 누구도 반대할 수 없다”며 “야당이 그것을 빌미로 정부여당의 도덕성을 비판할 수는 있지만 야당 역시 공정함과는 거리가 멀어 비판 동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이지현 참여연대 의정지원팀장은 “요즘엔 사회양극화라는 말이 많이 쓰이지 않고 있는데 아직도 우리나라엔 수백만 명의 신 빈곤층이 존재한다”며 “이런 민생문제들은 결국 공정하지 못한 사회구조와 직결된다면서 MB정부의 새로운 담론 형성을 꼬집었다.

실제 지난해 3월 12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민생안정 긴급지원 대책’에 따르면 빈곤층임에도 기초보장법 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사각지대 규모가 전 인구의 약 8.4%인 41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는 등 사회적 양극화는 극도로 심화되고 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도 지난 8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공정한 사회에 대해 “사회적 약자에게 좀 더 많은 배려를 해주는 게 공정한 것”이라며 “강자가 자기의 몫이 아닌데도 차지하고 그럴 수 있는 사회는 불공정 사회고 야만적 사회”라고 성토했다.

이봉규 시사평론가는 “공정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게임의 룰이 잘 정착돼야 한다”면서 “정부나 공직사회의 인사나 승진시스템 등 공정한 처리가 공정사회의 기본적인 요건”이라고 말했다.

공사를 불문하고 게임의 룰을 위배는 부패와 직결된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부패인식은 어느 수준일까.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국가별 2009년 부패인식지수(CPI)에 따르면 한국은 OECD 30개국 중 거의 바닥인 22위에 그쳤다.

또 지난해 4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지난 15년간 언론에 보도된 대한민국 뇌물부패사건 실태를 발표한 결과, 총 750건의 뇌물건수 중 건설?주택 부문이 413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청와대 등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 비리(147건), 공직자 인사청탁(85건), 각종 세무조사 무마(32건), 병역면제 등 병무비리(25건) 등 국가 공권력을 이용한 공공부문의 부패뇌물 사건이 전체 뇌물 부패사건의 93.6%나 차지했다.

결국 공직사회의 퇴행적인 문화는 사회지도층으로 하여금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사적 소유물로 인식하게 해 인간을 상품의 교환가치로 전락시키는 등 인간소외 현상을 초래하는 악순환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달 30일에는 김준규 검찰총장이 수뇌부 회의에서 “국민은 강한 법 집행을 원한다”며 권력층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를 선언하고 나서 검찰이 사정(司正)의 칼날을 갈고 있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가뜩이나 국민적 신뢰가 떨어진 검찰이 확고한 원칙 없이 정치적 이해타산에 맞춰 공정이란 잣대를 들이댈 경우 공정사회는 그 자체로 덫에 걸리거나 정치적 수사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 지난 8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지지자들과 함께 회견장을 나서고 있는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오른쪽).     © 뉴시스

MB, ‘이재오’ 업고 개헌 흘리고…여야 ‘촉각’


공정한 사회가 해석싸움으로 변질돼 여야의 공방을 불러일으킨다면 개헌은 그야말로 정국을 요동치게 할 수 있는 빅카드다. 개헌문제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제2의 세종시’라는 비관론이 제기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정치학자들은 대통령 권력구조가 5년 단임제인 우리의 경우 통상적으로 집권 후반기의 방향성은 3년차에 완성된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역대 대통령들은 예외 없이 집권 2년차 후반기 때부터 정치실험을 감행했다.

YS는 1994년 12월 APEC 회담이 열린 호주에서 이른바 ‘시드니 구상’을 통한 세계화 구상을 발표했고, DJ는 1999년 전국정당이란 명분으로 ‘새천년민주당’을 창당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5년 대연정을 통한 새로운 ‘정책연합’을,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9·3 개각 이후 세종시 수정안을 국정카드로 내놓았다.

문제는 이들 전·현직 대통령들의 2년차 후반기 국정카드가 모두 실패했다는 점이다. YS는 문민정부가 추진하는 개혁과 세계화에 JP가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로 JP의 2선 후퇴를 주장했다.

상도동계와의 권력투쟁에서 밀려난 JP는 1995년 2월 자민련을 창당해 그해 6월 지방선거에서 충청권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에반해 민자당은 참패를 했고 이는 DJ가 정계복귀를 할 수 있는 빌미로 작용했다.

DJ 역시 집권 2년차 시절 새천년민주당을 만들었지만 2004년 총선에서 제 1당이 되지 못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과의 대연정 시도로 인해 개혁적 성향의 지지층이 급속히 빠져나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다.

집권 중반기부터 조기 레임덕을 겪었던 노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이들 모두는 또다시 3년차 국정과제를 제시했다. YS는 역사바로세우기를 통한 전두환-노태우의 구속, DJ는 남북정상회담 등을 통한 국면전환을 시도했다 하지만 ‘양김’ 모두 측근들의 게이트가 터지면서 3년차 국정카드의 빛이 발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해 9·3 개각 당시 정운찬 총리를 앞세워 ‘국가백년대계 불타협론’으로 내놓았던 세종시 수정안 법안이 국토해양위에서 끝내 부결되자 ‘개헌’ 카드를 꺼내들며 국정 하반기 정국주도권을 잡기 위한 사투를 벌일 태세다.

특히 정치권 안팎에서는 청와대가 이재오 특임장관에게 정치력을 맘껏 발휘하고 광폭 행보를 할 수 있도록 활동공간을 만들어 주면서 개시할 첫 번째 임무가 개헌이라는데 동의하고 있다. 

이 장관은 지난 1일 장관 임명 인사차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개헌을 하려고 하면 지금이 적기”라며 “임기 초에는 장기집권하려 한다고 비판해 손도 못 대고 이제는 대통령이 다시 출마하는 것은 아니니까 비판이 적지 않겠느냐”고 말해 정치권을 개헌 정국으로 몰아넣었다.

이 장관은 지난 7일 양정규 헌정회장을 비롯해 원로정치인들을 예방한 뒤 비공개면담을 갖고 “개헌은 해야 하지만 정치권과 국민들의 공감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말했다고 양 회장은 전했다.

사실 정치권의 개헌 논의는 때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과 같다. 18대 국회 들어서도 87년 헌법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바탕으로 현행 헌법을 재평가하자는 개헌여론이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제 9차 개정헌법은 한국 민주주의 발전사에서 대통령 직선제라는 큰 성과를 일궈냈지만 20여년이 흐른 지금 시대적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는 5년 단임제라는 대통령제가 제왕적으로 운영돼 1인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는 일종의 ‘권력독식’ 문제를 안고 있어 민주정치의 구현에 장애가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진보진영에서는 현재 정치권에서 진행 중인 개헌 논의가 대통령의 권력구조라는 협소한 논의에 그칠게 아니라 국민투표, 국민소환제 확대 등 직접민주주의의 강화와 더불어 경제나 영토 조항에도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지현 참여연대 의정지원팀 팀장 역시 “개헌 논의는 18대 국회 개원 당시부터 꾸준히 제기됐었고 9월 정기국회 중인 현재도 논의가 개시되려고 하지만 개헌 논의가 대통령의 권력구조 문제에만 집중될 경우 민생 문제 등 다른 중요한 이슈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지난 참여정부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의 폐해를 막기 위해 대통령의 권력구조를 5년 단임제에서 4년 중임제로 바꾸는 이른바 ‘원 포인트 개헌’을 제안했지만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 등이 음모설 등을 주장, 결국 용두사미에 그쳤다. 
 
▲ 지난 2007년 3월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헌법 개정안을 발표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 뉴시스

개헌안 성공 가능성 ‘제로’


세종시 수정안이 실패로 돌아가며 상당한 타격을 받은 MB는 과연 제7공화국 출범의 단초를 제공한 주인공으로 남을 수 있을까. 아직 MB가 이 장관을 앞세워 개헌안을 흘리며 여론추이를 보는 입장이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개헌 ‘논의’는 가능하되 실제 개헌안은 ‘실현’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달리 말하면 개헌 논의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개헌안 각론을 놓고 여야의 복잡한 셈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단 개헌 논의에 불을 지피고 있는 이 장관과 친이 주류들은 ‘분권형 대통령제’를 선호한다. 흔히 이원집정부제라고 알려진 분권형 대통령제는 대통령과 총리가 이원적으로 국가를 통치하는 제도다. 대통령이 외교와 안보, 국방 등을 전담하고 총리는 일반적으로 민생경제, 치안 등을 맡는다.

왜 친이계나 청와대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선호할까. 그 것은 바로 차기 대권을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에게 넘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분권형 대통령제로 제10차 헌법 개정이 이뤄지면 차기 대선에서 박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 해도 사실상 내각 전권은 총리가 갖기 때문에 친이계가 단일대오를 형성한다면 사실상 친이계 총리가 권력 1인자가 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만일 친이계 중 차기 대권 지지율이 박 전 대표를 능가하는 후보가 나온다면 개헌 논의는 수면 아래로 급속히 잠복할 가능성이 크다. 친이계의 분권형 대통령제가 정략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봉규 시사평론가도 “개헌에 대해선 친이-친박-야당 모두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실현가능성은 없다고 봐야한다”며 “친박계가 친이계의 분권형 대통령제를 ‘박근혜 옥죄기’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이 대통령도 개헌안을 속도전으로 밀어붙이기는 어렵다”고 단언했다. 그간 개헌론과 관련, 4년 중임제의 원칙을 고수해온 박 전 대표는 친이계의 분권형 대통령제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또 친박계는 분권형 대통령제 얘기가 흘러나올 때마다 논의 자체를 사전에 차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그들은 4년 중임제를 선호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박 전 대표가 차기 대권의 가장 유력한 후보이기 때문에 차기 대권을 잡을 경우 ‘8년’의 박근혜 장기집권 체제로 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4년 중임제는 박 전 대표와 친박계를 제외하면 주장하는 이들이 매우 적다. 친박계 조차 개헌 논의에 소극적이다. 박 전 대표가 반대하면 어떤 법안도 통과될 수 없다는 ‘박근혜 법칙’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들이 개헌안에 소극적인 이유는 개헌 논의가 본격화되면 정치권 안팎에서 4년 중임제를 주장하는 박 전 대표에게 ‘장기 집권을 하려는 속셈이 아니냐’며 직접적인 비판을 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야권 역시 개헌안이라는 초강력 태풍 앞에서 작아지기는 마찬가지다. 박지원 대표는 지난 3일 국회방송과의 대담에서 "여권이 4대강 문제 해결과 함께 개헌 문제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나오면 논의할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얼핏 들으면 청와대發 개헌안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일단 4대강 문제 해결과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고 그 단서가 충족돼야 비로소 논의가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개헌안 논의는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3 민주당 전대에 출마하는 손학규 전 대표 역시 지난달 30일 부산 지역 간담회에서 "개헌안은 여론을 수렴한 뒤 차기 정부에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논의돼야 한다"며 정권연장을 위한 개헌안에는 반대한다는의사를 분명히 했고 같은 당 정동영 의원도 “지금은 시기가 아니다”라는 말로 우회적인 동조를 나타냈다. 

절대적 국민투표 사안인 헌법 130조 제1항은 “국회는 헌법개정안이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의결해야 하며 재적의원 2/3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의결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2010년 9월 현재 정당별 의석수는 한나라당 172석, 민주당 87석, 자유선진당 16석, 미래희망연대 8석, 민주노동당 5석, 창조한국당 2석, 진보신당 1석, 국민중심연합 1석, 무소속 7석이다.

한나라당 172석과 미래희망연대 8석 중 친박계 50∼60명을 제외하면 개헌 찬성 가능표는 130여석이고 야권은 모두 단일대로를 형성해도 100여석에 그친다. 결국 여야가 개헌 저지선은 확보하고 있어도 개헌 발의설은 그 누구도 확보하지 못해 개헌 논의는 무의미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법안 처리 하나에도 여야가 사생결단 하듯 싸우는 우리 정치 현실상 개헌 논의가 매번 정략적이라는 오해를 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어차피 불가능한 개헌논의를 꺼내 든 이유가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MB의 3년차 국정과제가 될 가능성 높은 개헌안. 이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들과 마찬가지로 국정과제의 실패로 인해 국정동력을 상실할지 아니면 왕의 남자 이재오 특임장관이 구원투수 역할을 하며 정국을 반전시킬지 정치권의 눈길이 온통 청와대와 이 장관에게 쏠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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