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한의 긴급진단> 호남의 한(恨)과 지역주의
스크롤 이동 상태바
<김재한의 긴급진단> 호남의 한(恨)과 지역주의
  • 김재한 국제경영전략연구소장
  • 승인 2014.06.05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재한 국제경영전략연구소장)

6.4 지방선거는 여‧야의 예상을 빗나가는 결과를 가져왔다. 국민들은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그 어디에도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충청권이 야당 광역단체장을 선택했지만, 대부분의 지역은 예전 그대로이다.

새누리당이 영남 광역 단체장을 독식하거나, 새정치연합이 호남 광역 단체장을 독식하는 등 지역주의는 여전히 잔존해 있다. 이런 문제를 청산하지 않는 한 우리 정치의 발전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선거 결과는 영남 유권자가 새정치연합 출신의 후보자와 야당 성향의 후보자에게 많은 투표를 한 반면, 여전히 호남의 지역주의 아성은  무너지지 않았다.

영남의 경우, 부산에서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가 50.9% 득표를 하고, 야권 성향 무소속 후보인 오거돈 후보가 49.3%를 얻는 박빙의 승부를 했다. 대구 또한 마찬가지이다. 대구는 새누리당 후보인 권영진 후보가 56.0%, 새정치연합 김부겸 후보가 40.3%를 득표하는 등 영남 유권자의 득표 성향 변화가 나타났다. 경남 또한 득표에 차이는 있지만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가 58.9%, 새정치연합 김경수 후보가 36.1%를 득표했다.

그러나 호남은 광주 윤장현 57.9% (무소속 강운태 31.8%), 전남 이낙연 78.0% (새누리당 이성수 12.5%), 전북 송하진 69.2%(새누리당 박철곤 20.5%) 등 새정치연합 후보자가 70% 내외의 압도적인 득표를 얻어 당선되었다.

부산, 대구 등 영남의 투표 결과,야권 성향의 후보자가 지역적 거부감을 극복하고, 박빙의 승부를 펼친 것에 비해, 호남의 경우는 광역 단체장 후보자가 누구든 간에 새정치연합 후보자가 당선되는 등 지역주의는 여전히 남아 있다.

광주시장에 당선된 새정치연합 윤장현 후보자의 당선 결과는 호남 유권자가 아직도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새정치연합에서 손학규 고문과 강운태 광주시장과 이용섭 의원 등이 ‘낙하산 공천’ 이라며 절차상의 하자를 지적한 윤장현 후보자가 60%(57.9% 득표)에 육박하는 득표로 상대 후보인 무소속의 강운태 현 시장을 물리친 것에서 잘 나타난다.

호남과 기존 정당인 민주당에 대한 기여도가 전혀 없는 후보이자, 선거를 채 한 달 정도 남겨놓은 시점에 양당 합당에 의해 새정치연합에 입당한 윤장현 후보가 김한길‧안철수 공동 대표의 낙하산 밀실 공천 시비에도 불구하고 상대 후보를 압도적으로 눌렀다.

우리 정치의 발전은 호남 유권자의 변화와 성숙에 달려 있다. 호남 스스로가 새정치연합(민주당)의 아성 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우리 정치가 발전하고, 호남의 미래가 달라진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후 이어온 호남의 한(恨)을 청산해야 한다. 호남 유권자의 새정치연합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는 이제 바뀌어져야 한다. 인물에 대한 평가와 선택 없이 정당(새정치연합)을 보고 계속 찍는다면 우리 정치 발전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게 되면 호남은 우리 정치의 영원한 사각지대가 되고 만다.

또한 새누리당도 호남의 인물을 키워야 한다. 호남 유권자가 변할 때까지, 마음이 바뀔 때까지 노력해야 한다. 그것은 호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정치의 발전을 위해서다. 인물 됨됨이 호남 유권자의 호감을 얻지 못하는 상태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국민화합의 시대를 물려주어야 할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