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민의 의학이야기> 쓸개(膽囊)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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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민의 의학이야기> 쓸개(膽囊) 2
  • 이창민 자유기고가
  • 승인 2012.04.09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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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창민 자유기고가)

담석증은 쓸개(담낭) 내에 돌이 생기는 병을 말한다. 우리 몸의 담즙은 다소 점성이 있는 액체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러한 담즙이 정체되어 있는 시간이 길어지거나 콜레스테롤 성분이 많이 함유되면 액체 상태이던 담즙이 결정화되고, 이러한 결정이 서로 뭉치게 되면서 급기야는 돌처럼 변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담석증이 이러한 기전을 따르지만 일부 다른 경우도 있다.)

담석은 어느 단계까지는 증상을 일으키지 않고 쓸개 내에 얌전히 자리 잡고 있지만 개수가 많아지거나 크기가 커지면 서서히 쓸개에 염증을 일으키고 증상을 나타내는 담낭염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담석증 또는 담낭염이 발생하면 담즙 배출이 원활치 못해 초기에는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자주 더부룩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염증이 악화면서는 명치부위 내지 우상복부의 통증이 심해진다. 

일부 담낭염의 경우 약물 치료로 호전되기도 하지만 염증의 정도가 어느 단계를 넘어서게 되면 수술로 쓸개를 떼어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대체로 담즙이 쓸개 내에 정체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담즙이 굳어서 돌이 생길 가능성이 많으므로 규칙적인 식사를 해 담즙이 원활히 배출되도록 하는 것이 담석 발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 평소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이고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되는 음식 위주로 섭취하는 습관이 담석증 발생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낭용종증은 쓸개의 벽에 혹이 자라는 병이다. 많은 경우의 담낭용종증은 증상이 없는 관계로 대부분 우연한 계기로 알게 된다. 다행히 대부분의 용종은 콜레스테롤 성분으로 이뤄져 악성 암으로 발전하지는 않지만 일부는 방치 시 악성 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쓸개의 악성 암은 다른 부위의 암에 비해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아쉽게도 현재까지는 수술로 쓸개를 떼어내어 조직검사를 하기 전까지 초음파나 CT등의 검사만으로는 대체로 용종의 구분이 어렵다. 담낭용종이 콜레스테롤성 용종인지 아니면 선종인지 구별이 쉽지 않고, 더욱이 어지간히 악화되기 전까지는 그 용종의 양성, 악성 여부를 판별하기가 힘들다.

따라서 통상적으로 담낭용종의 악성화 가능성은 용종의 크기로 가늠하는데 현재의 의학적 소견은 1cm 미만의 용종이라면 일단은 수술을 하지는 않고 6개월 내지 1년에 한 번씩 초음파 검사를 시행해 크기 변화여부를 추적 관찰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1cm 이상의 비교적 큰 용종은 수술을 고려하는 것으로 돼있다.

과거에는 담낭절제술이 배에 약 20cm 전후의 커다란 흉터를 남기는 꽤나 부담이 되는 수술이었지만 현재는 복강경 수술법이 도입된 덕에 대부분의 경우 0.5~1cm 가량의 가벼운 흉터만을 남길 수 있게 됐다. 또 수술 후 회복도 빨라졌으며 장기적으로 합병증 및 후유증 발생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예로부터 우리 몸의 쓸개는 ‘중도와 공정함을 지키고 결단력과 담력을 유지하는 것’을 상징한다고 이전에 언급한 바 있다. 모든 사람이 이러한 덕목을 완벽하게 지켜나가며 살아가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을 대변하고 선량한 사람들을 수호하는 것을 업으로 삼겠다고 하는 정치인들만큼은 이러한 덕목을 온전히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이는 지극히 당연한, 기본중의 기본이다.
 
우리는 최소한 이러한 기본 덕목조차도 지킬 수 없는 사람을 위해 소중한 한 표를 허비하는 바보가 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선거일을 목전에 둔 시점에 다시금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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