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당 주도권 잡고 ‘대권주자’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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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당 주도권 잡고 ‘대권주자’로 급부상?
  • 전홍태 기자
  • 승인 2009.07.28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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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관계법 통해 명분 얻은 민주당
국민 여론 등에 업고 유리한 고지 선점
손학규, 10월재보선 통해 정치전면 나설 듯
호남당 이미지 탈색시키며 대권주자 급부상?
지난 7월 22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미디어 관계법을 국회의장 직권으로 상정한 뒤 한나라당 중심으로 표결해 통과시켰습니다.

사실 국민들은 미디어 관계법이 무엇인지 잘 모릅니다. 하지만 미디어 관계법을 놓고 여야가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던 것은 잘 압니다. 양당(한나라당과 민주당) 간에 사활을 걸고, 한쪽에선 ‘통과’ 다른 쪽에선 ‘저지’를 외쳤습니다.

아무튼 드러난 결과는 한나라당의 승리입니다. 미디어 관계법이 통과하자 정세균 대표와 이강래 원내대표는 “의원직 사퇴를 결행하겠다”며 항전 의지를 밝혔습니다.

도대체 미디어 관계법이 무엇이기에 여야 간 극한투쟁으로 몰고 갔을까요?  민주당 입장에서 정리를 해보려고 합니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일정한 로드맵을 그립니다. 집권여당이었던 민주당은 정권도 한나라당에 빼앗기고, 원내 의석수도 84석인 초라한 제1야당으로 추락했습니다. 모든 주도권은 한나라당에 내주면서도 반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두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물론 필자의 가정이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올 초 ‘4.29 재보선’, ‘10월 재보선’, ‘내년 지방선거’까지 장기적인 전략을 세웠을 겁니다. 이런 장기 플랜 안에는 ‘승리’가 담보돼야겠지요.
자, 이제 기억력을 되살려보겠습니다.

지난 2월 한나라당은 미디어 관계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필자가 2월 초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인터뷰를 통해 이런 사실들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당시 박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2월 임시국회에서 미디어 관계법 등 쟁점법안에 대해 처리하실 생각입니까.

 
“합의처리토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논의를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상당부분 서로 이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은 한달 동안 열심히 노력한다면 합의할 길이 있을 겁니다. 그러나 끝내 합의가 되지 않으면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서 다수결로 처리해야 됩니다. 민주주의 원칙을 짓밟는 일이 다시 일어나선 안됩니다.”

-다수결로 처리하겠다는 것은 ‘강행처리’를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미디어 관계법은 경제를 살리는 중요한 법안이고, 통신과 방송이 합쳐지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로 시급한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꼭 처리돼야 합니다.”
 
박 대표는 인터뷰 자리에서 미디어 관계법 2월 ‘통과’를 호언했습니다. 하지만 뜻이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통과를 주장하는 한나라당에 맞서 수가 열세인 민주당은 ‘6월 합의처리하자’며 2월 통과를 막았습니다. 이에 대해 한화갑 민주당 전 대표는 “이것은 민주당의 패배다. 2월에 처리되나, 6월에 처리되나 똑 같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쉽게 생각하면 단순히 4개월의 시간을 번 것 외에는 얻은 것이 아무 것도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굳이 몇 개월의 시간을 벌자고 왜 그런 식으로 합의를 했을까요?

이것은 민주당 지도부가 그리는 일정한 ‘로드맵’과 연결돼 있다고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민주당은 일단 4월 재보선에 승리를 이끌어낸다는 전략을 세웠을 겁니다. 4월 재보선을 MB(이명박) 대 반MB 전선으로 만들어 승리를 한다는 생각을 했을 겁니다.

그런데 난데없는 미디어 관계법으로 인해 국민시선이 다른 곳으로 맞춰지는 게 싫었겠지요.

물론 뜻하지 않은 정동영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로 인해 민주당은 호남 텃밭을 내주는 일을 겪었지만 인천 부평을에서 승리함으로써 작은 희망의 씨앗을 보았을 겁니다.

4월 재보선에서 정동영 전 장관은 원내 입성을 했지만 차기 대권과는 멀어져 보입니다.

민주당 내 한 초선의원은 “정 전 장관은 원내 입성은 이뤘지만 차기 대권에서는 멀어졌다.
 
많은 국민들 사이에서 ‘원칙 없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만 각인시켰다”고 전했습니다.

정 전 장관과 비교되는 인물이 4월 재보선을 통해 부각됐습니다. 바로 손학규입니다. 손학규는 인천 부평을 선거에 지원유세를 펼치며 승리를 하는데 일조했습니다.

그리고 10월 재보선입니다.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적어도 민주당은 미디어 관계법을 실력 저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디어 관계법은 여론조사에서 ‘실시’보다는 ‘반대’가 더 많았습니다. 때문에 민주당 입장에서는 적어도 미디어 관계법이 통과되거나 저지되는 게 중요한 게 아닐 수 있습니다. 국민 정서상, 미디어 관계법은  “문제가 많다”는 게 일반론입니다.

미디어 관계법이 통과됐습니다. 하지만 국민여론을 등에 업고 민주당은 강력 투쟁에 돌입할 게 불을 보듯 뻔합니다. 10월 재보선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 돌아가는 정국에서 보면 10월 재보선에서 민주당이 불리할 게 없습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법이 통과됐다고는 하지만, 언론노조 등이 대정부 투쟁을 선언한 상태다.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10월 재보선 만 놓고 본다면 민주당이 한나라당에 비해 불리할 게 전혀 없어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이 미디어 관계법을 2월이 아닌 6월에 처리하자고 주장한 이유가 그럴듯합니까.

그렇다면 10월 재보선에서 ‘스타’로 떠오를 정치인이 누가 있을까요? 두말할 필요 없이 ‘손학규’입니다.

민주당 지도부도 손학규가 절실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민주당은 ‘호남당’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니라고요? 당 대표도, 원내대표도 모두 호남을 지역구로 둔 정치인입니다. 누가 봐도 민주당은 호남당입니다.

‘호남당이면 무슨 문제가 되냐’고 되물을 수도 있을 겁니다.

물론 문제는 없지요. 하지만 호남당으로는 내년 지자체 선거에서 승리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호남당으로 수도권에서 승리할 수 있겠습니까? 오히려 필자가 되묻고 싶습니다.

민주당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합니다. 만약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2012년 총선과 대선국면에서 상당히 유리한 국면에 설 수도 있겠지요.

이런 고민을 일시에 해소할 수 있는 민주당의 구원투수는 역시 손학규뿐입니다.

정치 지형도 손학규에게 유리하게 돌아갑니다. 민주당 내 친노세력과 386 인사들은 대부분 지난 대선에서 손학규를 지지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맞물려 친노와 386 인사들의 인기가 다시 치솟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들의 목소리도 점점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을 구할 정치인은 누구겠습니까. 바로 손학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손학규가 10월 재보선에 출마해 당선됨으로써 원내에 진출한다면, 그는 한나라당에 맞서는 민주당의 대권주자로 우뚝 솟을 것으로 봅니다.

 박근혜 전 대표와 이재오 전 의원, 그리고 새롭게 부상하는 정몽준 최고위원에 맞서는 대권주자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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