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은 리틀 김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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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은 리틀 김종인?
  • 윤종희 기자
  • 승인 2023.10.31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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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어디서부터 꼬인걸까.

이준석은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의 30대 원내교섭단체 대표라는 기록을 세운 인물이다. 지난 2021년 6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43.82%를 득표, 2위인 나경원 후보(37.14%)를 가뿐히 제쳤다.

당 대표 선거 운동 기간 이준석은 TV토론 등에서 똑 부러진 논리력으로 상대 후보들을 압도했다. 이미 당 대표 후보로 나서기 훨씬 전부터 여러 방송 토론에서 막강한 전투력을 발휘하며 보수층을 비롯한 젊은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런 기세는 당 대표 선거 과정에서도 그대로 이어졌고, 마침내 36세 당수로 등극,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자아냈다. 40대 대통령이 탄생하는게 아니냐는 얘기까지도 나왔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그 뒤부터는 이준석은 줄곧 당내 갈등의 중심 인물로 비치기 시작했다.

사실 당 대표라는 자리는 본인 스스로 아무리 낮춰도 낮춰질 수 없는 자리다. 오히려 스스로 낮출수록 높아지는 자리다. 하지만 이준석은 이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이준석의 나이를 문제 삼아 함부로 대하는 당내 인사들이 있었다. 이는 분명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이준석의 대처는 아쉬움이 컸다. 스스로를 낮추며 설득하고 포용하는 모습을 단 한 번이라도 보여줬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늘 싸우는 모습만 보여줬던 느낌이다. 그럴수록 반대 쪽은 이준석에 대한 공격의 강도를 높여갔다. 결국 '당 대표 그릇인가'라는 질문까지 그를 둘러쌓다.

한국 헌정사 최연소 당대표라는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의 위상이 색바래지는 것 같아 아쉽다. ⓒ 연합뉴스
한국 헌정사 최연소 당대표라는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의 위상이 색이 바래지는 것 같아 아쉽다. ⓒ 연합뉴스

이런 모습은 바뀌지 않고 계속 이어지다 결국 이준석은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 등을 사유로 1년 6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게됐다. 그리고 현재까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비난하는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이 와중에 최근 선임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이준석에 대한 사면을 밝혔다. 통합해 함께 가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준석은 “‘제발 사면받아 줘’는 그만하라”며 “좀스럽고 민망하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한 가지 짚고 싶다. 이준석이 징계 받은 게 단순히 정치적 탄압이었던가. 백보 양보해서 정치적 탄압이었다 해도 그 것에 대한 단초를 제공한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책임은 이준석에게 있는 게 아닌가.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이 사소한 의혹인가.

그럼에도 이준석은 뭐가 그리 당당한지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손길을 매몰차게 거절하는 모습을 비쳤다. 이를 두고 ‘이준석이 신당 창당을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는 중에 인 혁신위원장이 사면을 꺼내들어 김을 뺏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런 얘기가 나올 정도면 신당도 물건너간 게 아닌가싶다. 역시 당을 이끌 그릇이 되느냐라는 본질적 질문이 던져지기 때문이다.

요사이 이준석을 보면 김종인이 떠오른다. 김종인은 여야 정치권으로부터 항상 러브콜을 받아온 인물로, 그만큼 능력을 인정받아왔다. 그렇게 선대위원장이나 비대위원장으로 여당이나 야당에 모셔졌지만, 늘상 당 내부 갈등의 중심에 있었다. 그러고는 그 당을 떠난 뒤 비난하는 과정의 반복이었다.

이준석은 이런 순환 고리에 빠져서는 안 된다. 그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 너무나 아깝기 때문이다. 이준석이 인 혁신위원장이 내민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으면 한다. 한층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능력을 발휘하며 천천히 기회를 모색하는 게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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