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장인은 어떻게 일할까?’…프랑스 공방 그대로 옮긴 팝업 전시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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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장인은 어떻게 일할까?’…프랑스 공방 그대로 옮긴 팝업 전시 [르포]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4.05.25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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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27일까지 잠실서 전시 팝업 진행…세계 10번째로 서울 찾아
각 분야 장인 11명, 작업 과정 직접 시연…브랜드 전통 기술·철학 소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에르메스 인 더 메이킹’ 전시 팝업에서 에르메스 장인이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 에르메스
‘에르메스 인 더 메이킹’ 전시 팝업에서 에르메스 장인이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 에르메스

“실제 에르메스 장인들이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신기했어요. 유럽 공방을 통째로 옮긴 듯한 느낌이에요.”

에르메스가 프랑스 공방을 서울 잠실 한가운데 그대로 재현했다. 실제 장인 11명이 가방, 주얼리 등을 만들고 수선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여준다. 영감의 원천부터 재료와 제작 공법, 장인 손을 거치는 순간까지 제품이 탄생하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에르메스는 오는 27일까지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월드파크 잔디광장에서 전시 팝업 ‘에르메스 인 더 메이킹’을 진행한다. 1837년 브랜드 설립 이후 6대에 걸쳐 이어온 에르메스 장인 정신과 전통 기술을 대중에게 소개하려는 취지다. 해당 전시는 2021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시작, 한국에선 세계 10번째로 열렸다.

에르메스는 ‘명품의 명품’으로 유명하지만 그간 대중과의 큰 소통은 없었던 만큼 이번 전시에 대한 관심과 호응은 뜨거웠다. 24일, 평일 점심 시간대였음에도 전시장엔 200명 남짓 들어차 있는 모습이었다.

에르메스가 오는 27일까지 잠실 롯데월드타워 월드파크 잔디광장에서 전시 팝업 ‘에르메스 인 더 메이킹’을 진행한다. ⓒ 시사오늘 김나영 기자
에르메스가 오는 27일까지 잠실 롯데월드타워 월드파크 잔디광장에서 전시 팝업 ‘에르메스 인 더 메이킹’을 진행한다. ⓒ 시사오늘 김나영 기자

전시장에 들어서자 가죽 향기가 물씬 났다. 에르메스가 취급하는 주요 가죽들부터 이를 소재로 만든 제품들, 에르메스 옛 가죽 가방 등을 만날 수 있었다.

전시의 가장 큰 볼거리이자 주요작은 ‘장인’ 그 자체다. 가죽 세공, 제품 수선, 안장 제작, 잼스톤(보석) 세팅, 포슬린(자기) 페인팅 등 각 분야 장인 11명이 자신의 도구 가방을 직접 들고 와 작업 과정을 시연한다. 장인의 기술이 곧 에르메스의 자산이자 정체성이라는 자부심이다.

마치 에르메스 공방을 엿보는 듯했다. 에르메스에 따르면 회사는 장인 양성을 위해 매년 공방을 하나씩 짓고 있다. 지난해 4월엔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에 21번째 가죽 공방을 오픈했다. 지난해 말 기준 에르메스 소속 장인은 총 7300명이다.

전시 현장에서 스카프 장인은 투명한 필름에 정밀한 그림을 수작업으로 본뜨고 있었고, 시계와 보석 장인은 확대경을 끼고 수백 가지 작은 부품들을 섬세하게 조립, 제품을 완성해 나갔다. 장갑 장인은 가죽이 유연해지도록 늘리고 당기는 작업을 반복했다. 이들은 통역원을 통해 관람객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에르메스만의 제품 제작 기술을 열띤 모습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에르메스 인 더 메이킹’ 전시 팝업에서 에르메스 장인이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 에르메스

한 관람객이 하루 작업량을 끝내지 못 하면 야근을 해야 하냐고 장난스레 묻자, 장인은 “그렇진 않다. 지금 한국에서 저녁까지 일하니 적응이 안 된다”며 웃었다.

전시장엔 연령대와 성별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관람객을 만날 수 있었다. 친구와 함께 전시장을 찾은 20대 A 씨는 “에르메스 가방이 100% 수작업인 건 알고 있었지만 실제 장인들이 한 땀 한 땀 작업하는 모습을 두 눈으로 생생하게 볼 수 있어 신기했다”면서 “정말 넋 놓고 봤다”고 했다. 

40대 남성 B 씨는 “가죽공예를 좋아해서 에르메스라는 브랜드에 평소 관심이 많았다”며 “전시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신청했다. 작업 과정이 다르긴 달랐다”고 말했다.

관람객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에르메스 전통 기술로 직접 가죽에 바느질을 하거나 스카프를 제작해 볼 수 있다. 에르메스 말 안장에 앉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전용 포토존도 만날 수 있다.

부산에 거주하는 30대 C 씨는 “에르메스 전시를 한다고 해서 달려왔는데, 부산에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경험을 해 행복했다”며 “에르메스만의 가죽을 모두 직접 만져보고 여러 체험도 할 수 있어 즐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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