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운운에 금감원 가짜공문까지…진화한 보이스피싱·레터피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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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운운에 금감원 가짜공문까지…진화한 보이스피싱·레터피싱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0.01.15 11:58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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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법원·금감원 날인 찍힌 위조공문 발송…보이스피싱 동시 진행
2018년 피해액 1346억…유사시 은행에 피해구제신청서 제출 ‘가능’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최근 레터피싱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 공문 ©시사오늘
최근 입수한 레터피싱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 위조 공문 ©시사오늘

최근 가짜 공문을 발송해 금융사기를 유도하는 '레터피싱' 시도가 발생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통화를 하면서 검찰·법원·금감원 등의 날인이 있는 위조 공문을 메일이나 메신저로 발송해, 이를 확인하게 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형태의 사기로 과거 여러 차례 피해가 발생해왔고, 금융당국도 지속적으로 주의를 당부해오고 있지만, 오히려 사라지지 않고 올해 처음으로 또다시 확인됐다. 게다가 이들은 카카오뱅크 등을 운운하면서 고객의 혼란을 가중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보이스피싱·레터피싱 등 금융사기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이 재차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사오늘>이 최근 입수한 '레터피싱'에 사용된 위조 공문에 따르면, 공문 상단에는 '금융감독원'의 로고가 삽입돼 있고, "금융계좌추적 관련 주요 조치 및 협조 공문에 따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담당수사관에게 '금융계좌추적'을 실시할 수 있도록 지도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한 대포통장 및 불법자금에 대해 계좌추적을 하고 위법 사례 확인 시 구체적인 법 조항도 명시돼 있으며 '국가안전 보안계좌 코드'를 발급하는 등 피해자 신분이 입증됐을 경우 해당 과정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서술돼 있다. 아울러 금감원에서의 보호조치와 차후 2~3차 피해 시 최고 5000만원의 보상이 지급될 것이라는 내용도 비교적 구체적으로 적혀 있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이 위조공문은 곳곳에 허술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통화에서 "해당 공문은 위조됐다"면서 "금융감독원의 로고와 금융위원회 직인이 함께 찍혀 있는 등 자세히 보면 오류 사항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언론에 공개됐던 위조공문과 대조해보면 작성자 중 윤석헌 금감원장의 이름만 변경된채 레터피싱에 다시 사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피해자들에게 발송된 위조 공문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입수한 위조공문들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서울중앙지방법원, 은행연합회 등의 기관 명칭을 사용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실제 공문과 다름없는 형태였는데, 특히 서울중앙지방법원의 명칭이 사용된 가짜 '압수·수색·검증영장' 및 '피혐의자 고소장'에는 담당검사의 이름까지 자세히 적혀 있었다. 하지만 이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인물로 확인됐다. 

게다가 관련 조직들은 전화를 걸어 자신들은 수사를 위해 카카오뱅크 측과 협력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불법대출신청 이력이 확인된다는 등 보다 적극적이고 진화된 보이스피싱 수법을 함께 구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검찰 및 금감원을 사칭하는 형태의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매년 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난해 금감원이 발표한 '2018년 보이스피싱 피해액'에 따르면, 정보기관 등을 사칭한 피해액은 1346억원으로, 전년대비 116.4%나 증가했다.

이같은 레터피싱 사례가 지난 2015년 이후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을 미뤄 볼 때 정부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같은 날 통화에서 "보이스피싱은 날이 갈수록 다양한 유형으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만약 보이스피싱 및 레터피싱에 피해를 당했을 경우, 해당 은행에 계좌를 정지해달라는 요청을 구두 또는 유선으로 진행한 후 피해구제신청서를 서면으로 제출하면 피해구제절차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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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연 2020-01-27 11:59:47
유익한기사 감사합니다.

이범구 2020-01-17 14:46:33
유익한 기사 감사합니다.

김병규 2020-01-17 14:42:11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