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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인터뷰] 김성태 “한국당, 그동안 YS정신 폄하…그는 민주주의 뿌리”
YS 회고록 읽으며 단식 투쟁, 왜?
2018년 05월 05일 17:06:02 윤진석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YS(김영삼) 회고록과 함께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그는 지난 3일 국회에서 노숙을 하며 사흘째 곡기를 끊고 있다. 목표는 ‘드루킹 특검’ 관철이다. 대통령 복심과도 연관된 민주당원의 댓글 조작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함이라 했다.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83년 23일간의 단식 강행으로 전두환 군사정권에 저항했다. 이는 대통령직선제 개헌에 불을 붙이는 도화선이 됐다. 김 원내대표의 단식 또한 그 같이 절실한 걸까?
<시사오늘>은 5일 YS 회고록을 읽으며 단식 중인 김 원내대표를 만났다. 그는 “인생은 투쟁이다”며 YS 정신을 상기했다.

   
▲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김영삼 회고록을 읽으며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그는 드루킹 특검 관철과 문재인 정권에 저항하기 위해 단식 중에 있다고 했다.ⓒ시사오늘

- YS 회고록을 읽으며 단식 투쟁 중에 있다. 이유가 궁금하다.

“YS가 군사독재에 저항하는 민주주의 투쟁을 했다면 나는 문재인 정권의 권력에 분노하고 저항하고 있다. 물론, 군사 독재시절 YS의 민주주의 투쟁과 현 상황은 다르다. 그렇지만, 지금은 ‘대통령 정치’에 함몰된 민주주의 위기다."

-대통령 정치의 함몰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대의민주주의 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신뢰와 높은 지지율에 취했고,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실종돼 가고 있다. 엄중한 상황임에도, 보수진영이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보수의 위기다. 아니다. 보수의 위기라기보다는 자유한국당의 위기다.
한국당 위기가 어떻게 보면, 국민을 더욱 어렵게 하는 차원일 수 있다. 이번 단식투쟁은 문재인 정권 일 년차의 무소불위 권력 속에서‘드루킹 댓글 조작’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함이다. 검찰도, 경찰도 결코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나마 특검으로 진실을 파헤쳐보자는 얘긴데 그걸 수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권은 유한하고 정치는 영원하다. 문재인 정권 또한 유한하다. 댓글 조작 사건의 진실 규명 앞에서 문재인 정권도 비껴갈 수 없다.”

김 원내대표 말처럼, YS와 민주주의 투쟁은 떼려야 뗄 수 없다. YS는 독재 정권에 대해서만큼은 용서가 없었다. 본지와 나눈 2009년 10월 24일 자 인터뷰에서도 엿볼 수 있다.

“전두환은 반역자입니다. 선거를 치르지 않고 대통령에 올랐다는 건 용납할 수 없습니다. 노태우는 선거를 치렀다는 점에서는 인정해야 할 부분이 있긴 하지요. 하지만 부정축재가 너무 심해서 내가 대통령이 되고 감옥에 넣었습니다. 그러고 싶어서 감옥에 넣은 게 아닙니다. 기업인들로부터 수천 억 원의 부정한 재산을 모았고 무능과 부정의 극치입니다.”

   
▲ 김영삼 회고록을 읽고 있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그는 YS 정신은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에 있다고 했다.ⓒ시사오늘

- YS와 같은 절실함으로 단식투쟁에 돌입한 건가.

"그렇다."

- YS는 중대 결심 끝에 목숨을 건 23일 간의 단식이었다.  

“중대 결심을 고려중에 있다. 지금 얘기하긴 곤란하다.”

- 성공할 수 있다고 보나.

“저는 지금의 제 단식이, 한국당의 위기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고, 또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제왕적 권력에 계속 취해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어떤 형태로든지 국민적 저항과 분노는 계속될 것이다.”

- YS 정신에 대해 무엇이라 생각하나.

"투쟁이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4일 김영삼 회고록(부제‘민주주의를 위한 나의 투쟁)의 한 대목을 페이스북에 올린 바 있다.“인생은 투쟁이다. 자유를 위한 투쟁,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 부정에 대한 정의의 투쟁. 투쟁이 없으면 인생이 없고, 자유가 없으며, 나 또한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김영삼 전 대통령 회고록 민주주의를 위한 나의 투쟁 중) 

- YS 회고록에서 힘이 되는 구절은.
“굶으면 죽는다. 그 대신 죽기를 각오하면 또 산다.”

   
▲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지율에 취했다며 민주주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고 비판했다.ⓒ시사오늘

- 박근혜 정부 당시 한국당(당시 새누리당)에서 YS를 소홀하게 대했다는 지적도 있다.
“인정한다. YS의 민주주의 정신은 사실상 대한민국 현대 정치의 가장 큰 뿌리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박정희 대통령은 YS가 가장 큰 정적이었다. 박정희 대통령 통치기간에 YS는 늘 걸림돌이었다. 그런 사항을 박근혜 대통령이 많이 지켜봤기 때문에 YS 민주주의를 좀 폄하하고 왜소하게 조명한 부분도 부정할 수는 없다."

앞서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은 2017년 11월 16일 자 본지 인터뷰에서 한국당의 YS 정치 왜곡을 비판한 바 있다.

“한국당 여의도 당사에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 사진을 쭉 걸어놨더라. 한국당은 그렇게 YS의 정치철학을 이용하고 왜곡시키면 안 된다. YS가 잡으려고 했던 호랑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홍준표 대표는 친박도 잡고, YS 세력도 잡겠다는 것인데, 홍 대표가 YS에 대해서 뭘 아느냐. 보수 망신은 혼자 다 시키고, 같이 정치를 한다는 게 정말 부끄럽다.”

- 사흘째 단식 중이다. 몸 상태는 어떤가. 또 젊은 보수층에서 이번에 달리 봤다는 말도 들린다.

"저는 태생부터가 어렵고, 힘든 가정환경이었다. 가족들 생계와 학비를 벌려고 사우디 중동 건설 현장에서 혹독한 중노동을 견뎌내기도 했다. 노동운동가로서 노동운동 현장에서 숱한 단식도 경험했다. 나 자신의 안위와 보존을 위하기보다는 미력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에게 분노하고 저항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에서 비롯된 단식일 뿐 딴 뜻은 없다."

- 보수의 위기라는 한탄도 많이 들려온다.

“지금 제가 읽고 있는 책이, YS 회고록 외에도 보수정당에 관한 서적을 읽고 있다. 영국 보수정당 300년 역사를 보면, 노동당이나 진보정당보다 더 큰 사회적 혁신, 사회제도 개혁을 만들어왔다. 그런데 대한민국 보수는 낡고 부패한 이미지로 전락됐다. 기득권 이미지, 수구 꼰대, 영감 이미지로 낙인찍혀 있다. 이런 낙인을 하루아침에 불식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어떻게 보면,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이 정말 잘하고 있는 쇼 정치를 못하는 것이 원인인 것도 같다. 원칙적이고 원론적인, 옳은 얘기들은 하는데, 그걸 대중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세련되게 전달하는 능력은 부족한 거다. 이 또한 우리 진영이 고쳐야 될 점이다.

이번에 남북정상회담에서도 홍준표 당 대표가 회담 자체를 반대한 적이 없다. 또 환영했다. 다만, 핵 폐기의 구체적인 성과가 없었다는 것을 일갈한 것이다. 결론은 미북정상회담에서 그런 내용을 잘 담아야 한다는 게 강조점이었다. 그런데 내용의 본질보다는 위장평화 쇼라는 프레임으로 우리를 가둬놓고 공격했다.
이에 제가 표현한 것이, 이미 천만 관객이 영화를 보고 흥행했는데, 평한다고 무슨 의미겠는가, 하는 것이었다. 재미없는 영화, 성공하지 못한 영화, 봐서는 안 될 영화라고 하면, 오히려 우리가 이상한 사람 되듯이 지금 남북정상회담, 핵 문제 비판 등도 그렇게 매도돼버렸다. 앞으로는 세련된 의사전달 방법으로 위기 극복에 나서야 할 때다.”

- 말 나온 김에 남북정상회담 평가와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언급 한다면.

"남북정상회담은 의미 있고 진전된 회담이었다. 이를 성사시킨 문재인 대통령의 공에 대해 결코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체제 구축은 비핵화에 있다. 비핵화의 구체적인 로드맵이 자리 잡지 못한 것은 대단히 아쉬운 일이다. 판문점 합의문은 앙꼬 없는 찐빵이 됐다. 비핵화 과제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몫으로 남겨둔 것 또한 주체적이지 못하다.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단계별 핵 폐기가 아닌 전면적, 검증 가능하고 완전한 CVID 핵 폐기 로드맵이 마련돼야 한다. 이 같은 합의의 절실함을 문재인 대통령이 잘 알고, 트럼프 대통령이 성공적인 협상을 할 수 있도록 외교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기를 바란다."

한편, 인터뷰 기사를 마칠 즈음 김 원내대표가 신원미상의 남자에게 가격 당해 병원으로 후송됐다는 소식이 들렸다. 경찰은 30대로 추정되는 이 남성을 현행범으로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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