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우리금융' 잡자…'우리-하나' 사활건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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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우리금융' 잡자…'우리-하나' 사활건 싸움
  • 황철희 기자
  • 승인 2010.11.10 1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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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주주 컨소시엄' vs 하나금융 '해외 투자자 유치'
지난달 30일 정부의 우리금융지주 매각 공고 발표 후 민영화 작업이 본격화된 가운데 인수 후보들의 움직임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10일 우리금융, 하나금융 등 금융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금융 인수 후보로는 과점 주주 컨소시엄을 추진 중인 우리금융과 인수·합병을 추진중인 하나금융지주 등 2곳이 유력하다.
 
정부는 오는 26일까지 우리금융 입찰 참가 의향서를 접수한 뒤, 다음달 10일부터 예비입찰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후보자들은 투자자 모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금융, 사주조합 통해 주도권 확보 계획
 
우리금융그룹은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우리금융 민영화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지난달 IMF 총회에 참석한 우리은행 이종휘 행장이  "만일 하나지주와 합병이 추진되도 그 주체는 우리금융이 돼야 하며 제3 법인이 탄생하면 김승유 하나금융지주회장은 물러나야 한다"고 작심한 듯 발언한 것도 우리금융사주조합을 통한 민영화를 의중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은 정부(예금보험공사)의 우리금융 지분 56.97% 대부분을 4~5곳의 과점주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전량 인수하는 '독자민영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지분 전부(56.97%)를 인수할 때 필요한 금액은 약 7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우리금융은 인수대금을 연기금과 국내 대기업, 해외 사모투자펀드(PEF), 해외 기업 또는 금융회사(15%), 은행 거래고객(10%), 우리사주조합(5%) 등을 통해 구성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금융 계열사 임직원들도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약 6%의 지분(7000억원 가량) 인수에 동참할 것으로 보여진다.
 
우리사주조합은 우리금융 산하 전체 직원 2만5000여명 중 1만9000여명(우리투자증권.우리파이낸스, 경남, 광주은행 제외)으로 구성돼 있다.
 
우선 직급별로 예상금액을 만들어 임직원들에게 우리사주 매입을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직급별 잠정 예상금액은 부행장급 1억2000만원, 단장 1억1000만원, 본부장 9000만원, 소속장 5500만원, 관리자급 4500만원, 일반 행원에서 차장급은 1000만∼3500만원 등의 금액을 참여할 것을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매입여부는 직원들이 결정하기 때문에 실제 매입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직원들의 매입규모가 적을 경우 우리사주조합은 6% 이상 지분을 매입해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참여 금액 또한 증가할 것으로 보여진다.
 
조합측은 "가급적 강제성이 없도록 추진할 예정이며 금액 사정에 따라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투자자금을 대출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당 매입단가는 가격 경쟁력을 위해 일정 비율 이상의 할증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우리사주조합 모집은 물론 대기업, 외국계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외국계 투자자들 중 사모투자펀드(PEF)도 우리금융 민영화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회장도 우리금융이 주체가 된 민영화에 발벗고 나섰다. 
 
이 회장은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 맞춰 방한하는 글로벌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면담을 갖고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한 투자 유치에 나서는 등 우리금융 민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나금융 '해외 투자자 유치에 안간힘'
 
우리금융 민영화에 가장 유력한 후보인 하나금융은 최근 1대 주주인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보유 지분을 모두 팔고 나가자 주가가 급락하는 등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과의 합병 추진에 차질을 빚는 게 아닌가 하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하나금융측은 우리금융 인수를 위한 자금 확보에는 별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은 이달 들어 자문사 선정에 나서고, 투자은행(IB)들로부터 투자 유치와 관련한 아이디어를 받는 등 인수작업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또한 연기금이나 해외 투자자 등을 재무적 투자자로 끌어들여 우리금융 지분 중 일부지분을 매입 후 합병하는 방식을 계획하고 있다.
 
하나금융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예보 지분 절반가량을 매입하기 위한 인수자금 마련이다. 
 
하나금융은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하는 등으로 자금을 마련해 정부 지분 56.97% 가운데 최대 50%(3조5000억원) 지분을 매입하고 나머지 지분은 지분 맞교환 방식을 통해 해결한다는 방식이다.
 
최근 3000억원 규모의 하나대투증권 사옥매각과 3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채권 발행도 자금 마련 차원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측은 "인수자금에는 6조~7조원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데, 3000억원이 안 되는 건물 매각자금은 인수자금 확보라 하기에도 미흡하다"며 합병 연관설을 일축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 인수에 대해 새로운 인수대상자가 나오지 않는 것을 고려하면 하나금융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며 "하나금융은 앞으로 해외에서 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해 자금 확보를 해야 할 것이고 우리금융은 투자자를 제대로 확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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