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야권통합①> ‘손학규-이정희-유시민’이 통합하기 어려운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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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야권통합①> ‘손학규-이정희-유시민’이 통합하기 어려운 이유는?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8.02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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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야권대통합론’의 문제점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최신형 기자)

야권통합이 표류하고 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이 각각 야권대통합과 진보대통합의 협상 시한을 오는 9월로 못 박았지만, 통합의 결과물은 안개 속이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야권의 정당 전체가 ‘원샷’으로 모여야 한다는 대통합론을, 진보정당 등 소수정당은  ‘보수 vs 자유 vs 진보’ 정당으로 재편되는 새 판짜기를 염두에 두고 있다.

민주당이 추구하는 대통합론과 소수정당이 추구하는 진보대통합론이 뒤엉켜 있는 셈이다. 이른바 1980년대부터 지속된 민주대연합 vs 진보대연합론의 구도가 2011년 버전으로 지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야권이 낮은 수준의 선거연대를 넘어 높은 수준의 대통합을 주장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라는 대권 상수를 변수로 만들수 있는 최상의 선거전략이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의 원샷 통합전략이 이 지점과 맞닿아있다. 단계적 통합론이 아닌 범야권이 원샷 통합을 통해 한나라당과 1:1로 맞붙자는 것이다. 범야권이 분열되지 않는다면, 손학규 대표·정동영 최고위원 등 기존의 대권잠룡에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까지 포진된 인물로 승산이 있다는, 일종의 공학적인 셈법이다.

▲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왼쪽)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뉴시스

그러나 문제는 진보진영 내부에 흐르는 민주당에 대한 정서적 반감이다. 1980년대 수혈이라는 명분으로 재야운동권을 흡수시킨 ‘DJ를 향한 비판적 지지’에 대한 트라우마를 또다시 건들 수 있다는 의미다.

시사평론가 박상병 박사는 2일 <시사오늘>과의 전화통화에서 민주당의 대통합론과 관련, “민주당이 빅텐트론을 주장하는 이유는 반MB전선의 단일화를 통한 표 극대화 때문”이라며 “민주당이 실리 측면에서는 유리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상 진보정당에 당 간판을 내리라는 말로, (야권대통합론은) 진보정당에 전혀 실리가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진보신당 관계자도 기자에게 “지금 당내에 민주노동당과의 통합 뿐 아니라 국민참여당, 민주당 등과도 합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는데, 진보의 가치를 뒤흔들 수 있는 행보”라고 꼬집은 뒤 “과거 민주노동당이 창당한 시점과 한때 20%의 지지율을 얻었던 시점이 언제였는가. DJ-노무현 정부 시절이다. 진보정당의 발전을 위해서도 자유주의 정당과 진보정당은 구별돼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민주당이 ‘정파등록제’를 진보정당에 내놓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이 제안한 정파등록제는 같은 정당의 각기 다른 정파를 보장할 수 있는 대안으로 언급돼 왔다.

실제로 김 의원은 지난 6월 2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정파등록제와 관련, “민주개혁세력부터 진보세력까지 한 당에 모이더라도 정파등록제를 통해 각 정파의 정체성과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다”며 “야권통합 이후 (각 정파가)`선거법 개정에 합의해 진보정당을 위한 정치적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진보진영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정파등록제는 이념이 같은 정당의 정파를 위한 제도이지, 자유와 진보라는 이념적 지향점이 다른 정당에서 시행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왼쪽)과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뉴시스

박상병 박사도 민주당이 제안한 정파등록제와 관련해 “남미 등 사회주의가 발달한 일부 국가의 정당에서, 독특한 배경 가운데 시행되는 게 정파등록제”라면서 “한 집안에서 다른 명패를 달고 있으면, 국민들이 그것을 정당으로 볼 수 있겠는가. 정파등록제는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야권통합론이 선거전략상 진보진영의 분파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부터 진보신당까지 이념적 차이를 덮고 통합을 하더라도, 또 누군가 ‘진짜 진보’를 표방하며 제3세력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민노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진보신당 독자파 중 일부가 녹색사회당을 주장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뿐만 아니라 야권단일정당이 진보적 색채를 견지하면 중도적 성향의 유권자들이 이탈하고, 그 역(逆) 역시 성립한다는 점에서 본래 정당의 지지층이 허물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한편 민주당 내 소통합론자들은 국민참여당과의 선(先)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이른바 ‘동종 뿌리론’에 바탕을 둔 단계적 통합론이다.

하지만 국민참여당의 반응은 싸늘하다. “민노당과 진보신당 등은 기간당원제를 추구하는 당원 중심의 정당이 아닌가. 참여당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민주당은 어떤가. 당원중심 체제가 아니다. 당 운영원리도 비민주적이다.(이백만 대변인)”, “민주당은 봉건적 왕정처럼 운영되지 않느냐. 근본적인 시스템의 문제다.(국민참여당 관계자)”

국민참여당이 진보정당으로 러시하는 것은 한국 정당사의 역설적인 상황이다. 그간 자유주의 진영이 DJ의 뿌리가 남아있는 민주당으로의 흡수통합은 빈번했으나, 진보정당으로 가는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국민참여당의 좌클릭 행보는 지난해 6·2 지방선거 패배, 지난 4·27 재보선 패배 등으로 인한 표 확장성의 한계를 절감한데 따른 현실적 이유와 대중성에 기반을 둔 진보정당의 출현이라는 명분 등이 뒤섞여 있다.

박상병 박사는 국민참여당이 대중적 진보정당을 표방한 이유에 대해 “유시민 대표가 민주당 안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현실적 이유 때문”이라며 “유 대표가 민노당과 진보신당 등에 대권주자가 없는 상황을 활용해 2012년 대선경선에서 민주당과 1:1 구조를 만들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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