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으로 돌아온 신세계, ‘오프라인 출점’ 시동…스타필드에 힘 싣는다 [안지예의 줌-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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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으로 돌아온 신세계, ‘오프라인 출점’ 시동…스타필드에 힘 싣는다 [안지예의 줌-아웃]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4.01.23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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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수원에 다섯 번째 스타필드 개장…“본업 경쟁력 강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 트렌드 속 기업들이 어느 때보다 발 빠르게 경영 전략을 세우고 있다. 기업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생존 날갯짓이 되는 가운데, 오늘 그들의 선택이 현재 시장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내일의 모습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 [줌-아웃] 코너에서 분석해본다. 때로는 멀리서 보아야 잘 보이는 만큼, 나무가 아닌 숲으로 시각을 넓혀 업계의 ‘큰 그림’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스타필드 수원점 이미지
스타필드 수원점 이미지 ⓒ이마트

신세계가 새해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를 필두로 오프라인 출점에 시동을 건다. 신세계는 최근 뒤늦게 뛰어든 온라인보다 전통 유통 강자로서 이점이 있는 오프라인 사업 경쟁력을 보다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택했다. 특히 스타필드는 다양한 지역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복합쇼핑몰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 동력으로 낙점됐다.

새해 첫 스타필드는 수원…500만 명 품는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오는 24일 수원특례시 장안구 정자동에 ‘스타필드 수원’을 정식 개장한다. 스타필드 수원은 2016년 ‘스타필드 하남’ 오픈 이후 고양, 코엑스몰, 안성에 이은 다섯 번째 스타필드다. 연면적 약 10만 평(33만1000㎡), 지하 8층~지상 8층 규모로, 지역민의 니즈는 물론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적극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수원 지역은 대규모 산업시설과 대학교가 밀집해 3040 밀레니엄 육아 가정과 1020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지만, 그동안 이들의 니즈에 맞춘 쇼핑 시설은 전무하다시피했다.

스타필드 수원은 MZ세대의 세분화된 취향을 만족시킬 트렌디한 콘텐츠와 감도 높은 서비스, 자기 계발을 위한 문화 시설과 스포츠 시설까지 폭넓게 제시해 120만 수원 시민은 물론 인접 도시 유입 인구까지 약 500만 명을 아우른다는 포부다.

먼저 스타필드 수원은 오프라인의 장점을 극대화한 ‘공간 경험형 스토어’를 통해 고객 경험을 확장할 예정이다. 엄선한 플래그십 스토어와 팝업 스토어에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복합 공간을 선보여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브랜드 정체성을 느끼는 비일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고메 스트리트’와 ‘잇토피아’에 한 차원 진보된 새로운 식음 브랜드를 선보인다. 단순히 식사하는 것을 넘어 ‘식음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됐다. 이밖에 스포츠시설은 지역밀착형 호텔식 ‘콩코드 피트니스 클럽’을 선보인다. 총 1500평 규모에 피트니스, 실내 골프연습장, GX룸, 수영장, 사우나 등을 비롯해 5성 호텔급 서비스와 편의시설이 제공되는 시설이다. 또한 가족형 반려동물 전문매장 ‘몰리스’(MOLLY’S) 3세대 매장도 들어선다. 반려동물용품과 함께 MZ세대 반려인을 겨냥한 포토 부스 등 체험형 콘텐츠를 갖춘 장소다.

몰리스 스타필드 수원점 투시도
몰리스 스타필드 수원점 투시도 ⓒ이마트

“본업 경쟁력 강화”…오프라인에 무게추

신세계는 최근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에 무게추를 둔 전략으로 선회했다. 앞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 2022년 신년사에서 “올해는 신세계그룹이 디지털로 피보팅하는 원년”이라며 ‘오프라인조차 잘하는 온라인 회사’가 되겠다는 각오를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불과 2년도 되지 않아 신세계는 본업 경쟁력 강화로 초점을 돌렸다. 

지난해 9월 이마트 신임 대표로 취임한 한채양 대표의 취임사는 그룹의 이 같은 방향성을 그대로 반영한다. 한 대표는 “과거 30년의 영광을 뒤로하고 새로운 30년을 준비해야 한다”며 “회사의 모든 물적, 인적 자원을 이마트 본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 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의 영업기반이자 주요 성장 동력인 점포의 외형성장 계획도 내놨다. 한 대표는 “한동안 중단했던 신규 점포 출점을 재개하겠다”고 공언했다. 

여기엔 무리하게 온라인 투자를 확대하기보다는 회사의 모태인 오프라인을 제대로 살리는 게 옳은 방향성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성장세가 더딘 온라인 시장에서 신세계가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상위 경쟁자인 쿠팡과 네이버의 지배력은 여전하다.

신세계가 오프라인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지난해 조직 개편에서도 드러났다. 신세계는 지난해 11월 기존 전략실을 기능 중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한 경영전략실로 개편했다. 기존 지원본부와 재무본부 체제는 경영총괄과 경영지원총괄 조직으로 개편, 성과 창출의 최일선을 담당한다. 신임 경영전략실장에는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가 임명됐다.

관련업계에서는 경영전략실 조직 개편으로 신세계의 오프라인 본업 경쟁력 회복에도 가속이 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임 대표가 전략경영실장까지 겸하면서 스타필드 사업이 힘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 부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임 대표는 지난 2016년부터 신세계프라퍼티를 이끌며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를 성공적으로 키워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15일 스타필드 수원을 찾았다. ⓒ이마트

스타필드 건립 속도…“고객 일상 점유”

지난해 신세계 오프라인 투자의 중심이 이마트 리뉴얼이었다면, 올해는 스타필드 확대가 투자 중점이 될 전망이다. 

수많은 오프라인 매장 중 신세계가 스타필드에 공을 들이는 데는 복합몰 니즈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하나의 시설 안에서 먹고 즐기고 쇼핑하는 이른바 ‘몰링’(Malling) 문화는 유통업계의 대세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최근에도 몰링 수요는 식지 않는 모습이다. 일례로,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복합쇼핑몰 ‘더현대’는 ‘여의도에 백화점은 안 된다’는 공식을 보란 듯이 깼다. 지난 2021년 2월 26일 문을 연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은 오픈 2년 9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연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전체 영업 면적의 절반을 실내 조경이나 고객 휴식 공간으로 꾸미고, 자연 채광이 들어오는 천정 설계 등 기존 쇼핑몰에 없던 공간을 구현하면서 ‘핫플레이스’로 떠올랐고 MZ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는 “고객의 시간을 점유해야 한다”는 정 부회장의 생각과도 일맥상통한다. 실제 앞서 이마트도 몰과 마트의 장점을 결합한 공간으로 리뉴얼하면서 매출 증대 효과를 봤다.

이처럼 ‘원스톱 여가 즐기기’가 가능한 복합쇼핑몰은 미래 소비자층인 젊은 세대 유입에도 효과적이다. 실제 개장을 앞둔 수원 스타필드는 이를 반영한 색다른 공간을 선보이는 ‘스타필드 2.0’ 버전이다. 기존 가족 중심의 1세대 스타필드에서 한 차원 진화한 MZ세대 중심의 공간이라는 게 신세계 측 설명이다. 

실제 스타필드 수원에는 상권 최초로 들어서는 글로벌 프리미엄 패션 잡화와 해외 인기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킨다. 스타필드 최초로 신개념 스터디 카페도 문을 연다. 인스타그래머블 요소와 스터디존을 접목한 공간으로 잘파세대의 니즈를 반영할 계획이다. 공부 외에 동아리 소모임과 공모전 준비까지 가능한 멀티 퍼포먼스 공간도 제공해 1020 세대가 스타필드에 머물며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한다는 전략이다.

정 부회장이 새해 첫 현장 경영 장소로 스타필드를 찾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정 부회장은 지난 15일 스타필드 수원을 찾아 고객 맞이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신세계프라퍼티의 미래 성장 방향을 비롯해 올해 경영 전략을 논의했다.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 수원이 타깃 고객층으로 삼는 MZ세대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쇼핑이 더욱 친숙한 세대”라며 “스타필드 수원이 ‘다섯 번째 스타필드’가 아닌 첫 번째 ‘스타필드 2.0’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젊은 고객들이 힙한 매장에 와서 쇼핑도 하고 운동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런 게 우리가 고객 삶에 스며드는 것”이라고 하면서 “스타필드는 고객의 일상을 점유하겠다는 신세계그룹만의 ‘라이프쉐어’ 구상을 가장 잘 실현한 공간”이라고 했다.

특히 서울 외 수도권과 지방에서 복합쇼핑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스타필드의 성장 가능성을 높인다. 신세계는 스타필드 수원을 비롯해 스타필드 창원(2026년)·인천 청라(2028년)·광주(2030년) 등을 출점하면서 현재 4개인 지점을 오는 2030년까지 8곳으로, 두 배 늘릴 계획이다. 다만, 해당 지역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반발이 지속되고 있는 점이 부담인데, 상생협약을 얼마나 빨리 이루느냐가 사업 추진의 남은 숙제가 될 전망이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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