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포비아’…웃는 쇼핑몰 VS 우는 전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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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포비아’…웃는 쇼핑몰 VS 우는 전통시장
  • 변상이 기자
  • 승인 2019.03.06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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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변상이 기자]

연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대형 유통업체와 골목상권의 온도차가 커지는 모양새다. ⓒ 뉴시스
연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대형 유통업체와 골목상권의 온도차가 커지는 모양새다. ⓒ 뉴시스

연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대형 유통업체와 골목상권의 온도차가 커지는 모양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 공포가 일주일 이상 지속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외출과 쇼핑 패턴이 변하고 있다.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들은 실내 문화공간을 찾는가 하면 전통시장을 찾던 이들도 온라인 주문을 늘리는 등 소비 패턴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실제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스타필드에는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지난 삼일절 연휴(1~3일)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이 평소보다 약 1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평균 하남 11만명, 고양 9만명, 코엑스에 7만명이 방문했다. 평소보다 1만명 가량 더 방문한 것이다.

비상저감조치까지 발령되는 등 대기질이 최악으로 치닫으면서 가족 및 연인 단위의 고객들은 복합 쇼핑몰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가도 수혜를 보고 있다. 11번가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5일까지 미세먼지 농도가 낮았던 1월 26~31일과의 거래액을 비교한 결과 분유는 23%, 반찬 및 간편가정식은 21%씩 증가했다.

이에 따라 11번가는 지난달 11일 미세먼지 전용탭을 따로 신설하고 관련 상품을 한데 모아 판매 중이다. 같은 기간 황사마스크 거래액은 약 19배(1845%), 공기청정기는 8배(755%), 공기정화식물은 2배(101%) 늘었다.

이처럼 실내 복합몰과 온라인 시장은 소비자들에게 환영을 받고 있는 반면 재래시장 상인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각종 재난 대응에 약한 탓에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겪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발걸음이 끊기면서 매출 역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생활용품점보다 먹거리 판매가 주를 이루는 만큼 소비자들의 외면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의 한 전통시장 상인은 “미세먼지주의보가 내려질 때와 비교해 매출이 최대 40만 원까지 차이가 난다”며 “우리도 손님이 없을 때 마스크를 끼고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손님이 줄어 걱정이다”고 털어놨다.

명동에서 먹거리를 판매하는 한 노점 상인은 “외국관광객들이 많이 찾아 미세먼지로 인한 매출 체감을 못 느낄줄 알았는데 관광객들도 마스크를 끼고 그냥 구경만 하는 경우가 늘었다”며 “시장 한복판에 음식을 그대로 내놓고 판매하다 보니 누가 사먹겠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장 상인은 “작년에는 3월 말쯤 기승을 부린 미세먼지가 올해는 더 빨리 나타났다. 더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니 벌써부터 내년이 걱정이다”며 “정부의 정책도 한계가 있고 대형 유통업체의 상생 정책도 소용없는 건 마찬가지다. 인근의 대형마트에만 고객이 몰리는 것을 보고 있자니 한숨만 나온다”고 한탄했다.

일각에서는 예년보다 미세먼지 도래 시기가 앞당겨지며 앞으로 계절 장사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와 인근 대형 유통업체의 상생 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담당업무 : 백화점, 마트, 홈쇼핑, 주류, 리조트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한번 더 역지사지(易地思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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