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공학②>“시간을 끌어라”…승리는 안철수다
스크롤 이동 상태바
<정치공학②>“시간을 끌어라”…승리는 안철수다
  • 정세운 기자
  • 승인 2012.04.25 10:1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마선언에서 후보단일화까지는 정밀하게 조사된 그림
새누리, 검증하자고 나올 때 ‘후보단일화’로 맞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세운 기자]

안철수 정치행보는 일종의 시나리오

“당내로 들어와서 힘을 합쳐 싸우자.”,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혀라.”

전자는 민주통합당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후자는 새누리당 내 친박계 인사들의 목소리다.

▲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뉴시스
이들이 이렇게 말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4월 총선에서 실질적으로 패배한 민주통합당은 안 원장과 힘을 합쳐야만 정권을 잡을 수 있다는 게 더 명확해 졌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말을 들어보면 이 같은 사실은 더욱 명확해 진다. 문 고문은 최근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지지와 안 원장의 지지가 합쳐져야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 민주당이 안 원장과 힘을 합칠 방안을 모색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안 원장에게 ‘대선 출마 여부를 밝히라’고 압박하고 있다. 4월 총선은 한마디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승리라고 말할 수 있다. 박 위원장의 승리로 민주당 내 차기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이 정체되거나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원장의 지지율은 굳건하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4월 16일부터 20일까지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위원장과 안 원장의 양자대결구도에서 49.2% 대 45.0%를 기록했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4.2%p로 오차범위 내다.

지난해 10월부터 불기 시작한 ‘안철수 바람’이 꺼지지 않자, 이제 친박계 인사들은 안 원장을 정치판이라는 링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모습이다. 본격적인 ‘검증’을 통해 그를 주저앉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안 원장의 멘토에서 친박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김종인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의 말을 들어보면 그 의도가 분명해 진다.

김 전 위원은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빨리 결론을 내 정정당당하게 나오는 게 낫지 애매모호한 말을 자꾸 해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결코 옳은 자세가 아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안 원장은 거대 두 정당의 요구와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안 원장측은 ‘6월 결단설’을 흘리면서 아직까지도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서지 않고 있다.

안 원장 지지자로 알려진 조국 서울대 교수도 “대권후보는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꽃가마가 기다리지도 않는다. 경쟁과 검증 속에서 만들어 진다”며 안 원장의 출마를 촉구하기도 했다.

제3후보, 출마선언 후 2달 안 돼 지지율 추락

안 원장의 이런 행보는 ‘결단성’이 없어 보인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은 최근“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출마하기로 했다가 한순간에 말을 바꾸는 것을 보고 안 원장이 리더로서 자질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비판했다. 결단성이 없다는 것을 최대한 부각시키려고 한 듯하다.

김 전 비대위원의 말처럼 안 원장이 결단성도 없고, 리더로서 자질이 없을까. 여기에 대한 답은 ‘아니오’가 정답인 듯하다.

솔직히 안 원장의 이러한 행보는 일종의 ‘시나리오’로 보인다. 그것도 아주 정밀하게 조사된 ‘시뮬레이션’을 통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안 원장이 그리고 있는 시나리오를 해석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우선, 안 원장은 정치세력화가 안 돼 있다. 때문에 지지율 유지가 급선무다. 그렇기 때문에 지지율 하락세가 나타나면 여지없이 그의 훈수정치가 나온다.

4월 총선에서 새누리당 대 민주당의 구도로 흘러가면서, 안 원장의 지지율에 비상등이 켜지자 그는 잠시 접었던 강연정치를 재개했다. 그는 강연에서 “정당이 아닌 인물을 보고 뽑아라. 나는 진영논리에 갇히지 않겠다”고 했다. 이러한 정치활동으로 인해 그의 지지율은 굳건히 지켜질 수 있었다.

▲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뉴시스
어쩌면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조기에 선언하지 않는 것도 지난 대선을 정확하게‘시뮬레이션’ 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1997년 15대 대선은 이회창 신한국당 후보와 김대중 국민회의 후보의 양자 대결로 끝이 났지만, 과정은 그렇지 않았다. 이인제 후보와 조순 당시 서울시장의 지지율이 폭발적이었다.

40%를 넘나드는 지지율을 앞세워 이인제 후보는 국민신당을 차려 대선전에 뛰어들었고, 조순 서울시장도 시장 직을 내던지고 민주당에 입당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들이 본격적으로 대선전에 뛰어들자 곧바로 지지도가 하락하기 시작해 조순 시장은 완주도 못한채 내려왔고, 이인제 후보는 김대중 이회창 후보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정치세력이 약한 후보들의 지지율은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약 2달을 버티지 못하고 추락했다. 안 원장은 아예 정치세력화가 안 돼 있는 후보다. 그런 그가 조기에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안 원장이 출마 선언을 미루니까, ‘피로감이 느껴진다’며 비토하는 세력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안 원장이 출마 선언을 했다면 지금의 지지율은 유지되지 못했을 거다. 그는 아마도 정교한 계산아래 출마 선언을 미루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적당한 시기를 봐서 민주당에 입당해 야권의 대권후보가 되는 전략은 어떨까. 이 또한 안 원장이 대권을 잡기 위해서는 올바른 길이 아닌 듯싶다.

안 원장은 세력도 없고, 권력을 나눠줘야 할 인사도 없다. 그런 그가 굳이 무리하게 민주당 내로 들어갈 필요가 있을까. 세력이 없기 때문에 경선을 통과해 대권주자가 되기도 어렵겠지만, 된다고 하더라도 문제다. 바로 새누리당에서 그를 ‘검증터널’로 내 보낼 게 분명하다. 실수 한방에 완전히 몰락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야권 전체가 무너지는 것이다. 안 원장은 이런 길을 걷지 않을 게 분명하다.

후보단일화 쇼로 ‘검증 막는다’

아마도 안 원장은 최대한 출마시기를 늦추다가 민주당 내 경선이 시작되면 미뤄왔던 선언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일종의 민주당 경선‘김빼기’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하다.

안 원장의 김빼기가 성공하면 2012년 대선전은 ‘박근혜-안철수’양강 구도에 민주당 대선후보가 3위로 따라붙는 형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의 지지율 추세가 그대로 유지되는 게 안 원장이 그리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이럴 경우 새누리당은 ‘검증’을 통해 안 원장을 낙마시키려고 나설 게 뻔하다. 이때쯤 안 원장은 민주당 대선후보와 공동정부를 제안하며 후보단일화에 나서면 된다. 그러면 검증 자체가 ‘후보단일화 쇼’에 묻혀 버릴 수 있다.

결국 지금 안 원장의 정치행보는 ‘대권’을 향한 잰걸음이라고 볼 수 있다. 정치 공학적으로 말한다면 더욱 그렇다.
 

담당업무 : 정치, 사회 전 분야를 다룹니다.
좌우명 : YS정신을 계승하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꼼수 2012-04-25 11:38:29
나는 한마디로 꼼수라고 본다 지금 국민은 피로감에 사여 있다. 대통령감인지 아닌지를 보고 잇다. 대한민국국민이 바보는 아니다. 단일화를 한다면 새누리당이 위험하면 보수층과 지지층 이 결집한다는 사실을 모르는가 이번 총선이 말해준다. 국민은 한번속지 두번안속는다 아마추어리즘이 있다는사실은 누구나 안다 대한민국을 어떻게 이끌어갈것인가 의문스럽다. 계장급대통려이 아닌가 십다. 방법 새누리당 반값등록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