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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발전5사 등 '공기업 적폐사(史)' 무술년엔 사라질까
〈기자수첩〉진정한 쇄신·혁신 아쉬워
2018년 01월 05일 06:23:04 김기범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기범 기자) 

   
▲ 전남 나주 한전 본사 전경 ⓒ 뉴시스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기업의 대표들은 으레 신년사를 통해 자사의 임직원들에게 향후 경영 방침과 비전을 내세우기 마련이다. 동시에 이 신년사는 국민과 사회에 보내는 메시지를 겸한다.

물론 기업 대표들의 '신년 메시지 보내기'는 공기업 부문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공기업 대표들이 보내는 신년사의 수식어들은 늘 천편일률적이다.

올해도 쉽게 눈에 뜨이는 문구들은 대동소이하다.

‘사회적 가치실현’, ‘소통과 협력’, ‘쇄신과 혁신’, ‘사회공헌’ 등이 그것이다. 물론 공기업 본연의 임무인 ‘국민의 생활안전 보장’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 요즘 더욱 힘을 얻는 단어들이 있다. 바로 ‘일자리 창출’이다.

공기업들이 누차 표방하는 사회적 가치의 의미는 애매모호할 뿐 적시된 적은 없다. 어차피 소통과 협력은 민주사회가 유지되기 위한 최소한의 가치 덕목일 뿐이며,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쇄신과 혁신은 간과할 수 없는 주제다.

국민의 안정성 보장이야말로 민간기업과는 질적으로 다른 공기업의 존재 의의다.

현 정권이 공을 들이고 있는 일자리 창출은 알고보면 ‘경제 살리기’가 만사(萬事)인 모든 정권의 화두였다.

각 공기업의 사장들이 새해 벽두마다 내세우는 신년사는 교묘한 말과 글로 포장될 뿐, 진정한 환골탈태의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어느 단어에 방점을 찍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복지부동의 타성에 젖은 대한민국 공기업의 현재다.

한결같은 대한민국 공기업의 현주소는 공석 중인 사장직의 후임 인선 과정에서도 나타난다.

후임 사장으로 유력시 되는 이들 중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캠프에서 선거를 측면 지원했던 여권 인사들이 많이 거론된다.

일례로 한전과 발전 5사 사장들은 경영성과와 상관 없이 ‘적폐청산’과 '길터주기' 등 이런저런 명분으로 하차해, 전력분야 핵심 공기업 사장 자리가 모두 공석이다.

그 중 얼마 전까지 한전 후임 사장으로 물망에 올랐던 오영식 전 국회의원은 문 대통령의 대선후보 캠프에서 조직본부 부본부장을 역임했다. 현재 오 전 의원은 코레일 후임 사장이 확실시 된다.

공기업 사장 후보자들에 대한 하마평이 전문성보다는 정권 창출에 지분이 있는 인사들을 위한 논공행상의 시각에서 이뤄지고 있다. 과거와 다름없이 정권 차원의 '보은인사'라는 논란의 소지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다.

여기에 공기업 수장의 긴 공백은 조직의 기강 해이 및 사기 저하와 함께 각종 사건사고로 이어진다. 물론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의 몫이다.

우려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현 정권이 공약한대로 각 공기업들은 일제히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현실화 하고 있다.

한국동서발전·한국남부발전·한국남동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중부발전 등 발전 공기업 5개사의 경우, 자회사를 설립하는 형태로 1000명이 넘는 경비·용역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미 노사와 전문가협의회 등을 거쳐 예정대로 정규직 전환을 진행 중이라 별다른 문제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제사 자회사를 설립하면서까지 정규직을 늘리는 방안을 왜 진작 이행하지 못했는가를 문득 생각해 본다. 전 정권의 무능과 무관심 아니면, 정규직 증원에 따른 반대급부의 가능성만이 도출된다.

현실적으로 시대와 정권의 부침에 따라 의제가 바뀔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 공공부문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공기업의 '전가의 보도'인 전시행정은 여전한 게 아닌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 공기업은 정권의 향방에 따라 규정되는 무조건적인 적폐의 온상이 아니듯, 진정성 없는 청산의 전초기지도 아니다.

적폐의 역사가 다시 창궐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각 공기업은 부디 자신들이 부르짖는 관행 쇄신과 혁신의 의미를 다시 아로새기길 바랄 뿐이다.

 

담당업무 : 에너지,물류,공기업,문화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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