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감히 날 손대'…외국계 업체들의 무소불위 가격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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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감히 날 손대'…외국계 업체들의 무소불위 가격인상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8.02.05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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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 1월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커피빈 영업점에 가격인상 안내 문구가 게시돼 있다. ⓒ뉴시스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최저임금 인상 등의 여파로 먹거리 가격이 줄인상되고 있다. 주로 외국계 기업이 가격 인상 선두에 선 반면 국내 업체는 정부 압박에 여론을 살피며 최대한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커피빈코리아는 지난 1일 음료 가격을 최대 6.7% 올렸다. 아메리카노 스몰 사이즈는 4500원에서 4800원으로 6.7%, 카페라떼 스몰 사이즈는 5000원에서 5300원으로 6% 인상됐다. 

커피빈코리아 관계자는 “임대료와 인건비, 원부자재값 상승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불가피하게 음료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같은날 코카콜라도 17개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4.8% 올렸다. 주요 품목별 인상률은 코카-콜라 250ml 캔 제품이 5.1%, 500ml 페트 제품이 3.5%, 1.5L 페트 제품이 4.5%, 마테차 5.4% 등이다. 

외국계 샌드위치 프랜차이즈인 써브웨이도 이날부터 일부 제품의 가격을 최대 6.7% 인상했다. 

클래식 메뉴인 햄 샌드위치 가격은 15cm 크기가 4500원에서 4700원, 30cm는 8200원에서 8400원으로 올랐다. 참치 샌드위치는 15cm가 기존 4500원에서 4800원으로, 30cm는 8200원에서 8500원으로 인상됐다. 

KFC는 지난해에만 두 차례 가격 인상에 나섰다. 지난해 6월 햄버거와 치킨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6.8% 인상했고, 이후 6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29일부터는 치킨과 햄버거, 사이드 등 24개 메뉴 가격을 평균 약 5.9% 인상했다. KFC는 지난해 주요 치킨업체 중 유일하게 가격 인상에 성공한 업체기도 하다. 

반면 최근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로열티를 낮추는 등 상생 모드를 강조하는 분위기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다음달 15일부터 구입강제품목 중 핵심재료 300여개의 가맹점 공급가를 5%에서 최대 20%까지 인하한다고 밝혔다. 가맹점주와 △기존 가맹점 반경 500m이내 신규 출점 최대한 자제 △가맹점주 계약갱신요구권 20년 보장 등을 골자로 한 ‘공정거래협약’도 체결했다. 

파리바게뜨도 지난달 25일 가맹점주협의회와 ‘가맹점 손익개선 및 상생경영 방안’ 협약을 체결했다. 상생 방안에는 △필수물품 13% 축소 및 일부 품목 공급가 인하 △신제품 가맹본부 마진율 최대 7% 축소 △영업시간 1시간 단축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밖에 프리미엄 김밥 브랜드 바르다 김선생는 가족점주와 △브랜드 로열티 14% 인하 △신메뉴와 마케팅 관련 사항 진행 시 상생협의회와 반드시 협의 등의 조항이 포함된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외식 프랜차이즈 전문기업 더본코리아는 올해 브랜드 연간 로열티를 10% 인하했다. 

국내 업체가 이처럼 몸을 낮춘 데는 정부가 외식물가 특별관리에 나서는 등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11일 고형권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제1차 물가관계차관회의 및 제14차 최저임금 태스크포스(TF)를 열고 치킨·김밥·햄버거 등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를 대상으로 소비자단체 특별물가조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편승한 편법적 가격 인상을 차단한다는 취지다.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전후해 물가관리 담당 부처인 기재부와 농림축산식품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외식업계를 상대로 한 전방위적 압박이 가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올해 인건비 부담이 더욱 커지면서 가격 인상을 내부적으로 검토했으나, 이같은 정부 압박에 인상 계획을 당분간 접기로 했다. 

이와 비슷한 흐름은 지난해에도 있었다. 지난해 BBQ와 교촌치킨 등은 가격 인상 계획을 밝혔다가 정부와 공정위 압박에 백기를 들었다. 이들 업체들은 기존 인상 계획을 철회하거나 한시적 가격 인하에 들어갔다. 

한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상 가격을 올렸다간 큰일날 것 같다”면서 “여론에 민감한 대다수 국내업체는 숨죽이고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외국계 기업은 당국 눈치를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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