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비용 증가로 건설자재 ‘과소생산’”…“자재수급 법적 협의체 필요”
스크롤 이동 상태바
“재고비용 증가로 건설자재 ‘과소생산’”…“자재수급 법적 협의체 필요”
  • 정승현 기자
  • 승인 2024.02.05 21: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산연·건정연, ‘건설자재 수급 여건과 정책 개선방안’ 세미나
“최근 건설자재 시장 불안정 대외변수 추가”
“수주산업 특성상 자재가격 오르면 갈등 불가피”
“법적 협의체·시장예측체계 필요…관급자재 수급도 해결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승현 기자]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5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건설경기 변화에 따른 주요 건설자재 수요 동향 및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5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건설경기 변화에 따른 주요 건설자재 수요 동향 및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최근 건설자재업계에서 재고관리 비용 증가로 인해 자재 과소생산 경향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건설자재 비용 상승이 공사에 차질을 초래하고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만큼 자재수급 안정을 위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5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건설자재 수급 여건과 정책 개선 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건설경기 변화에 따른 주요 건설자재 수요 동향 및 전망’을 주제로 먼저 발표했으며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자재 수급 문제점 및 정상화 방안’을 중심으로 발표를 이어갔다.

먼저 박철한 연구위원은 최근 3년새 불안해진 건자재 시장은 대내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2021년 철강재 수급난은 2020년 건설사들이 대규모로 착공하는 경향이 나타난 이후 중국이 철강재 생산을 감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철한 위원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건설사들이 규제를 피하기 위해 공사에 대규모로 착수하면서 철강재를 중간상을 통해 조달했다”며 “중간상이 철강재를 추가로 수입해야 하는 조건에서 조강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중국이 생산량을 줄이는 바람에 철강재 공급난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시멘트 부족 사태와 관련해서는 시멘트 생산공정에 필수인 러시아산 유연탄 수입이 금지되면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박철한 위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산 유연탄 수입이 제한돼 시멘트 생산량이 줄면서 2022년 시멘트 수급난이 나타났다”며 “적정 재고량을 확보하지 않고 필요 물량만틈 생산해놓지 않아 2023년 두 번째 수급난이 발생했다”고 부연했다.

최근 3년간 건설자재 시장에서 과소생산 경향이 나타났다는 점도 짚었다. 박철한 위원에 따르면 시멘트와 골재는 2017년 이후 건설투자 물량과 비교해 10~15%가량 적게 생산됐다. 레미콘은 최근 들어 건설투자에 맞춰 생산되고 철근은 수급난 직전 물량을 크게 줄였다가 다시 늘렸다.

이에 대해 박 위원은 “건자재 생산비용뿐만 아니라 관리비용도 상승하다보니 자재업체가 재고량을 줄이려 노력한 것으로 분석한다”며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 실제 건설투자 규모보다 공사물량이 더 위축된 것으로 시장이 느낄 수 있는데다 부동산 침체를 건설경기 위축으로 오인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5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건설자재 수급 문제점 및 정상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5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건설자재 수급 문제점 및 정상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뒤이어 박선구 연구위원은 ‘건설자재 수급 문제점 및 정상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며 건설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사회적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선구 위원은 건설자재 가격으로 인한 갈등이 수주산업의 한계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수주하면 계약이 이뤄지는데 이후 가격인상에 대해 발주처가 제대로 보상하지 않으면 누군가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재비 상승의 파급효과로 발주자와 원도급, 하도급 사이의 갈등이 발생한다”며 “특히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조합과 시공사 사이의 갈등이 커지며 한국부동산원에 공사비 의뢰 건수가 연도별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박선구 위원은 건설자재 시장 정상화 방안으로 4가지를 제시하며 건설자재 수급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박 위원은 “그간 (건설자재 부족 사태를 겪으며) 유관기관들이 비공시적으로 수급 협의체를 여는 등 노력했지만 법적 근거가 없어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일회성으로 운영하는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건설업계가 수급협의체를 법적 근거를 두고 운영할 수 있게 하자”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국토교통부가 주관해 시멘트·레미콘 회사, 건설사, 전문가가 모이는 수급 협의체의 규정을 마련하고, 정부 관계부처 회의에서 물가안정을 위한 수급 및 가격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또한 공공기관 발주에 따라 조달청을 통해 공급되는 ‘관급 자재’의 수급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박선구 위원은 “LH 등 공공기관이 레미콘 수급에 문제가 있다는 불만을 제기한다”며 “레미콘이 제때 오지 않고 띄엄띄엄 오는 관행은 품질 저하로 이어지므로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수급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면 관급자재를 사급 자재로 전환할 수 있는 비율을 확대하자는 주장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자재시장 예측시스템 개선도 필요하다고 박선구 위원은 강조했다. 특히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연구가 앞으로도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또한 건설자재 시장에 관한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에 가격과 공급 추이를 파악하기 쉽도록 협회·단체 및 개별업체를 통한 ‘건설자재시장 정기조사’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조훈희 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교수는 주제발표 후 이어진 토론회에서 한국에서 건설산업 공사비용을 예측하는 체계가 개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영국은 국가 제도와 금리변화가 건설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재무부에서 공사비 지수를 예측한다는 점을 한국정부가 참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더해 “주요자재 5종류만 가지고 계산하는 공사비 추정 지수를 도입해 시장상황을 민감하게 파악하고 빠르게 예측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有備無患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