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라도 팔아야…" 빙수전문점의 혹독한 겨울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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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라도 팔아야…" 빙수전문점의 혹독한 겨울나기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6.12.20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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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 상실 우려에도 생존 위해 울며겨자먹기 이색메뉴로 몸부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설빙 팬 디저트 시리즈와 서울 마포 커피식스미니-쥬스식스 복합매장 내부 ⓒ설빙·KJ마케팅

생과일주스·빙수 전문점들이 비수기인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주력 메뉴와는 차별화를 둔 피자나 핫도그 등 이색 메뉴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주력메뉴와 동떨어진 신메뉴가 브랜드 정체성을 잃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 여름 돌풍을 일으킨 쥬씨, 쥬스식스 등과 같은 저가 생과일주스 브랜드와 설빙 등 빙수전문점은 최근 디저트와 겨울음료 등 메뉴 다양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표 메뉴가 계절성이 짙은 만큼 겨울 비수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쥬씨는 여름 성수기가 끝난 뒤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20일 쥬씨에 따르면 쥬씨는 지난 8월 창업설명회를 중단했다. 매장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데다 비수기인 겨울시즌 외형 확장보다는 내실 다지기가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쥬씨는 지난 2010년 사업을 시작했고 지난해 5월 숙명여대점을 시작으로 가맹점 모집에 돌입했다. 이후 지난해 말 280여개 매장에서 올해 가맹점 모집 2년도 안돼 800호점을 열었다. 특히 전체 매장의 절반 이상이 올해 문을 연 만큼 첫 겨울 맞이에 대한 고민이 깊었을 것으로 보인다. 

쥬씨가 선택한 겨울나기 방안은 디저트 강화다. 쥬씨는 지난 10월 말 핫도그전문매장 ‘팔팔핫도그’를 도입했다. 숍인숍 형태로 운영되며 핫도그는 즉석으로 반죽하고 튀긴다. 현재 공식적으로 집계된 바로는 전국 10여개 매장 내에서 운영 중이다. 이밖에 ‘마약핫도그’도 사이드메뉴로 판매하고 있다. 

테이크아웃 주스전문점 쥬스식스는 브랜드 론칭부터 비수기 대비를 위해 커피전문점 커피식스 미니와 병합된 복합매장을 내세웠다. 

쥬스식스는 지난해 10월 론칭 이후 현재 300개 매장을 돌파했으며 두 브랜드가 복합된 형태의 매장 수는 전체 매장의 70% 이상이다. 주스 비수기에는 커피 위주로 판매해 매출을 꾸준히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과일라떼와 머핀 등 겨울 시즌 메뉴도 다양화하고 있다. 

설빙은 팬 디저트 시리즈로 지난달 치즈떡볶이 피자에 이어 지난 15일 까르보나라 떡볶이피자를 선보였다. 분식 등의 퓨전음식 출시로 객단가를 높이는 동시에 ‘코리안 디저트’라는 브랜드 콘셉트를 살리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치즈떡볶이 피자를 출시한 이후 매출은 전년 대비 20% 가량 올랐다. 설빙은 치즈떡볶이 피자를 내놓은 첫 주말인 지난달 5일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8.1% 신장했으며 출시일로부터 열흘간(11월 4~13일) 전체 매출 상승률은 20.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들 업체가 무더위 수요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만큼 겨울철 매출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한 빙수전문점 가맹점주들에 따르면 매출은 가을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겨울철에는 성수기에 비해 50~80%까지 감소한다. 

더욱이 반짝 인기를 업고 매장이 짧은 시간 내 우후죽순 생긴 데다 브랜드 이미지와 차별화를 둔 메뉴를 판매할 경우 정체성도 희미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빙수전문점에서 피자를 파는 모습에 많은 소비자가 처음엔 낯설어한 만큼 이색 메뉴 도입은 정체성 상실이라는 위험 부담도 따른다”며 “또한 이들 업체가 프랜차이즈 사업 형태인 만큼 비수기 시즌 본사의 적절한 대비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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