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과거, 파괴력은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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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과거, 파괴력은 어디까지?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1.03.16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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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한칸 없어 남산에서 신문지 덮고 자"

▲ 이재오 특임장관 ⓒ뉴시스
이재오 특임장관의 과거는 민중적이었다. 이런 과거는 그의 향후 정치가도에 '플러스'가 될 게 뻔하다.

이 장관은 15일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지난날 밤이되면 집한칸이 없어 남산 야외음악당에서 신문지를 덮고 잔 적이 있다. 아침이면 나갈 데가 있어야 하고 해가지면 들어갈 집이 있는 것이 행복..."이라고 적었다.

이는 이 장관이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과 공동 주최한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신(新)주택정책 토론회'에 대한 자신의 진정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뉴타운 개발' 등을 반대하는 세입자·원주민 150여 명은 토론회에 몰려와 "원주민 몰아내는 개발 악법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심지어, "이재오 어디 갔어" "내년 총선 때 다 떨어뜨릴 거야"라는 고함까지 나왔다.

이런 소란은 이 장관의 "나도 지난날 집한칸이 없어..."라는 회상에 의해 잠재워지기에 충분한 느낌이다.

이 장관의 과거는 뭉클함을 자아낸다. 

이 장관은 지난 번 미국 생활 중 딸들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

"고은아, 아버지는 너희들을 생각할 때마다 많이 미안하다. 아버지가 감옥에서 너희들에게 수없이 많은 편지를 보냈지. 그러나 막상 출옥해서 너희들을 보니까, 너희들은 이미 중학생이 되었고, 왜 아버지가 오랜 세월 집을 비웠는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아버지가 서대문에 있을 때, 은별이가 아버지 만나러 나왔다가 길을 잃어버려 그날 밤 늦게 사직동 파출소에서 미아 수용하는 곳으로 가기 직전에 네 어머니가 찾아온 이야기는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메인다."

"아버지는 긴 세월을 감옥에 가있고, 어머니는 바느질로 끼니를 해결하느라고, 하루 종일 미싱 앞에 앉아 있어야 하고, 너희들은 놀 때가 없어서 찻길과 작은 인도에 앉아서 하루종일 지나가는 사람들만 쳐다보고 자랐던 그 어린 시절을 지금 생각해보자. 정말 내일이 없는 소녀시절이 아니었겠느냐?"

"고은이 또한 대학 다닐 때 내 전공에 필요한 사진들을 찍기 위해서 카메라를 사달라고 했을 때, 아버지가 '무슨 카메라냐. 돈없다. 빌려서해라'라고 해서 나하고 싸운일이 있지. 그 때 카메라 값이 3만원 이었던가? 그랬을 거야.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메어진다."

정보기관요원으로부터 쫓기던 이 장관의 신혼여행 일화도 유명하다.

이 장관은 경주로 신혼여행을 떠나 어렵사리 여인숙 방 하나를 얻어 신혼 첫날밤을 보냈다. 다음날 그는 부산으로 튀었고 부인 혼자 서울 불광동에 마련한 신혼집에 올라왔다.

"아내가 문을 여니 신혼방에서 종로서 정보과 형사들이 우리가 아직 덮어보지도 못한 이불을 깔아놓고 앉아 있더라는 거야. 아내가 그 자리에서 기절해 서대문병원에 입원했지."

이 처럼 든든한 밑천은 '부자 정당'이라는 질타를 받고 있는 한나라당에서 돋보일 수밖에 없다. 그 만큼 그의 위상이 남다르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충고도 있다. "이 장관이 자신의 어려웠던 과거에 울분을 터뜨리거나 경쟁 상대를 깔아뭉개기 위해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오로지 "서민과 약자들에 대한 자신의 진정성을 호소하는 데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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