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에 달고 휴대폰에 꽂고…‘화장품 액세서리’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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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에 달고 휴대폰에 꽂고…‘화장품 액세서리’가 뜬다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4.04.29 1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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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과 패션이 만났다…립 케이스·립밤 키링 등
젊은층 ‘꾸미기’ 문화…“각자 개성 드러내는 수단”
전문가 “소비자 ‘결핍’ 포착·고물가 소비심리 작용”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로드(Rhode) 립케이스. 자사 제품 ‘펩타이드 립 틴트’를 휴대폰 케이스 뒷면에 수납할 수 있다. ⓒRhode 인스타그램 갈무리

“키링 받고 싶어서 화장품 샀어요.”

뷰티브랜드가 화장품에 실용성을 더한 ‘액세서리’로 고객몰이에 한창이다. 제품을 가방에 매달거나 휴대폰 케이스에 수납할 수 있다. 소비자의 ‘결핍’을 ‘꾸미기’ 문화에 접목한 새 마케팅 방식이다.

29일 유통가에 따르면, 최근 화장품업계는 화장품을 가방이나 휴대폰에 수납할 수 있는 ‘액세서리’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색조브랜드 퓌(Fwee)는 올해 1월 더현대서울에서 팝업을 열고 ‘립앤치크 푸딩팟’을 구매하면 제품을 소분한 키링을 증정했다. 해당 행사로 퓌는 ‘더현대 대란템’이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초도물량 완판, 글로벌 시장에서도 ‘직구템’으로 떠올랐다.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키링을 갖고 싶어서 사게 됐다’, ‘사실 모두 키링 때문에 팝업을 찾을 것이다’라는 평이다. 키링은 ‘증정품’이지만 이를 갖기 위해 본품을 구매할 정도라는 얘기다. 

퓌뿐만이 아니다. 어뮤즈, 탬버린즈, 키엘 등 유명 뷰티브랜드들은 제품을 가방에 달 수 있는 ‘키링 액세서리’를 앞다퉈 선보였다. 립밤이나 작은 화장품을 키링형 케이스에 보관하는 것이 특징이다.

해외도 비슷한 상황이다. 로드(Rhode)는 립글로스를 수납할 수 있는 휴대폰 케이스 ‘립케이스’를 선보이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자사 제품인 ‘펩타이드 립 틴트’를 케이스 뒷면에 끼울 수 있는 디자인이다. 이 제품은 출시한지 30분도 안 돼 전량 품절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한국 직배송이 안 되는 상품이라, 배대지(배송대행지)를 이용해 구매했다”면서 “빠르게 품절되는 것을 알기에 미국시간으로 알람까지 맞춰놓고 재입고를 기다렸다가 새벽에 주문했다”고 전했다.

화장품에 키링케이스를 접목한 제품들. 시계방향으로 프레시안(왼쪽), 어뮤즈, 탬버린즈, 시미헤이즈뷰티, 키엘, 퓌. ⓒ각사 SNS 및 홈페이지 갈무리

최근 뷰티업계에 불어닥친 ‘액세서리 트렌드’는 젊은층 위주로 퍼진 ‘꾸미기’ 문화에서 기인했다. 꾸미기 문화는 각자의 개성에 맞게 기성품을 변형시켜 정체성을 드러내려는 현상이다. 이를 배경으로 ‘백꾸(가방꾸미기)’, ‘폰꾸(폰꾸미기)’와 같은 신조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관련 상품 매출 또한 크게 올랐다.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에 따르면 올해 1~3월 키링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600% 늘었다. 또 다른 패션 플랫폼인 에이블리 역시 동 기간 ‘가방꾸미기’ 검색량이 425%, 키링 주문은 140%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에이블리는 검색 데이터를 분석해 올해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꾸미기’를 꼽았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소비자들의 결핍을 포착한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손이 자주 가지만 잃어버리기 쉬운 화장품의 문제점을 인식해 소비심리를 자극했단 것이다. 여기에 장기화되는 고물가 기조가 화장품 액서세리 유행을 증폭시킨단 목소리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립밤이나 립글로스는 시시때때로 빈번하게 사용하는 제품”이라면서 “자주 손이가지만 잃어버리기 쉬운 소비자의 사용과정에서 ‘결핍’과 문제점을 포착해 만든 아이디어”라고 분석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제 상황이 안좋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비싼 가방을 사는 대신 키링으로 만족감을 얻는 경향이 커졌다”며 “뷰티브랜드들 역시 이런 유행을 제품에 접목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담당업무 : 의약, 편의점, 홈쇼핑, 패션, 뷰티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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