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로, 인도네시아로’…신흥국에 기대 거는 韓 석유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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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로, 인도네시아로’…신흥국에 기대 거는 韓 석유화학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4.02.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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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석화 수출액 하락에 中 자급률 제고…“신시장 발굴 필요”
인도네시아 주목…‘현지 생산’ 롯데케미칼·‘영업 박차’ LG화학
高수요·低공급 인도 시장도 ‘눈길’…“지원 활용 시 기회 다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인도네시아 소재 롯데케미칼 타이탄 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소재 롯데케미칼 타이탄 파시르 구당(Pasir Gudang) 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최근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눈길이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으로 향하는 모습이다. 최근 수요 자체 해소에 나선 중국을 대신할 신시장 발굴 필요가 커지면서다.

 

석화 자급률 높이는 中…의존도 여전 석화 업계, 수출액 하락 직격


21일 업계에 따르면, 2023년(1월~12월) 국내 석유화학 제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15.9% 하락한 457억 달러로 집계됐다.

업계는 그간 비교적 글로벌 경기와 무관하게 성장을 거듭하던 국내 석유화학 성적이 지난해 하락한 까닭 중 하나로 중국향 수출 부진을 꼽고 있다. 국내 석화산업은 생산량 중 절반 가량을 수출하고 있는데, 가장 비중이 높은 수출국은 40% 안팎을 차지하는 중국이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등의 통계를 보면, 지난해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중국향 수출액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지난해 1~10월 기준 중국향 합성수지와 석유화학중간원료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억 달러, 7억 달러 줄어든 59억 달러, 35억 달러를 기록했다.

업계는 이 같은 대중국 수출 하락세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16년 7대 석유화학산업 기지 건설 등을 통해 석유화학산업 육성에 나선다고 밝히면서 석유화학 공장 대규모 증설에 나선 바 있다. 이미 일부 기초유분, 합성수지 등은 순수출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제품 수요가 회복되더라도 중국향 수출 물량을 이전 만큼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롯데케미칼·LG화학, 인도네시아 시장 투자 ‘박차’…인도 진출 기업에도 눈길


이에 따라 국내 업계는 ‘넥스트 차이나’를 찾는 데 골몰하고 있다.

우선 동남아시아 생산 거점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한 국내 기업의 투자가 눈에 띈다.

인도네시아는 2024년 경제성장률이 최대 5.5% 수준으로 전망될 만큼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석화 제품 수요의 절반을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영향력을 키울 여지가 남아있는 셈이다.

실제로 국내 기업의 인도네시아에 대한 영향력은 지속 높아지는 모습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부타디엔 고무(BR) 시장의 경우, 지난 2018년 대비 2022년 총 수입량은 40% 증가했고, 같은 기간 한국산 제품 수입량은 16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신시장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LG화학은 지난해 상반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지사를 판매 법인으로 전환했다. 그간 판매 지원에 그쳤던 역할을 직접 판매까지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롯데케미칼은 판매를 넘어서 현지 생산능력 제고에 나선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2025년 준공 및 상업생산을 목표로 인도네시아 찔레곤시에 대규모 석화단지 ‘라인(LINE)’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에틸렌, 폴리프로필렌(PP), 부타디엔(BD) 등 기초유분 중심으로, 총 39억 달러를 투자한다.

롯데케미칼은 해당 기초유분을 자회사 롯데케미칼 타이탄의 기존 폴리에틸렌(PE) 생산공장에 공급, 수직계열화를 완성한다는 목표다. 인도네시아 정부 역시 프로젝트 지원 TFT를 운영하는 등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인도 역시 신시장 가능성이 점쳐진다. 경제 성장으로 수요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반면, 공급은 부족해서다.

업계에 따르면, 인도는 에틸렌과 부타디엔 등 기초유분에 지원이 집중되면서 에틸렌 대비 SBR(합성고무 류), 에틸렌 대비 ABS(합성수지 류) 생산능력 비중이 각각 3%, 2% 등으로 낮다. 수입에 상당 부분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도 정부가 자국 제조업 유치 정책을 펼치고, 수입 제품에 대해선 반덤핑 조사 등에 나서고 있는 만큼 현지 진출 기업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가 들린다.

인도는 화학산업을 투자 유치 10대 타깃산업 중 하나로 지정하고, 화학 및 석유화학산업 투자지역(PCPIR) 등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거점 지역 중 하나인 구자라트주에는 이미 미국 다우 케미컬, 일본 미츠이 화학과 현지 기업 프라임 폴리머 합작사 등이 자리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엔 LG화학이 LG폴리머스인디아 등을 통해, 롯데케미칼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을 통해 인도에서 석화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한종원 KOTRA 뉴델리무역관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인도는) 가정 및 산업용 세정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공급량이 현저히 부족하다. 비료 생산이나 폐수처리 시 콘크리트 혼화제 등으로 쓰이는 질산칼슘도 대부분 수입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도 정부의 제도적 지원 및 급증하는 수요를 적절히 활용해 현지 진출을 목표한다면 기회는 다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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