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대출 규제 확대에…대체 상품으로 수요 몰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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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대출 규제 확대에…대체 상품으로 수요 몰리나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10.16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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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효과 우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문재인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이 수월한 아파트 대체 상품에 실수요자들이 몰리는 모양새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인천 미추홀구 숭의동 일원에 분양 중인 '힐스테이트 숭의역' 오피스텔은 지난 7~8일 진행한 청약 결과 264실 모집에 3719건이 접수돼 평균 14.09 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다. 분양 관계자는 "아파트 대비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다. 계약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청약 흥행 배경을 설명했다. 해당 오피스텔은 중도금 50%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분양 관계자의 말처럼 아파트 대체재의 진입장벽은 낮은 편이며, 관련 규제도 더욱 완화되는 추세다. 정부는 아파트 대체재인 도시형 오피스텔과 오피스텔에 관한 규제는 완화하는 방안을 지난달 발표했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주택도시기금 건설 자금의 대출 조건을 기존 5000만 원에서 7000만 원으로 늘리고, 오피스텔의 경우 바닥 난방 허용 면적을 확대해 4인 가구가 여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중대형 평면이 등장할 수 있게끔 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더욱이 현재 오피스텔은 LTV 최대 70%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분양가가 9억 원 이상이어도 중도금대출을 실행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아파트에 비해 대출이 나올 수 있는 확률이 높은 셈이다.

또한 지난 13일 국토교통부는 앞으로 2년 동안 생활형숙박시설을 오피스텔로 변경할 시 오피스텔 건축기준을 일부 완화해 적용할 계획이라는 방침도 공개했다. 숙박업 시설인 생활형숙박시설을 용도변경 없이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사례를 양성화하기 위한 조치다. 생활형숙박시설이 규제 완화를 통해 아파트 대체 상품화되는 것이다.

중도금대출, 잔금대출 등 아파트에 대한 금융 규제를 확대하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아파트는 사업 주체가 공공기관인 경우에도 대출이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8월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파주운정3지구 A17블록', '시흥장현 A3블록', '화성봉담 A2블록 신혼희망타운' 등 공공분양단지 입주자모집공고를 내면서 금융권 중도금 집단 대출 규제로 대출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건설사들도 진입장벽이 낮은 아파트 대체 상품 공급을 서두르고 있다. 대우건설이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일원에 선보이는 '신길 AK 푸르지오'(도시형 생활주택 296가구·주거형 오피스텔 96실), 삼정건설이 부산 동래구 낙민동 일대에 분양 중인 '낙민역 삼정그린코아 더시티'(아파트 142가구·도시형 생활주택 90가구·오피스텔 23실) 등이 대표적인 예다. 전자는 도시형 생활주택을 9억 원 미만으로 공급해 중도금대출이 가능할 전망이고, 후자는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한 중도금 50%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이처럼 공급자와 수요자의 시선이 아파트 대체 상품으로 향하면서 관련 업계에서는 비교적 대출이 수월한 대체재 시장에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는 사업 주체가 금융권을 통해 중도금 집단 대출을 알선하는데 최근에는 민간뿐만 아니라 공공 물량까지도 중도금대출 불가를 안내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현금 보유량이 많지 않은 서민들이 대출 규제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규제가 점차 완화되고 있는 주거 상품에 수요가 몰리면서 풍선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5일 공개한 '2021년 3분기 오피스텔 가격동향'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7월 1일 대비 10월 1일 기준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0.99%, 전세는 0.94%, 월세는 0.54% 각각 올랐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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