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다방농민’ 발언…진보정당 “패륜적 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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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다방농민’ 발언…진보정당 “패륜적 망언”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12.1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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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다방농민 모럴해저드 고민해야“…민노·진보신당 “즉각 사죄해야”
한미 FTA 재협상을 두고 ‘졸속협상’, ‘퍼주기 협상’ 등의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협상 체결을 주도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한국농업 문제는 농민의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 때문’이라고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주최한 ‘한미 FTA’ 조찬 세미나에서 김 본부장은 한미 FTA와 농업문제에 대해 발언을 하던 중 “다방 농민이라는 말이 있는데, 농민들의 모럴해저드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농업문제를 개혁할 것인지, 보호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해야 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본부장은 “이번 합의로 지난 3년 5개월 동안 진전을 보지 못했던 한미 FTA에 대한 비준 등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김 본부장은 언급한 다방농민은 실제 농사를 짓지 않고 정부의 보조금을 타는 위장농민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김 본부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은 즉각 반발하며 김 본부장을 성토했다.
 
▲ 13일 오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한미FTA추가협상과 한국의 성장전략'을 주제로 열린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초청 조찬 세미나에서 김종훈 본부장이 주제 발제를 하고 있다     © 뉴시스

우위영 대변인은 14일 국회에서 “굴욕적인 한미 FTA 협상의 당사자가 농민들에게 무릎 꿇고 사죄해도 모자랄 판에 감히 다방 농민 운운하며 농민들에게 심한 모욕을 할 수 있느냐”고 반문한 뒤 “우리 농민들은 쌀값 폭락에 애써 키운 나락을 불태우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무엇보다 우리 농민들은 그간 숱하게 협상한 한미 FTA로 인해 사실상 삶의 기반이 송두리째 무너질 위기에 놓여있다”며 “생존자체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농민들에게 김종훈 본부장은 만고 역적 중 하나라는 사실을 직시하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농민의 분노, 국민의 분노는 이미 임계선을 넘어선지 오래다”라며 “자신의 책임을 모두 농민들에 떠넘긴 채 패륜 무도한 망언을 일삼는 김종훈 본부장은 무릎 꿇고 백배사죄하라”고 비난했다.

강상구 진보신당 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김종훈 본부장은 책상머리에 앉아 수치나 통계나 만지작거리면서 나온 허울 좋은 한국경제의 이익 말고 한미 FTA로 인해 평생 일궈왔던 천직을 버려야 하는 농민들의 얼굴 하나하나를 떠올려 본적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강 대변인은 이어 “잘못된 협상을 반성하고 석고대죄해도 모자랄 판에 김종훈 본부장은 다방 농민 운운하면서 농민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며 “그럴 바에 통상교섭본부장(직)을 그만 두고 다방에서 커피나 마시는 게 더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와 전 세계적 식량위기, 식량을 놓고 벌어지는 투기자본의 투기행위 등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당신이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 그 비교우위 신화에서 농민들의 자리는 대체 어디인지 돌아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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