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K-라면…삼양·농심 수출경쟁도 ‘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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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K-라면…삼양·농심 수출경쟁도 ‘활활’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0.11.04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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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볶음면’ 앞세운 삼양식품, 수출 전용 신공장 착공
농심, ‘신라면’·‘짜파구리’로 올해 역대 최대 해외매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시민들이 라면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올해 한국 라면 해외 매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라면 수출 양대산맥인 농심과 삼양식품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세계적으로 한국 라면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수출 경쟁에 불을 붙이는 모양새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올해 농식품 전체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55억1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중 라면의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6.3% 38.5% 늘면서 농식품 수출 증가세를 주도했다. 실제로 라면은 지난 9월 누계 4억5600만 달러 규모가 수출돼 지난 2015년 2억1900만 달러에서 5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하는 등 올해 역대 최대 수출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면 수출 증가세는 코로나19 이후 장기보관이 가능한 비상 식품이라는 특성과 함께 가정 내 간편식 소비가 늘어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또한 중국, 일본, 동남아 중심으로 매운 볶음면 등 매운 라면의 인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한류 확산으로 유럽, 미국 등에서도 한국산 라면에 대한 인지도가 향상됐다.

국내 라면 수출 선봉에는 삼양식품과 농심이 서 있다. 삼양식품은 해외에 수출되는 한국 라면 중 절반 가량을 책임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삼양식품은 수출이 대폭 늘면서 한국 라면 수출에서 삼양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51%로 증가했다. 특히 ‘불닭볶음면’의 해외 인기가 계속되면서 내수보다 수출 비중이 큰 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불닭브랜드의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2015년 300억 원에서 지난해 2727억 원으로 4년 만에 9배 증가했다. 삼양식품은 앞서 지난 2분기에도 수출액 1089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6% 성장세를 보였다. 분기 사상 첫 1000억 원 돌파였다.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지역은 중국과 미국으로, 코로나19로 급증한 수요와 함께 해외 유통망 강화에 따른 적극적인 수출 확대 정책에 힘입어 전년 대비 매출이 각각 75%, 145% 늘었다.

최근에는 수출 전진기지로 조성될 밀양 신공장의 첫 삽을 뜨면서 본격 수출 전진기지 육성에 나섰다. 수출 제품 생산을 전담하게 될 밀양공장은 총 2000억 원을 투입해 오는 2022년 초 준공을 목표로, 연면적 6만9801㎡에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로 세워질 예정이다. 면·스프 자동화 생산라인, 수출 전용 생산라인 등이 구축되며 완공 시 연간 최대 6억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라면 생산량은 기존 원주, 익산공장의 12억개에서 18억개로 늘어난다.

농심은 최근 어느 때보다 해외시장 성장이 가파르다. 농심은 올해 해외 총 매출이 전년 대비 24% 성장한 9억 90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며 영화 속 주요 장치로 활용된 메뉴, 일명 ‘짜파구리’(짜파게티와 너구리의 합성어)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 관심이 급증한 덕분이다. 이밖에 신라면 판매 증가와 코로나19 영향까지 호재로 작용하며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이를 발판으로 농심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가 최근 발표한 세계 라면기업 순위에서 5위에 등극했다. 지난해 한국기업으로는 최초로 5.3%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으며 올해는 5.7%의 점유율로 6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며 5위 수성이 확실시된다.

농심의 세계 라면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농심은 2017년 5.0%의 점유율을 3년 만에 5.7%로 끌어올렸다. 올해 농심은 점유율 3위인 인도네시아 인도푸드와의 점유율 격차가 1.8%p이고 최근 공격적인 글로벌 사업 행보로 볼 때 수년 내 세계시장 3위 자리까지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신라면과 신라면블랙의 판매 호조와 미주지역 전체를 아우를 미국 제2 공장 가동이 예정돼 있어 이 같은 전망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문경선 유로모니터코리아 총괄연구원은 “코로나19 로 해외에서 라면수요가 늘어났는데 농심이 이 기회를 잘 살려 각국 시장을 깊숙이 파고들었다”며 “이러한 움직임은 라면이 전형적인 일본과 중국의 음식이라고 알고 있던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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