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이사장님, 70이 넘었는데 이제 좀 베푸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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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이사장님, 70이 넘었는데 이제 좀 베푸시죠"
  • 김신애 기자
  • 승인 2011.07.13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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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홍대 학생들아, 현장에서 배워라②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신애 기자]

 

“최저임금도 그렇게 돈 천원도 안올려주면서 생색만 내고, 돈 많은 사람들은 술값으로 하루에도 몇 백 만원씩 쓰면서 이게 뭐하는 짓이야. 나도 6년을 일했는데 해마다 2~3만 원 올려 준 게 고작이야. 그래놓고선 이제 와서 학교가 딴지를 거네.”

2012년 최저임금이 결정된 13일, 홍익대학교 앞에서 일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청소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이 바로 자신들의 이야기라며 금년보다 260원 오른 새 협상안이 못내 아쉬운 듯 하다. 

금천구 독산동에 사는 송 모씨(63)는 6년째 홍익대학교로 출근을 한다. 물감이며 각종 쓰레기로 특히 힘들다는 미대 건물 청소를 담당하고 있는 송 씨는 매년 적은 액수의 임금인상에 마음이 어려웠다. 다행히 올 초 있었던 학교와의 협상으로 20만 원가량 월급을 올려 받게 되면서 얼마간은 맘 편히 일 할 수 있었지만 5개월도 채 되지 않아 다시 점심시간을 반납하고 학교와의 싸움을 하게 됐다. 홍대 소송취하 일인시위 4일차, 학교 정문 앞에서 일인시위 중인 송 씨는 명예훼손을 주장한 학교 이면영 이사장에게 한 마디 전하고 싶었다.

“나도 60(세)이 넘었고 이사장은 70(세)이 넘은 걸로 알고 있는데, 그렇게 갖은 자가 더 갖고 싶은가. 이제 베풀고 가도 시간 얼마 안남았는데 후세에 이름이라도 남기고 싶으면 좀 베풀 줄도 알아야 될텐데. 물론, 돈 없는 사람들이 그냥 달라고 한다고 있는 사람들이 줄 일은 없지만 최소한 없는 사람들 등쳐먹지는 말아야 할 거 아니야”라며 불편한 마음을 내비쳤다. 

한편 학교 측의 손해배상 청구에 반발하며 일인시위를 진행하는 등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의 문제 해결 과정을 지켜보며 아쉬움을 표하는 입장도 있다. 현장에서 일인시위를 지켜보던 홍익대학교 재학생 김 모씨는 노동자에 대한 이해와 별도로 방법론상의 문제를 지적했다.

김 씨는 “비정규직 문제에 동조해 올 초 복직투쟁에도 몇 번 참여하기도 했지만 ‘꼭 이렇게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입장을 모두 이해하고 특히 협의 후에 학교가 일방적으로 이런 일(손해배상 청구)을 하는 것은 전적으로 학교의 잘못입니다. 학교가 사과하고 정규직으로 임용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후원단체들이 민주노총이나 사회당 진보신당 민주노노당 등 특정 성향이 있는 단체들이기 때문에 본래 집회 성격과 다른 정치적 편향이 우려되기도 합니다”라며 “노동자에 대한 심리적 동조는 있지만 다른 여러 단체 사람들이 힘써주면 좋은데 방법론에서는 아쉬움이 있습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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