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위한 스마트폰? 오히려 소통 단절
스크롤 이동 상태바
소통 위한 스마트폰? 오히려 소통 단절
  • 유재호 자유기고가
  • 승인 2011.06.15 13:55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마트폰이 세상을 지배할 날이 머지않았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유재호 자유기고가)

아침을 먹으며 스마트폰으로 버스 위치를 확인한다. 5분 뒤에 집에서 나가면 정확히 버스를 잡을 수 있다는 생각에 서서히 나갈 채비를 한다. 스마트폰으로 버스 위치를 연신 확인하며 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스마트폰 덕에 정확한 시간에 버스에 탑승한다. 예전 같으면 지옥 같을 만원 버스였겠지만 지금은 스마트 폰을 만지작거리느라 시간가는 줄 모른다.

일단 페이스북에 접속해서 친구들의 근황을 살펴본다. 그 다음에 카카오톡에 온 메시지를 확인하고 카카오 아지트에서 토요일 축구회 스케줄을 확인한다. 새로운 메시지나 글이 올라왔다는 표시를 보면 왠지 모를 희열감이 느껴진다.

▲ 카페에서 서로 스마트 폰을 이용하느라 대화가 단절된 모습. 결코 설정샷이 아니다.

예전 같으면 전화로 일일이 확인 했을 법한 일들을 이제 손가락 하나로 해결하니 얼마나 편한 세상인가. 버스에 자리가 생겼다. 얼른 앉아 편한 자세로 뉴스를 보면서 ‘베플’이 무엇인지 확인한다. 뉴스가 지겨워지자 평소 즐겨하던 게임을 하기 시작한다.

어느새 버스는 회사 근처에 도착했다. 회사로 걸어가는 길에도 스마트 폰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흥미로운 뉴스거리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찻길을 건널 때에도 잠시 눈으로 차가 없다는 것만 확인할 뿐 스마트 폰에 두 눈을 집중시킨다.

회사에 도착해서도 스마트 폰은 항상 유용한 존재다. 스마트 폰이 없었더라면 어떻게 생활했을지 의문이 들 정도이다. 하루는 실수로 스마트 폰 없이 집을 나선 적이 있었다. 하루 종일 불안초조 증상을 겪은 기억이 난다. 중요한 메시지가 왔을 것만 같았고 왠지 모를 불안감이 자꾸 밀려왔다. 스마트 폰 없는 세상은 생각하기도 끔찍하다.

이것은 실제 한 남성의 일상을 기록한 것이다. 이처럼 현대 사회에서는 스마트 폰은 생활에 일부이고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미 빼놓지 못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이 남성의 생활정도는 이미 일반 스마트 폰 유저들에게는 일반적인 생활이라 할 수 있다. 주위에서 더 심한 경우도 목격된다.

이제 스마트 폰이 사람들의 생활을 지배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스마트폰으로 말미암아 사람들의 생활이 윤택해지고 소통이 원활해 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사이버 상의 소통을 위해서 현실 세계에서의 소통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얼마 전 오랜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커피숍으로 향했다. 오랜 친구들과의 만남은 항상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어느새 부터인가 친구들의 대화가 단절되기 시작했다. 서로 스마트폰에 열중하느라 서로 대화의 시간이 줄어든 것이다.

대화하는 시간보다 서로 스마트 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사실상 더 많았고 대화의 소재 또한 줄어들었다. 대화가 간간이 있지만 거의 독백 수준이었다. 근데 재미있는 것은 주위를 둘러보자 서로 스마트 폰을 사용하느라 대화를 하지 않고 있는 테이블이 여러 군데에서 목격되었다는 것이다. 요즘 커피숍에서 심심치 않게 관찰되는 모습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스마트 폰이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하는 핵심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 폰의 폐해 중, 또 하나 집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바로 중독성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4%가 화장실 갈 때에도 스마트 폰을 이용한다고 한다. 스마트 폰 금단현상이 의심스러운 대답 중 하나인데 기다리는 연락이 있거나 지루함을 달래는 용도로 들고 간다는 대답이 주를 이루었다.

특별한 이유 없이 필수 아이템으로 가져간다는 답변도 있었다. 또한 집에 하루 두고 나왔다가 패닉 상태에 빠진 적이 있냐는 질문도 반 이상이 그렇다는 대답을 내놨다. 재미있는 점은 이 중에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 사람 중에 이유가 ‘스마트 폰을 집에 두고 나온 적이 없어서’라는 대답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만큼 일상에서 스마트 폰이 지니고 있는 역할이 막중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답이다.

스마트 기기는 삶의 질을 윤택하게 만드는 도구에 불과하다. 하지만 어느새 부터인가 주객이 전도돼 스마트 폰이 우리의 생활을 제어하고 있다. 한시도 스마트 폰에서 눈과 귀를 떼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소외감은 더욱 늘어만 간다. 10년 전을 회상해본다.

그 때는 스마트 폰도 없었고 각종 화려한 어플도 없었다. 그때 그 시절이 더욱 불편했을지는 모르겠으나 편리함에 중독된 현대인들이 느끼는 소외감은 존재하지 않았다. 가상 세계에서의 왕성한 네트워크 대신에 실제 사람들을 만나서 부대끼며 소통하였다. 물론 현대 기술을 과거로 회귀하자는 말은 아니다. 다만 사람이 살기 좋게 만드는 도구에 불구한 스마트 폰에 노예가 되어가는 우리의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ㄴㄴㄴㄴ 2022-05-02 09:48:23
와..몰랐는데....감사합니당!!!!!

duke 2013-01-20 19:34:25
PC방문화였죠. 아예 만나지 않는 문화.

지금은 PC방 안가요.

스마트폰을 하는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 하지만 종종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이 있죠.

문제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고 걱정하기 때문에라도 심하게 되지는 않을

거란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