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을, 선거판이 작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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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을, 선거판이 작아졌다"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1.04.0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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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일꾼론 상승세…야권 선거전략 수정 '주목'

▲ 민주당 손학규 후보와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판이 다시 작아지고 있다." 4.27 경기 성남 분당(을) 재보궐 선거를 두고 한나라당의 한 고위 당직자가 5일 한 말이다.

지난달 말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분당(을)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할 때만 해도 이번 선거가 향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했다. 특히, 4.27 재보선 결과에 따라 손 대표가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확고한 야권 대선 주자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랐다. 이 때만 해도 선거판이 무한대로 커질 것만 같았다.

그러나, 강재섭 한나라당 전 대표가 지난 4일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되면서 이 같은 열기가 서서히 식기 시작했다. 물론,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 및 각 후보에 미칠 영향이 엄청날 것이라는 전망은 여전하다. 하지만, 실체 없이 떠다니던 거품이 사라지는 느낌이다. 특히, 손 대표에게만 집중됐던 관심이 상당히 옅어졌다. 무엇보다, 손 대표와 달리 치열한 내부 경쟁을 뚫고 한나라당 후보가 된 강 전 대표로 인해 관심이 분산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강 전 대표는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다음 대선에는 나가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강 전 대표가 차기 대선출마를 내비쳤다면 여.야 대권예비주자 간 대결로 판이 커졌겠지만 '노련한' 강 전 대표는 미리 선을 그었다. 결국, 이번 선거가 여.야 전.현직 대표 간 싸움 정도로 그칠 공산이 크다.

이와 맞물려, 이번 선거가 전국 선거가 아닌 지역 선거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 '이번 선거에서 어떤 점을 기준으로 투표하겠는가'라는 질문에 42.4%가 '지역 일꾼'이라고 답했다. '소속 당'이라는 답은 25.6%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은 '지역 맞춤형 일꾼'을 이번 선거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이날 "그 동안 한나라당은 지역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후보들을 선정하기 위해 여론조사와 국민참여경선 등 국민과 함께한 공정한 경선 과정을 거쳤다"고 자부했다.

안 대변인은 또, "지역민들의 필요를 누구보다 잘 아는 ‘지역맞춤형 일꾼’을 선출하기 위해 각 후보자들의 지역발전 정책도 심도 있게 검토해왔다"며 "앞으로도 한나라당은 첫째도, 둘째도 ‘지역발전’을 위해 일할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에 부응하듯 강 전 대표는 '나홀로 선거'를 기본 전략으로 삼아 분당 거리를 누비고 있다.

상황이 이렇기에 손 대표도 '정권심판론'이 아닌 '인물론'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날, 국회의원회관의 한 유력분석통은 "한나라당 텃밭인 분당(을)에서 손 전 지사가 선전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손 대표가 경기도지사 출신이라는 점 때문"이라면서 "손 대표가 자신의 이런 경험을 내세워 지역 발전과 관련한 청사진을 많이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분석통은 "손 대표는 분당(을) 유권자들이 자기에게 호의적인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같은 지적에 손 대표도 '정권심판론'보다는 '분당 이미지'에 자신을 맞추며 표심을 자극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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