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가 얻은 것과 잃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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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가 얻은 것과 잃은 것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2.03.06 1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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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선적 이미지 더해지면서 국민 동정심 날아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4·11 총선과 관련,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했거나 낙천이 예상되는 인사들의 반발이 보통이 아니다. 특히,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대거 탈락하면서 계파갈등에 다시 불이 붙을 조짐이다. 친이계 일각에선 분당(分黨)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6일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탈당을 가장 먼저 선언하고 나섰다. 그는 "우리 국민은 더 이상 과거 숨 막히던 군사독재 시절에나 있을 법한 이런 정치테러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
자신의 지역구가 전략공천지로 분류된 친이계 진수희(서울 성동갑) 의원은 이날 "전략지역으로 선정한 명확한 기준을 밝혀 달라"고 말했고, 똑같이 자신의 지역구가 전략공천지로 묶인 신지호(서울 도봉갑) 의원도 "공천위가 공천심사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몽준 새누리당 전 대표는 이날 개인 성명에서 "새누리당이 강조하는 것은 도덕성"이라며 "그러나 지도부에 도덕 이전에 상식과 법률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앉아 있다보니 도덕성 주장이 감동을 주지 못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정 전 대표는 특히 "도덕이란 각자가 스스로 지키는 양심의 문제이기 때문에 남의 도덕을 심판하겠다는 것 자체가 무리이고 위선으로 흐를 수 있다"며 "정치판에서 도덕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나는 도덕, 너는 부도덕'이라는 뜻인데 독선의 위험을 항상 내포한다"고 지적했다.

친이계 핵심인 이재오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컷오프 자료는 당사자에게 공개하는 것이 옳다"며 "밀실자료가 반대자들에게 정치적 살인병기가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그 자료를) 본인에게 보여주고 설명하는게 필요하다"며 "이것이 공정이고 신뢰"라고 적었다.

모두 박근혜 체제의 독선과 불공정성, 비(非)투명성을 문제 삼고 있다. 김현철 부소장은 '군사독재'라는 용어까지 꺼내들어 박 위원장을 겨냥했다. 이들 뿐만 아니라 공천에서 탈락되거나 탈락될 위기에 처한 인사들이 박근혜 체제에 대해 똑같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런 것들이 박근혜 위원장이 이번 공천 파동을 통해 얻은 결과물이다.

반면 박 위원장이 잃은 것은 그동안 국민들이 그에게 느꼈던 동정심이라는 분석이다. 박 위원장은 항상 피해자인 것처럼 비쳐졌다. 특히 지난 18대 총선 당시 자신의 계파가 공천에서 대거 탈락하면서 그런 이미지는 고착됐다. 하지만, 이번에 이 같은 이미지는 완전히 사라졌다. 이제는 박 위원장이 칼을 휘두르는 당사자라는 게 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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