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6일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 결과를 놓고 정치권 일각은 당 무게 중심이 박근혜 전 대표로 기울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립 성향의 황우여 의원이 친박계와 수도권 소장파의 전폭적 지지에 힘 입어 원내대표에 선출된 것과 관련해서다.더불어, 이재오 특임장관과 가까운 안경률 의원이 패배함에 따라 이 장관의 영향력 약화를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안 의원이 친이계 최대 모임인 '함께 내일로'의 대표라는 점에서 그 충격은 적지않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황우여-안경률-이병석' 3파전으로 치러진 1차 투표에서 이병석 의원이 얻은 33표 중 상당수가 2차 결선 투표에서 황 의원에게 넘어 간 것을 두고 친이계가 분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 의원은 이상득계로 분류되며, 이상득 의원은 이 장관과 함께 친이계를 양분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이 너무 성급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4·27 재·보선 참패 이후 대두된 '탈계파 지도부 필요론'에 따라 이 번 선거 결과가 이미 예견됐던 만큼, 마치 이변이 일어난 것처럼 호들갑을 떨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내부 사정에 밝은 국회의원 회관의 한 분석통은 "내년 총선에서 고전할 게 뻔한 수도권 의원들은 변화를 원했다"며 "애초부터 수도권 소장파 의원들 사이에서 중립파 황우여 의원에게 표를 몰아줄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 분석통은 "(하지만) 수도권 의원들이 박 전 대표를 지지해서 황 의원을 선택한 것은 아니다"며 "황 의원은 세종시 수정안에 찬성하는 등 박 전 대표와 정책적으로 거리감이 있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황 의원 러닝메이트로 정책위의장에 당선된 이주영 의원도 세종시 수정안에 찬성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나라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이번 경선에서 안경률 의원이 패배한 것을 가지고 이 장관의 위상이 약화됐다고 봐서는 안된다"며 "(오히려) 안 의원이 (4·27 재·보선 참패 이후 불거진 주류 퇴진론 속에서도) 64표를 얻은 것은 골수 이재오계의 존재감을 실감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반면, "이번 선거를 보면 이상득 의원의 정치적 위상이 약해지고 있는 것 같다"며 "이상득계가 앞으로 독자적 힘을 내지 못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총선과 대선이 가까워 지면 이상득계 상당수가 이재오계로 옮겨갈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좌우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