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줄어든' 건설업계, 국제 경쟁력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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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줄어든' 건설업계, 국제 경쟁력 '위축'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8.08.23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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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국내 건설업계의 먹거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글로벌 무대 경쟁력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개별 건설사들의 자구책은 물론,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 등 상장 5대 건설사의 수주잔고는 188조69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4% 감소했다.

건설사별로는 현대건설만이 2017년 상반기 66조7810억 원에서 2018년 상반기 68조5660억 원으로 유일하게 수주잔고가 증가했으며, 삼성물산(27조8210억 원→27조7640억 원), 대림산업(26조7650억 원→22조1640억 원), 대우건설(32조9260억 원→30조1410억 원), GS건설(40조9100억 원→40조570억 원) 등은 모두 줄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수년 간 반복되고 있다. 2015년 약 40조 원에 달했던 대우건설의 수주잔고는 매년 5조 원 가량 줄어 현재 30조 원대가 위태로운 수준이다. 대림산업의 수주잔고는 2015년 30조 원에 육박했으나 지난해 5조 원 가까이 일감이 떨어졌다. 삼성물산 역시 30조 원을 회복하지 못한지 2년째다.

이는 국내 주택사업이 호황에서 하락 국면에 들어선 데다, 해외수주 불투명성이 확대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특히 해외수주 부진 영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수주는 2014년 660억 달러, 2015년 461억 달러, 2016년 282억 달러, 2017년 290억 달러 등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 국내 건설업체의 한 해외 건설현장 ⓒ 대림산업

이 같은 먹거리 감소, 특히 해외 먹거리 감소는 국제 무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줄어든 수주잔고가 경영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상황 가운데 국내에는 출구가 없고, 해외에서 수주잔고를 회복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무리한 저가수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시공경험을 중시하는 국제 무대에서 수주잔고의 감소는 대외 신임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말도 나온다.

더욱이 국내 건설사들이 경쟁해야 할 해외 건설사들은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중국 건설업체 CCCC의 수주잔고는 지난 1분기 기준 1.5조 위안으로 2015년 대비 68% 올랐다. CSCEC도 지난해 역대 최고치인 2.2조 위안 규모의 수주잔고를 기록했다. 이밖에 인도 Reliance Infra, 일본 Taisei 등의 수주잔고도 증가세를 보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 경쟁사들이 자국 내 인프라 사업 등을 바탕으로 수주잔고를 크게 늘리고 시공경험을 쌓고 있는데 국내 업체들은 일감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여유가 없는 실정에서 괜히 해외수주를 따내려다가 저가수주 문제가 또 다시 불거질 수 있다. 해외에서 출구를 찾아야 함에도 대부분 건설사들이 보수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들어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수주가 활기를 되찾는 것 같았는데 SK건설의 라오스댐 붕괴 사고로 다시 위축되고 있다"며 "건설업이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큰 만큼, 해외수주와 수주환경 개선 등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대로는 수주절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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