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염증성 담낭질환 수술 후, 항생제 치료 불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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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염증성 담낭질환 수술 후, 항생제 치료 불필요
  • 설동훈 기자
  • 승인 2017.12.04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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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홍태호,김은영 교수팀 임상연구 결과 발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설동훈 기자) 

▲ 서울성모병원 간담췌외과 홍태호 교수, 중환자외상외과 김은영 교수.(좌로부터) ⓒ서울성모병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간담췌외과 홍태호(교신저자) ・ 중환자외상외과 김은영(제1저자) 교수팀이 관습처럼 시행되던 담낭수술 후의 항생제 치료가 불필요하다는 연구를 발표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2015년 9월∼2016년 4월 서울성모병원, 인천성모병원, 성바오로병원, 부천성모병원, 의정부성모병원 등 5곳의 병원에서 경증 및 중등도 염증성 담낭질환(급성담낭염, 화농성 담낭염, 괴저성 담낭염)을 주소로 입원한 외과 환자들을 무작위로 선정, 급성 염증성 담낭 질환으로 수술을 받아야 할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항생제 처방 전후를 조사했다.

모든 환자들에게 수술 및 수술 전, 수술 중 항생제 치료를 동일하게 시행했고, 수술이 종료된 후 항생제 투여군 100명, 수술만 시행한 100명 두 그룹으로 나눠 합병증 발생 및 재원 기간 등의 차이 여부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미열 같은 가벼운 합병증 발생은 항생제 처방군과 미처방군에서 각각 15.1%, 14.7% 나왔으며 입원 일수는 각각 3.5일, 3.2일로 나와 오히려 항생제를 처방하지 않은 그룹에서 합병증과 입원 일수가 적게 나왔다.

또 두 그룹 간 수술 후 항생제 사용여부와 관계없이, 전체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 및 염증 관련 합병증 발생률에 차이가 없었으며, 수술 후 성적을 대변하는 재입원율 및 재원기간 등에도 두 그룹 간 차이가 없어, 실제 수술 후 항생제 사용의 임상적 효용성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급성염증성 담낭질환은 세계적으로 전체 병원 입원 환자의 3-5%를 차지하는 유병율이 매우 높고, 흔한 원인 질환으로, 복막염 및 패혈증 등의 심각한 중증 질환 상태로 진행할 수 있는 질병이다.

치료는 원인병소인 담낭의 수술적 제거와 항생제 투약과 같은 염증 치료로 이루어지는데, 수술 후 항생제 치료의 필요성 및 효과에 대해서는 실제 명확한 근거를 밝힌 연구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급성염증성 담낭질환 중 염증성 정도를 단계별로 나눈 국제 분류법(Tokyo guideline)에 따라 분류한 뒤, 이 중 경증 및 중등도 염증성담낭질환을 대상으로, 객관적인 근거를 밝히고자 이중맹검법을 사용한 다기관무작위전향적연구를 시행했다.

특히, 그동안 항생제 치료의 효용성에 대한 근거 중 하나였던 담즙내 세균의 검출 역시, 실제 연구 결과에서 전체 환자의 1/3에서만 세균이 검출되고 나머지 환자에서는 세균이 검출되지 않아 이 같은 항생제 치료의 근거도 설득력이 떨어짐을 밝혔다.

따라서 급성염증성담낭질환의 근본적 염증 병소인 담낭을 수술적으로 절제한 이후, 항생제의 일괄적인 사용은 필요치 않으며, 항생제의 실질적인 효과 역시 없음을 확인했고, 특히 항생제의 오남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점들을 고려했을 때, 수술 후 항생제 사용은 지양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얻어냈다.

김은영 교수는 “그동안 관습적으로 시행되던 수술 후 항생제 치료에 대해서 그 효용성과 불필요함을 과학적인 근거를 확보, 객관적으로 입증함으로써, 실제 임상에서 입원 환자들의 치료에 적용, 진료의 효용성 및 질을 보다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지난 8월 SCI 국제 저널인 ‘Journal of Hepato-Biliary-Pancreatic Sciences’에 게재됐으며, 최근 개최된 69회 대한외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김은영 교수가 ‘Best Investigators 최우수상(Gold Prize)’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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