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축소하는 이커머스…외형에서 내실로 눈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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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 축소하는 이커머스…외형에서 내실로 눈 돌려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2.11.30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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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닷컴 새벽배송 재편하고 롯데온 바로배송 일부 중단
고비용 구조로 수익 실현 어려워…후발업체 부담 확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경기도 김포시에 위치하 SSG닷컴 물류센터 네오003 앞에 배송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안지예 기자

이커머스업계가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을 통해 이어오던 속도전을 멈추고 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엔데믹 전환으로 성장 동력마저 잃으면서, 비용 부담이 큰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점차 축소하는 등 효율 극대화에 전념하려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물류 효율성 제고를 위해 배송 정책에 변화를 줬다. 지역별 인구 구조와 주문 수요를 반영해 배송을 실시한다는 전략이다. 전국 인구의 절반 가량이 밀집해 있는 수도권에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 3기와 이마트 PP센터를 통해 쓱배송(주간배송)과 새벽배송 서비스를 권역 내 수요에 맞춰 조정한다. 수도권 외 지역은 전국에 위치한 100여 곳의 이마트 PP센터를 통해 쓱배송 서비스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새벽배송 서비스는 수도권 중심으로 재편한다. 충청권 새벽배송은 올해 말까지만 운영하고, 해당 권역 내 6곳의 이마트 PP센터를 통해 쓱배송을 강화한다. 또한 기존 PP센터 중 20여 곳을 대형PP센터로 구축해 물류 운영 캐파(Capa, 배송처리능력)를 극대화한다. 현재 네오 센터와 전국 이마트PP센터의 전체 캐파는 하루 기준 15만 건으로, 향후 시장 상황과 효율성을 감안해 물류 투자를 탄력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변화하는 고객 수요에 맞춰 배송 효율을 개선해나가며 핵심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온도 새벽배송에 이어 ‘바로배송’까지 축소 기조로 돌아섰다. 바로배송은 소비자 주문 이후 롯데마트나 롯데슈퍼에서 상품을 2시간 내에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롯데온은 지난 4월 새벽배송 서비스를 선보인지 2년 만에 철수를 결정했고, 최근에는 바로배송 서비스도 일부 점포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중단하고 있다. 당초 새벽배송을 접고, 바로배송에 집중해 서비스 점포를 50개까지 확장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해 오히려 기존 30개에서 20개로 축소 운영하게 됐다.

이밖에도 BGF가 운영하는 헬로네이처,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프레시몰과 밀키트 전문 업체 프레시지도 앞서 새벽배송 서비스를 이미 종료했다.

업계에서는 새벽배송 시장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반면,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구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신선식품 등 배송을 위한 콜드체인이 갖춰져야 하고, 특수 포장과 배송, 물류 인프라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각종 비용도 만만치 않다. 배송 차량 운영 비용과 함께 주간 배송보다 인건비도 최대 2배 이상 더 투입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새벽배송 주요 상품인 신선식품의 경우 매출 원가율도 높다. 하지만 그에 비해 주문량은 따라주지 않아 사업 효율은 떨어진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특히 후발업체들의 경우 상위 사업자를 따라잡기가 더욱 어려워지면서 배송 서비스 효율화 작업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의 경우 물량이 받쳐주지 않으면 매출이 늘수록 적자가 확대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국내외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이 최근 시장 상황을 반영해 과도한 투자보다는 수익성도 함께 챙기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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