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종로, '홍사덕·정세균'보다 '박근혜' 애끓는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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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 종로, '홍사덕·정세균'보다 '박근혜' 애끓는 사연
  • 윤진희 기자
  • 승인 2012.04.02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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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재밌게 보는법 ③> 정치1번지에 洪내민 朴자존심… 운명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희 기자]

여야 각당은 29일 새벽을 기해 13일 간의 4·11 총선 선거전에 본격 돌입했다.  <시사오늘>은 독자들이 총선을 재미있게 관전할 수 있도록, 10곳을 선정해 색다른 시각에서 선거 양상을 다뤄볼 예정이다. <편집자 주>

4.11총선 서울 종로구의 관전 포인트는 '박근혜의 선택'이 통할지이다.  

새누리당 홍사덕 후보가  민주통합당 정세균 후보를 이긴다면 박 위원장의 선택은  '탁월한 선택'이 된다. 이는 12월 대선에서도 박 위원장 행보에 탄력을 줄 전망이다. 그러나 정세균 후보가 이긴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박 위원장의 공천이 '종로구 민심을 역행한 선택'으로 평가받는 것은 물론, 여러 논란에도 불구, 홍사덕 후보를 선택한 박 위원장의 자존심이 구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이곳저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지난 3월 5일 새누리당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은 친박계 홍사덕 의원을 종로구에 전략 공천했다.

박 위원장은 홍사덕 의원을 공천한 이유에 대해 경륜·능력·청렴 때문이라는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지난달 7일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관훈클럽에서 "홍사덕 의원은 국회의부의장도 했고 6선의 경륜과 능력을 갖춘 깨끗한 사람"이라며 "이런 사람이 종로를 대표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한바 있다.

ⓒ뉴시스
하지만 박 위원장의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홍사덕 후보는 '낙하산 공천'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홍사덕 후보가 전략공천되기 전, 종로에서는 조윤선 비례대표 의원과 이동관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일찌감치 종로 출마를 준비하고 있었다. 한편, 당시 홍 후보는 중진의원에 친박이라는 점 때문에 용퇴론에 밀려 텃밭인 대구 서구지역 출마를 포기하고, 향후 향방을 놓고 당의 결정을 기다리던 차였다. 

이때는 새누리당이 쇄신을 강조하며, 신진 정치인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겠다던 때였다. 그런데 먼저 지역에 나와 기반을 닦아놓고 있던 이동관 전 수석 등 신진정치인들 대신에 종로에 공천된 인물은 6선이나 한 홍사덕 의원이었다. 이동관 전 수석의 경우 '이명박 대통령의 입'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이에 정치권에선 박 위원장이 이 전 수석을 배제하고 홍 의원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표적공천'이란 지적도 나왔다. 이에 새누리당 관계자는 "정치1번지 종로에는 무게감 있는 인물이 필요해" 이같이 공천했다고 전했다.

한편, 홍사덕 후보와 격전을 벌이고 있는 민주통합당 정세균 후보는 산업자원부 장관, 민주당 대표를 역임한 바 있는 4선 중진 의원이다.

정세균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MB심판론'과 함께 '박근혜-MB 연대책임론'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홍사덕 후보는 과거 참여정부의 실정을 강조하며 "오히려 민주당이 심판대상"이라는 말과 함께 '역정권심판론'을 펼치는 중이다. 한 때 홍사덕 후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하기도 했다.

종로구는 총선에서 여러모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지역이다.

대통령만 3명을 배출한 지역으로서 대통령의 산실이라고도 불린다. 고 윤보선 전 대통령이 종로에서 3선을 지냈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명박 대통령이 종로구 지역구에 당선된 바 있다. 때문에 바야흐로 대선에서 서울 민심이 어떤지를 가늠할 수 있다. 이번 총선의 전체 판세도 한 눈에 읽을 수 있다.

지역적 특색을 보면, 1998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보궐선거 승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보수당 후보가 선출되었다는 점에서 이 지역은 전통적으로 보수당 텃밭인 곳이다. 16~18대까지 종로구에서 3선을 했으나, 이번에 불출마를 선언한 박진 의원 역시 새누리당 의원이었다. 고급빌라가 운집해있는 종로구 평창동의 경우가 특히 보수성향이 강하다.

역대 성향만 보면, 새누리당의 승리를 쉽게 가늠할 수 있을 듯 하지만, 선거 9일을 앞둔 현재까지 두 거물급 인사의 빅매치는 초박빙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십 여 차례 여론조사 결과 대부분이 엎치락 뒤치락하며 어느 한 쪽으로 기울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 당의 누가 과연 정치1번지 종로에서 승리의 깃발을 꽂을지 초미의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홍사덕 의원과 직결되는 박 위원장의 운명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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