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송출수수료·매출 악화 겹악재…‘모바일’에서 답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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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송출수수료·매출 악화 겹악재…‘모바일’에서 답 찾는다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4.02.07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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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기준 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비율 65.7%…실적 역성장세
모바일 채널 확대…현대홈쇼핑 ‘쇼라’·CJ온스타일 ‘오픈런’ 운영
‘포노 사피엔스’ 젊은층 공략…상품군 확대, 숏폼 콘텐츠 선보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GS샵 ‘숏픽’. ⓒGS샵

TV홈쇼핑 업계가 매출 하락·송출수수료 인상 등 겹악재를 겪는 가운데 모바일 채널 확대에 드라이브를 건다.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는 모바일 채널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송출수수료 부담을 덜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홈쇼핑사들은 TV 시청률 감소와 송출수수료 인상 등으로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상태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의하면 TV홈쇼핑 7개사의 매출은 2020년 3조903억 원, 2021년 3조115억 원, 2022년 2조8998억 원으로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송출수수료는 매년 꾸준히 올라 2012~2022년 10년 동안 연평균 8%씩 증가했다. 2022년 기준 매출 대비 수수료 비율은 65.7%인데, 이는 100원을 벌면 65원 이상을 유로방송사업자에게 줘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TV홈쇼핑 회사들은 실적 개선 방안을 모바일에서 찾는 모양새다. 송출수수료 걱정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해를 거듭할수록 TV 등 전통적 매체보다 스마트폰 이용률이 높아져서다. 지난해 12월 방송통신위원회는 40~50대가 TV보다 스마트폰을 필수 매체로 인식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40대의 TV 이용 빈도는 76.6%, 스마트폰은 98.8%로 집계됐다. 50대는 TV가 86.0%, 스마트폰은 97.5%이다. 홈쇼핑 시장에서 4050 세대는 주 고객으로 꼽힌다. 

현대홈쇼핑은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채널 ‘쇼라’를 2018년부터 운영 중이다. 지난해엔 리브랜딩에 성공해 연간 주문금액 202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고정 팬층이 늘면서 1인당 월평균 주문금액이 36만5000원으로 껑충 뛰었다. 통상 TV홈쇼핑의 월평균 주문금액은 28만 원인 것으로 전해진다.

CJ온스타일도 지난해 10월 라이브커머스를 위한 유튜브 채널 ‘오픈런’을 개설했다. 인기 유튜버 등 크리에이터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라이브 방송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스탠좌’로 불리는 틱톡 팔로워 300만 명 크리에이터 쿠자와 협업해 스테인리스 제품을 판매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앞으로 여러 크리에이터와 협업해 신규 고객 유입을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이 MZ세대의 취미, 자기관리 수요를 반영한 상품 판매를 확대한다. ⓒ롯데홈쇼핑

‘포노 사피엔스’라고 불리는 젊은 층을 선제적으로 공략하는 전략도 있다. 포노 사피엔스는 휴대전화를 잘 다루는 인간이라는 의미로 MZ 등 젊은 세대를 일컫기도 한다. 이들이 4050 세대가 됐을 때를 생각하면 장기적으로 모바일 채널 강화는 홈쇼핑의 필수 과업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5일 젊은 층을 겨냥한 상품을 확대할 뜻을 밝혔다.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 채널 판매량 중 전년 대비 여행상품이 180%, 도서·교육이 120%, 스포츠용품은 20% 각각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20~40대 주문 건수가 30% 늘었다. 이에 젊은 층의 취미와 자기관리 수요를 반영한 상품을 기획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해 11월부터 30·40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생방송 ‘훈남들’을 선보이고 있다.

GS샵은 지난해 ‘숏픽’이라는 숏폼 콘텐츠를 내놨다. GS샵의 TV·라이브커머스 등 방송 영상을 1분 내외로 편집한 콘텐츠다.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젊은 층에게 TV보다 더 빨리, 더 많은 상품을 선보여 매출 증진으로 이으려는 계획이다.

그러나 모바일 채널을 강화한다고 해서 ‘탈(脫) TV’를 하는 것은 아니다. 모바일 채널이 TV 매출을 무조건 앞지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TV 방송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번의 TV 방송으로 많게는 수천억 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에 비해 모바일 라이브 방송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며, 주 시청자가 신규 유입보다는 팬층 위주로 형성돼 있어 ‘TV 방송’ 이라는 카드를 버리기엔 시기 상조라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이 익숙한 현 젊은 세대가 나이가 들었을 때를 바라보고 있다”면서 “앞으로 점차 모바일 시장이 성장될 것이라고 보고, 홈쇼핑들은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홈쇼핑 업계는 최근 수익성 개선을 위해 성과급 미지급, 희망퇴직, 송출수수료 협상 등 긴축재정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홈쇼핑은 최근 매출 하락으로 인한 적자를 근거로 지난해 경영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만 45살 이상 및 근속연수 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모집하기도 했다.

현대홈쇼핑과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위기 관리를 위해 수장을 교체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6일 한광영 영업본부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신세계의 경우 지난해 9월, 내부에서 ‘관리통’으로 불리는 이석구 대표를 새로 임명했다.

롯데홈쇼핑은 강남딜라이브와, CJ온스타일·현대홈쇼핑은 LG헬로비전과 송출수수료율를 놓고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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