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 체제 굳히는 농심…오뚜기 추격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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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주 체제 굳히는 농심…오뚜기 추격 ‘주춤’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0.02.24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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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시장점유율 상승세 전보다 꺾여
농심, 신제품 안착에 해외시장 적극 공략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김유종
농심이 최근 상승세를 타면서 독주 체제를 굳히는 분위기다. ⓒ김유종

라면업계 부동의 1위 농심의 독주 체제에 가속이 붙고 있다. 최근 ‘기생충’ 효과로 해외시장에서 제품 판매에 탄력을 받고 있는 데다 국내에서도 경쟁사들의 추격이 주춤해지면서 점유율을 바짝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한때 상승세를 탔던 오뚜기도 최근 기세가 시들해져 농심의 아성은 당분간 견고할 전망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농심과의 점유율 차이를 좁혀가던 오뚜기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정체 상태다. 오뚜기는 과거 10%대의 점유율을 유지했지만 지난 2014년 이후부터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오뚜기 점유율은 △18.3% △24.5% △25.6%를 기록했고, △2017년에는 25.8% △2018년에는 28%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오뚜기가 가져온 점유율 대부분은 기존 농심 점유율이다. 오뚜기 점유율이 치고 올라갈 당시 농심의 60%대 점유율도 깨졌다. 한때 68.9%에 달했던 농심 점유율은 △2014년 64.3% △2015년 61.5% △2016년 55.2%로 주저앉았고 이후 50%대 점유율을 유지 중이다.

당시 오뚜기는 업계 내 적은 비정규직 비율, 창업주인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의 기부 활동, 함영준 회장의 상속세 전액 납부 등의 사실이 알려지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착한 기업으로 회자되기 시작했다. 신을 뜻하는 갓(God)과 오뚜기를 합친 단어인 ‘갓뚜기’라는 애칭까지 붙을 정도였다. 타 라면업체들이 가격을 줄줄이 올리는 중에도 오뚜기는 11년째 대표제품 ‘진라면’ 가격을 동결하면서 지지를 얻은 영향도 컸다.

하지만 최근 오뚜기의 점유율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오뚜기의 지난해 3월 기준 시장점유율은 25.2%, 6월 기준 점유율은 24.8%, 9월 기준 점유율은 26.2%로 기존 28%의 점유율 이상으로는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내놓은 신제품 인기가 상대적으로 지속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농심은 지난해 초 선보인 ‘신라면 건면’이 꾸준히 잘 팔리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스테디셀러의 리뉴얼 제품들도 시장에 안착 중이다. 일반 라면의 약 70% 수준으로 칼로리를 낮춘 신라면 건면은 출시 250일만에 5000만봉 판매를 돌파했다. 지난달 너구리 브랜드 한정판으로 내놓은 ‘앵그리 RtA’도 불과 2주 만에 400만개 넘게 팔려나갔다. RtA는 한글 ‘너구리’를 뒤집은 채 읽은 표기로, 너구리를 즐겨 먹지만 한글을 읽지 못하는 외국인들이 지어낸 별칭이다.

국내 시장에 치중하고 있는 오뚜기와 달리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다는 점도 잠재적인 경쟁력이다. 최근에는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휩쓴 영화 기생충 후광까지 입으면서 연일 주가 상승 중이다. 특히 기생충에서 짜장라면 ‘짜파게티’와 라면 ‘너구리’를 섞어 먹는 일명 ‘짜파구리’가 영화 속 메시지를 전달하는 주요 장치로 등장하면서 해외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농심은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직후 자사 유튜브 채널에 짜파구리 조리법을 11개 언어로 소개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최근에는 세계 각국의 영화관에서 짜파게티와 너구리 제품을 나눠주며 짜파구리 홍보에도 나서고 있으며 향후 아예 짜파구리 컵라면 제품을 미국에 선보이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공략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지난 1971년 미국 라면 수출로 해외시장에 첫 발을 내디딘 농심은 1994년 미국에 최초 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인 해외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월마트, 코스트코, 크로거 등 현지 대형 유통사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지난 2018년에는 미국 내 주류시장이라 불리는 메인스트림(mainstream) 매출이 아시안 매출을 앞지르기도 했다. 농심은 오는 2021년 말 미국 제2공장을 가동해 오는 2025년까지 미주지역에서 현재의 2배가 넘는 6억달러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심의 주요 라면 브랜드가 동시에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며 “대형 신제품이 부재한 최근 라면시장에서 메인제품 비중이 높은 농심의 제품 포트폴리오가 부각되는 상황으로, 기생충이 해외에서의 농심 제품 마케팅 포인트로 이어지고 있어 중장기 성장동력 구축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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