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박원순 딜레마에 자중지란…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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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박원순 딜레마에 자중지란…왜?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9.14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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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비주류 손학규 겨냥, “서울시장 보선에 당 보이지 않는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최신형 기자]

민주당이 오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서울시장 출마 포기 이후 ‘박원순 대망론’이 수면 위로 급부상했으나, 민주당은 오히려 서울시장 보선 주도권을 빼앗긴 양상이다.

박원순 변호사의 민주당 입당이 지지부진한 사이 당내 유력후보군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 원혜영 전병헌 의원 등이 속속 출마를 포기한 가운데 당 내부에선 “제1야당의 권위를 잃어버린 게 아니냐”는 불만도 흘러나온다.

실제로 박원순 변호사는 지난 13일 “민주당의 문이 활짝 열려있다”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제안에 “국민들의 생각은 현재의 정당 질서가 아닌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고, 같은 날 한 전 총리는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울시장 보선의 야권단일화 축이 민주당에서 시민사회진영으로 넘어간 셈이다.

그러자 민주당 비주류 측이 14일 “서울시장에서 민주당이 보이지 않는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후보의 포기는 당의 포기이며 정도가 아니다. 어떻게 차가운 민심, 민주당에 대한 존재감을 다시 회복할 것인가.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이제 행동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 손학규 민주당 대표(뒤쪽)와 박원순 변호사.ⓒ뉴시스

박주선 최고위원도 민주당의 서울시장 보선 전략과 관련, “용기도, 전략도 없이 뿌리도 주인도 내팽개친 채, 선거용 떠돌이 정당으로 전락하는 등 표류하고 있다. 민주당의 위기의 진앙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다”고 손학규 대표를 겨냥했고 조배숙 최고위원도 “서울시장 보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존재감이 없는 것 같다. 여론에 밀려 미리 자포자기하면 안 된다”고 압박했다.

손 대표는 이날 당내 반발을 의식한 듯 “단일후보를 만들고 승리하는데 민주당의 역할은 결정적”이라며 “기존에 출마를 표명한 분들을 포함해서 훌륭한 우리당의 지도자들이 적극 참여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했지만 당내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한 전 총리가 지난 13일 불출마 선언에 앞서 박원순 변호사와 단일화에 합의한 점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서울시장 보선을 계기로 손 대표 측이 친노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년 총·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손학규-친노 VS 정동영 그룹 등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박 변호사는 당초 추석 직후 서울시장 보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었으나, 선 예비등록-후 출마선언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는 출마 선언시 불거지는 야권분열의 책임론을 우려한 속내로 보인다. 박 변호사 측은 내주 초쯤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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