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과 기업가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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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과 기업가 정신
  • 윤종희 기자
  • 승인 2023.10.13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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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기업가 정신이란 무엇인가? 더 나은 세상을 추구하는 정신이다. 사회 공동체에게, 나아가 인류 공동체에 더 좋은 무엇인가를 제공하겠다는 신념이다.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나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 이런 큰 정신없이 그냥 돈만 벌려는 졸부였을 리 없다. 그런 그릇이었다면, 그런 가벼움이었다면, 숱한 시련과 역경을 이겨내지 못했을 것이다. 정주영 회장은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고 말했다. 시련은 언제든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이런 담대함은 눈앞의 자기 이익에만 몰두하는 이기주의에선 불가능하다.

최근 기업가 정신이 발휘되는 기업이 있다. 쿠팡이다. 뭣보다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대의명분 아래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라는 말을 실천하는 느낌이다. 쿠팡은 그 동안 엄청난 적자에 시달렸다. 로켓배송 서비스 첫해인 20141000억 원대에 머물던 영업손실이 2018년에는 1조원대로 불어났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재계에선 쿠팡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적지 않았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연합뉴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연합뉴스

로켓배송은 소비자가 자정 전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물건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당시로선 획기적인 서비스였다. 기존 소셜커머스 기업이 단순히 상품을 중개하는 것과 다른 체제다. 자체 물류센터를 조성하고, 직매입을 하고, 배송직원을 직고용해야했다. 배송과 관련, 일부러 회사 스스로에 대한 책임감을 더한 셈이다. 이를 위해 막대한 돈이 필요했다. 당장 벌어들이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런 와중에 쿠팡은 얼마 뒤인 20174월 해외 직접구매 서비스인 '로켓직구'까지 선보였다. 해외상품을 국내 집 현관 앞으로 배달해주는 것으로, 이 또한 그 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서비스였다. 여기에 자체브랜드(PB)사업, 로켓프레시(신선식품 배달), 와우멤버십(2900원으로 무료 배송·반품) 등 혁신적 서비스를 줄줄이 내놓으며 자금을 쏟아 부었다. 이런 와중에 미국 뉴욕 증시 상장이라는 승부수까지 던졌다. 한국에선 적자 기업은 상장될 수 없다는 장애물을 미국에 상장하는 방법으로 극복, 주위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마침내 쿠팡은 지난해 3분기, 로켓배송 도입 후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이어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2분기 매출 규모로만 보면 쿠팡 76749억원 이마트(신세계 제외) 72711억원 롯데쇼핑 36222억원 순이다.

보통 회사 규모가 커지면 사옥을 마련한다. 하지만, 쿠팡은 아직 잠실에 있는 건물을 임차해쓰고 있다. 대신 쿠팡은 지금도 꾸준히 물류센터를 구축해나가는 뚝심을 보이고 있다. 쿠팡은 물류센터 작업 환경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물류센터라는 곳은 워낙 넓은 공간이기에 냉난방이 쉽지가 않다. 이런 문제는 쿠팡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한민국 모든 물류센터의 문제다. 하지만 쿠팡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나마 가장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해도 무리가 없다.

최근 쿠팡의 해외시장 개척도 눈길을 끈다. 쿠팡은 지난해 10월 대만에서 로켓직구와 로켓배송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렇게 대만에 진출한지 1년 만에 로켓배송을 통해 현지에 제품을 수출한 국내 중소기업들 수가 12000곳을 넘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소비재 수출 중소기업 10곳 중 3곳이 쿠팡으로 수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쿠팡은 앞서 국내에서 인기가 입증된 로켓배송 모델을 대만 현지에 이식하고, 파격적인 소비자 혜택을 제시하며 시장 바닥을 다졌다. 로켓직구는 통상 배송에 3주가 소요되는 다른 직구업체들과 달리 690 대만달러(한화 약 28800) 이상 제품을 주문하면 익일 대만행 첫 비행편을 통해 무료 배송한다. 그동안 중소기업들은 현지 인력 채용이나 법인 설립, 영업에 각각 공을 들여 수출을 성사시켜왔다. 하지만 쿠팡 대만의 경우 쿠팡이 통관부터 재고관리·로켓배송·고객 응대를 모두 전담하면서 기업이 더 이상 수출을 위해 각개전투를 할 필요가 없다.

이야기를 다시 정주영 회장의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라는 말로 돌아가보자. 쿠팡이야말로 이 명언을 현실화시키는 기업이 아닐까싶다. 또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근자에 등장한 기업가 정신을 갖춘 인물로 꼽아도 될듯싶다.

담당업무 :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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