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는 건 다했다’ 한국마사회 다음은…馬산업의 마지막 구원투수 ‘온라인 마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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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는 건 다했다’ 한국마사회 다음은…馬산업의 마지막 구원투수 ‘온라인 마권’
  • 김병묵 기자
  • 승인 2020.09.03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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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직격탄 대위기 속 '동아줄' 급부상
2009년 갑작스런 폐지…美·日선 운영 중
김승남 “부작용 최소화 가능” 개정안 발의
마사회 “법만 마련되면 1~2주내 발권시작”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병묵 기자]

ⓒ뉴시스
한국마사회가 1일 비상경영에 들어가면서 대한민국 말산업 전체가 위기에 처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선 지난 2009년 폐지된 '온라인 마권'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지난 6월 21일 오전 경기 과천 서울경마장에서 관중 입장이 금지된 예시장을 돌고 있는 경주마들. ⓒ뉴시스

온라인 마권이 위기의 말(馬) 산업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말 산업 최후의 보루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마저 1일 비상경영에 들어가면서 3조 4000억 원에 달하는 경제효과와 약 2만3000명에 달하는 말 산업 종사자들의 미래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이에 업계 안팎에선 지난 2009년 폐지된 '온라인 마권'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마사회는 1일부터 전 직원 휴업을 시행하고, 서울과 부산경남, 제주 등 3개 경마장에서 시행 중이던 무고객 경마를 잠정 중단했다. 앞서 지난 2월 23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차원에서 경마를 중단한 뒤, 붕괴되는 말산업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써 오던 마사회가 사실상 백기를 든 것이다.

이날부터 마사회의 모든 직원들은 업무 공백 최소화를 위해 교대 휴업의 형태로 운영된다. 이미 마사회는 경상 비용 35% 절감 등 우선적 조치를 취한 바 있으며, 노동조합 등 관련단체와의 협의를 거쳐 경영정상화를 위한 추가적인 자구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알려졌다.

올 8월 말 기준 마사회의 매출 손실액은 약 4조 원으로, 연간 약 6.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금년도 매출액은 전년대비 87%가 감소하여 매년 납부하는 국세·지방세 또한 약 1조 원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마사회는 말 산업 관계자들에게 생계자금을 무이자로 대출해 주고, 입점업체 임대료를 면제해 주는 등 말 산업의 존속을 위해 시쳇말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해왔다. 말 산업의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보유 재원을 활용한 무관중 경마를 지난 6월 19일부터 진행해왔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재확산과 함께 재개장의 기약이 없어지면서 결국 허리띠를 졸라맸다. 마사회의 2일 발표에 따르면 올 8월말 기준 마사회의 매출손실액은 약 4조 원으로, 전년대비 87%가 감소한 수치다. 한국전쟁 이후 최초의 적자가 가시화됐다.

이와 함께 약 1조 원에 달하던 세수도 '펑크'가 날 전망이다. 마권 판매액의 16%(레저세10%, 지방교육세4%, 농어촌특별세2%)가 세금이다. 지난 2012년 마사회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에 이어 납세실적 3위(1조 4650억 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엔 최소 1조 원 이상의 세금을 납부할 수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온라인 마권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온라인 마권은 지난 1996년 도입됐다가, 법제처가 한국마사회법이 '경마장 외에서의 마권 발매는 불법'이라고 유권해석을 내리는 바람에 2009년 폐지됐다. 현재 온라인 마권은 경마장, 그리고 장외발매소 내에서만 발매할 수 있게 돼 있다.

그러나 한국을 제외한 해외 대부분의 나라들은 온라인 마권을 발매 중이다. 미국·프랑스 등은 코로나 직격탄 속에서도 온라인 마권 발매를 통해 말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했고, 정상화를 위한 시동을 건 곳도 있다. 심지어 온라인 마권 매출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오히려 일본경마(JRA)의 상반기 매출이 1.5%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코로나19로 인해 경마가 중단된 나라에선, 한국의 무고객 경마 영상을 수입해 틀어주는 웃지못할 상황이벌어지고 있다. 마사회에 따르면 관중없이 연 132개 경주 영상이 영국·호주 등 8개 나라에 팔렸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언급된지는 꽤 됐지만 사행성 등을 이유로 만지작거리기만 해온 '온라인 마권'카드가 사실상 유일한 구원투수가 된 상황이다. 업계 뿐 아니라 정치권도 두 팔을 걷어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김승남(전남고흥보성장흥강진) 의원은 지난달 24일 온라인 마권 발매 허용을 골자로 하는 한국마사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매출 총량 초과 시 마권발매 일시 중단, 장외발매소 축소 등을 통해 (사행성 논란 등) 우려되는 부작용들을 최소화 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의 개정안엔 동료 의원 14인이 함께 발의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당을 초월해 이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국회 안팎에서 높게 난다. 이명박 정부의 초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미래통합당 정운천 의원도 24일 "마사회 상황이 어려운 만큼 빨리 온라인 경마를 대안으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 의원실 관계자는 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상임위 등에서 적극적 어필을 하고 있고, 법안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만약 해당 법안이 통과된다면 마사회와 말산업은 일단 숨통을 틔우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사회는 빠른 시일 내 온라인 마권 발매를 자신하고 있다.

마사회의 한 핵심 관계자는 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미 장내에서 모바일 발권은 가능한 상태였기 때문에, 법적 근거만 마련되면 거의 바로 온라인 마권을 도입할 수 있다"며 "기껏해야 1~2주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또한 이날 "지금 당장도 중요하지만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데, 온라인 마권이 도입되면 위험을 무릅쓰고 관객을 입장시키거나, 경마장 내 확진자 발생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면서 "또한 오히려 본인인증과 금액 제한 등으로 인해 과도한 사행성·과몰입 예방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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