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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도 서울 기준에선 지방이다
<기자수첩>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부작용과 직원 애로 재고해야
2018년 09월 07일 17:03:16 김기범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기범 기자) 

   
▲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수도권 122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위한 당정간 협의 계획을 밝히고 있다. ⓒ 뉴시스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라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 122곳을 지방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히자 정치권은 물론, 곳곳에서 우려와 여론몰이들이 시작되고 있다.

벌써부터 지역 간 갈등과 비효율성 논란이 일면서 이 대표의 발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그러한 논란을 지켜보며 간과될 수 있는 몇가지를 느낀다.

우선, 지역과 지방을 나누는 경계의 모호성이다.

정부는 수도권 과밀화와 지방 소멸론을 들면서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중지됐던 일들을 특별법대로 다시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문제점의 시발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대체 지방은 어디로 한정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이른바 ‘아랫녘’이라 불리는 영호남 일대를 논하기 쉽다. 특히, 현재도 조성되고 있는 나주·진주 혁신도시 일대 남부지방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수도권 지역 또한 서울의 기준에선 지방일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지방자치제의 관점에서 본다면 서울을 제외한 경기도 내 각 지역들 또한 지방 세수와 지역민들의 이탈을 걱정해야 하는 지방이다.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라는 미명 하에 결국 경기도를 비롯한 수도권의 공동화 현상 내지는 지방민심 달래기용 ‘위치 바꾸기’만 일어난다면 이번 여당의 발표는 재고해 볼 일이다. 공기업의 지방 이전 때문에 고용·세수 감소는 물론, 지역경제에 역풍이 밀어닥칠 수 있음은 수도권도 마찬가지이다.

공기업 직원들의 업무상 비효율성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지방 한쪽에선 이 대표의 이번 발표에 대해 쌍수를 들어 환영할지 모른다. 지방정부로서는 기업 유치 및 주민 증가의 기폭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각 지방에 내려간 공공기관들 덕분에 지역경제가 활성화 되고 있는 점은 부인 못할 사실이다.

그러나 그만큼 지방에 내려간 공기업 직원들의 열악한 현재 환경 또한 무시 못할 현실이다.

기자의 특성상 지방으로 이전한 공기업 직원들을 서울에서 만나는 일이 잦다. 그럴 때마다 직원들의 만족과 행복보다는 말 못할 불만과 노고를 먼저 접한다.

기관에 따라선 일주일에 수차례 지방에서 서울을 왕복하며 직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이 적지 않다. 그 중에는 가족과 떨어져 2주 간격으로 주말부부나 주말가족을 이루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방에서 고속철을 타고 오르내리면서 사비로 교통비를 충당하는 직원도 부지기수다.

이런 ‘꼴’을 겪기 싫어 애초에 다니던 공기업을 사직하고 민간기업이나 여타 공공기관으로 이직하는 예가 많았다. 작년 2월 전주 이전과 동시에 200여 명 가운데 50여 명이 사표를 낸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이 대표적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기금운용본부장 자리는 1년 이상 공석이다.

서울로 직장을 찾아 올라가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지방 청년들이 훨씬 많은 것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이라는 반론도 있을 것이다. 일순 맞는 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지극히 근시안적인 단견일 뿐이다.

실제로 서울 직장생활을 위해 상경하면 그때부터 독립해 가정을 이룬 경우가 훨씬 많다. 가족이 같이 가지 않아 가정에서 이탈돼 늘 떨어져 살아야 하는 가장의 경우와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

여기에 나주혁신도시의 경우 아직도 거주·교육시설 등의 사회 인프라는 미비한 채 부동산 가격만 서울 강북 수준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직원과 가족들의 일방적 희생이 그 그늘에 묻히는 공기업 지방 이전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

일각에서처럼 편협하고 지엽적인 생각만으로 무조건적인 공기업의 지방 이전을 찬양할 것이 아니라, 이면의 여러 부작용과 비애도 차제에 찬찬히 살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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