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투자 계속…쿠팡, 택배시장도 접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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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투자 계속…쿠팡, 택배시장도 접수하나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0.11.03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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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사업자 신청서 제출…판도 변화 불가피
풀필먼트 서비스 확대…물류 기업으로 진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쿠팡 이미지] 쿠팡 잠실 신사옥_2
쿠팡 잠실 신사옥 ⓒ쿠팡

물류 시스템과 배송인력 확대에 통 큰 투자를 이어온 쿠팡이 택배 사업에 도전장을 냈다. 특히 3조 원에 달하는 누적 적자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투자로 이커머스 시장을 잠식해온 쿠팡의 경영 특성상 향후 택배시장도 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로켓배송 확대를 위해 지난달 14일 국토교통부에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 신청서를 제출했다. 다양한 배송서비스 도입과 확대를 통해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쿠팡이 택배 사업자로 인정되면 직매입 제품 외 외부 업체들의 제품도 배송할 수 있게 된다. 앞서 쿠팡은 자체 배송 물량이 많아 외부 택배 업무 처리에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 지난해 8월 국토교통부에 택배사업자 자격을 반납한 바 있다. 

쿠팡은 고객 경험 극대화와 배송기사의 근로조건 개선 등이 택배사업에도 적용될 경우 불합리한 근로조건으로 지적을 받아온 택배업계가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팡의 경우 다른 물류회사와 달리 택배기사(쿠팡친구)를 직고용하고 있다. 이번에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새로운 택배기사들 역시 쿠팡친구처럼 직고용을 통해 주 5일 근무, 4대보험 적용, 15일 이상의 연차, 퇴직금 등을 지급하고 분류작업을 위한 전담 배송인력도 고용한다는 계획이다.

쿠팡 측은 “이번 신청이 받아들여진다면 새로운 택배사(CLS)의 배송기사도 쿠팡친구(쿠친)들과 동일한 근로조건이 적용된다”고 말했다. 쿠팡 자체 배송인력인 쿠팡친구는 직고용, 주 5일, 52시간 근무, 4대보험 적용, 차량, 유류비, 통신비에 15일 이상의 연차, 퇴직금 등을 지급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택배 시장은 CJ대한통운이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 뒤이어 한진택배(13%), 롯데글로벌로지스(13%), 로젠택배(7%) 등이 경쟁을 펼치는 상황이다.

쿠팡이 택배사업자 자격을 얻게 되면 국내 택배업체들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금까지 쿠팡이 추구해온 사업 방식을 보면 더욱 그렇다. 쿠팡은 일단 외형 성장에 집중해 몸집을 불린 뒤 ‘규모의 경제’로 비용을 줄여나가는 일명 아마존식 전략을 취하고 있다. 적자는 신경 쓰지 않고 투자를 최우선으로 시장을 잠식해가는 전형적인 승자독식형 사업 모델이다.

실제 쿠팡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7조1530억 원, 영업손실 720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무려 64.2%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전년(1조1279억 원)보다 약 36% 줄었다. 특히 쿠팡이 지난해 처음으로 적자 규모를 줄여 업계에서는 쿠팡의 아마존식 경영이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동시에 이른바 ‘계획된 적자’를 감수하고 기술개발과 물류 인프라 투자를 감행하면서 현재 쿠팡의 물류망은 전국적으로 확대됐다. 최근 2년간 물류센터와 혁신 배송시스템 등에 투자한 금액만 4850억 원에 달한다. 올해 들어서는 대전광역시, 충청북도 음성, 광주광역시, 경상북도 김천 등 4곳의 첨단 물류센터 건립을 발표했다. 수도권에서 나아가 전국을 ‘로켓배송’ 생활권으로 잇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쿠팡의 택배사업자 도전을 두고 ‘풀필먼트(Fulfillment)’ 서비스 등 3자 물류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움직임으로도 해석하고 있다. 풀필먼트는 입점 판매자의 배송·포장·재고 관리를 대행해 주는 서비스로, 현재는 쿠팡이 입점 판매자의 상품을 매입하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쿠팡이 택배 사업자 자격을 확보하면 상품을 매입하지 않고도 배송이 가능하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쿠팡이 물류 센터를 확장하고 있고 택배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경쟁 심화에 따른 중장기 택배 가격 인상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면서도 “쿠팡이 단기간 내 대규모 외부 택배 물류를 확보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며 풀필먼트 서비스를 보완하고자 택배 사업 자격을 신청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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