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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홍의 대변인]사드배치 강행한 황교안…'불가피한 선택'
'안보는 최상이 아니라 최악을 대비하는 것'
2017년 04월 27일 (목)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사람은 똥을 싼다. 남녀노소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사람은 누구나 먹고 마시면 변(便)을 본다. 아마 배변할 때만큼 인간에게 자신이 평등한 존재임을 느끼게 해 주는 시간은 없으리라.

그러나 손과 입으로 똥을 싸는 경우는 다르다. 그것은 지독한 냄새를 풍기며 주변 사람들을 심히 불편하게 만들고, 시쳇말로 '빅똥(大便)'을 쌌을 때는 사회악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래도 '변'은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옛말이 있다. 순간의 빅똥으로 평생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겪는다면 이 또한 옳지 않다는 옛 선인들의 지혜다.

<시사오늘>은 우리 정재계에서 빅똥을 싼 인사들을 적극 '대변(代辯)'코자 '박근홍의 대변인'이라는 코너를 마련했다. '변'은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 독자들의 많은 관심 바란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위한 최종변론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26일 새벽 경북 성주에 사드 배치를 전격 진행했다 ⓒ 뉴시스

존경하는 재판장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 26일 새벽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전격 배치한 것은 오로지 국익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심각한 안보 위기에 놓여있는 실정입니다. 우리나라는 휴전국입니다. 표면적으로는 고요해 보이지만 포성 없는 전쟁이 아직도 벌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북한 김정은 체제가 시도 때도 없이 핵을 내세우며 국민적 불안감을 야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결정으로 국정이 매우 혼란스런 상황입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우리들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습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그간 숨겨온 발톱을 기습적으로 들이밀기에 최적의 기회가 아니겠습니까.

북한은 현재 10기 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방어체계가 전무합니다. 낮은 고도의 타격을 막을 수 있는 패트리어트 미사일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높은 고도의 타격도 방어할 수 있는 체계가 당연히 준비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존경하는 재판장님, 만약 북한이 핵미사일을 서울, 세종, 부산 등 우리나라의 주요 도시들을 향해 고각으로 사격한다면 한반도는 그야말로 폐허가 되고 말 것입니다.

국방은 최상이 아니라 최악을 대비하는 것입니다. 황 권한대행은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결단해야 하는 부분을 마땅히 결단한 것뿐입니다.

오는 5월 9일 조기대선에 출마하는 여야 대권후보들 가운데에는 사드 배치 문제를 차기 정권으로 넘겨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이는 급박한 안보 현실을 전혀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그들은 선거공학에 사로잡혀 북한의 핵 위협이 실재하고 있음을 고의적으로 망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면, 황 권한대행은 어떻습니까. 높은 지지를 받았음에도 혼란스런 국정을 재빨리 수습하기 위해 대선 출마까지 포기하신 분입니다. 자신의 명예보다 국가의 미래를 우선시한 것입니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황 권한대행의 이 같은 애국심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혹자들은 일방적이고 기습적인 결정이라 비난합니다. 하지만 사드 배치는 북한의 위협을 막기 위한 무기 체계 도입 문제입니다. 전술핵을 배치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방패를 마련하겠다는 것인데 국회 비준 동의가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애초에 한미 동맹 사안이어서 국회 비준 동의 사안도 아닙니다.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이번 결정으로 사드 배치 문제는 과연 종지부를 찍은 걸까 ⓒ 뉴시스

존경하는 재판장님, 또한 미국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합니다. 사드 배치는 박근혜 정권이 오랜 기간 동안 미국 정부와 함께 논의하고 추진한 사안입니다. 이를 질질 끄는 일은 우리나라 최대 우방국인 미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계기가 됩니다. 국정 운영에 속도를 붙이기 위해 교통까지 통제해 가며 동분서주하는 황 권한대행의 빠른 결단력이 진가를 발휘한 것입니다.

만에 하나 차기 정권에서 사드 배치 전면 무효 결정을 내린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가만히 있겠습니까. 황 권한대행은 이 같은 부분을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에서 힘든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문자로 해고 통보를 받은 과거가 있음에도 안보 정책의 연속성을 위해 사사로운 감정을 다스린 황 권한대행의 고뇌를 부디 헤아려주시기 바랍니다.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는 어떻게 하냐고요? 우리나라가 사드 배치를 통해 전력이 증강되면 주변국에서는 당연히 이를 반대하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이웃나라 눈치를 보면서 안보 문제를 결정해야 합니까. 태극기 집회에 나섰던 참국민들께서 눈물을 흘릴 노릇입니다.

더욱이 사드는 공격용이 아니라 북핵 방어용입니다. 우리가 필요하면 해야 되는 게 국방이고 안보입니다. 왜 남의 나라를 신경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자주국방을 강조하는 이들이 정작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소가 웃을 일입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현재 대한민국은 지역, 사상, 남녀, 양극화 문제 등으로 극한대립을 겪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안보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결단코 대립 국면에 들어가선 안 될 일입니다. 국방과 안보마저 저마다의 논리를 주장하면서 혼란스러워진다면 우리나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질 것입니다.

모쪼록 이 같은 부분들을 헤아려주셔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사드 배치 강행을 너그럽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대한민국 안보와 국민들을 위해 제발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다만, 경북 성주 주민들께 미리 통보를 드리지 못한 것은 유일하게 유감스런 대목입니다. 사드 배치에 대한 비판 여론을 감안하면 어쩔 도리가 없었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부분은 아마 조만간 들어설 차기 정부에서 환경영향평가 등 관련 절차를 밟으면서 현명하게 처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논란 수습은 차기 정부의 몫입니다.

제가 준비한 최종변론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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