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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대선] 기득권 타파는 이뤄질까
<기자수첩>이번에도 영남·법조인 후보 강세
´패권론´피하려면 지배자 아닌 지도자로
2017년 04월 21일 (금) 김병묵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영남 후보가 안 나오지 않고서야, 다른 지역 후보가 되는 걸 본 적 있습니까?”

지난 총선을 앞두고 손주항 전 국회의원이 한 지적이다. 지역주의론을 떠나서, 이는 한국 정치사의 사실이다. 유일하게 호남 출신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승리한 15대 대선에선 유력한 영남 출신 후보가 없었다. 이는 정치권에서 ‘영남 패권론’의 주된 근거로 언급돼 왔다.

여기에 최근엔 법조인이 더해지며 한국의 정치 기득권층으로 불린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청와대가 온통 ‘영남 율사’로 가득 차 있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새누리당 강용석 전 의원은 지난 2013년 국민대학교 <북악포럼> 강연에서 “새누리당에서 성공하려면 율사출신에 영남인사라는 교집합이, 민주당에서 성공하려면 호남 출신에 민주화 운동 전과(前科)가 있다는 교집합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들이 한국 정치의 기득권을 가진 소위 ‘성골’들”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여기에 재벌과 세습 부유층을 포함한 경제 기득권층까지 합치면 사실상 한국의 기득권층이 완성된다.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시대교체’와 ‘기득권 세력 타파’를 외치는 이번 대선 후보들도 출신의 면면을 뜯어보면 앞서 언급한 기득권층의 성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경남 거제 출신의 변호사다. 심지어 민주화 운동 전력으로 전과도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경남 창녕에서 태어난 검사 출신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부산 출생으로 법조인은 아니지만 재벌이다. 대구 출신의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아버지가 판사 출신 유수호 전 의원인 소위 ‘금수저’ 집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경선 과정에서 패한 다른 후보들 대부분은 이 두 가지 요소 중 어느 하나도 가지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대선후보 ‘빅5’ 중에선 정의당 심상정 후보만이 비(非)영남 출신으로 기득권층과 가깝다고 보긴 어렵다.

그렇다고 이들에게 출신을 가지고 비난을 하거나 패권론을 들이밀며 먼저 비판을 가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이런 이야기가 나온 사회적 배경, 그리고 앞으로다.

자꾸만 지역주의가 튀어나오면서 영남 외의 다른 지역이 소외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기존의 문제다. 이는 정치인들과 언론들이 조장하는 감이 없잖아 있다. 또한 자꾸만 법조인들이 카르텔을 만들며 사회 지도층(指導層)이 아닌 지배층(支配層)이 되려 한다는 의혹을 사는 것이 패권론이 나오는 진짜 이유다.

더 이상 사회에 균열을 만들지 않으려면, ‘영남‧율사 공화국’‘그들만의 패권주의’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이번에 선출되는 대통령은 달라야 한다. 일각에선 정권교체가 마치 기득권의 해체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정권이 교체된다 해도 마찬가지다. 진짜 시대교체는 단순한 권력의 이동이 아닌, 기득권과 카르텔을 부수는 데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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