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 김두관①>김두관 힘의 원천은 민주당 호남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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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김두관①>김두관 힘의 원천은 민주당 호남 파워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2.07.16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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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노무현 ·정동영 ´동일사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요즘 민주당 안팎에선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 얘기가 쏟아지고 있다. 7월을 지나 8월에 들어서면 '김두관 대세론'이 만들어지는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이런 전망이 나오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김 전 지사는 세 번씩이나 도전해 겨우 얻어낸 경남도지사 자리를 2년 만에 과감히 포기하고 대권도전에 나섰다. 그것도 '무소속이어서 경남도지사 자리에 앉혀줬더니 2년만에 그만두고 민주당으로 갔다'라는 비판을 정면으로 안고서다. 이는 역설적으로 대권과 관련한 김 전 지사의 자신감이 어느정도인지 보여준다.

이런 자신감의 핵심은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전 지사 진영의 한 관계자는 "지난 해부터 민주당 내 호남세력들 사이에서 김 전 지사의 대선출마를 부추기기 시작했다"고 귀뜸했다. 매우 중요한 대목이다. 누가 뭐래도 민주당에 대한 호남의 영향력은 아직 절대적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은 물론 정동영 상임고문까지 모두 호남 지지세를 입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됐다. 민주당 내에서의 대세론은 늘상 호남에서 출발한 것이다.

일단 이처럼 호남의 지지를 얻게 되면 사람들이 모여드는데 가속도가 붙는게 그 간의 전례다. 원혜영 의원과 이강철 전 청와대 사회문화수석을 비롯, 김재윤 민병두 문병호 최재천 강창일 안민석 배기운 김영록 김승남 홍의락 의원 등이 벌써부터 김 지사의 가능성을 눈치 채고 지지를 선언했다.

호남에서 성공하면 전국에서도 순풍

여기에 김태랑 전 국회 사무총장과 장영달 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이철 허운나 윤원호 신명 이규정 전 의원 등 영남 출신 정치권 인맥까지 가세했다. 이외에 외곽 지원 조직들은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요즘은 김 전 지사 주변 사람들을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일각에서는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김 지사가 연대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12일에는 김두관 대선 캠프의 여성대변인으로 전현희 전 의원이 임명됐다. 18대 국회에서 원내 대변인을 맡았던 전 전 의원은 미녀 정치인으로 차세대 여성 리더로 꼽히는 인물이다. 때문에 다른 진영에서도 탐냈다. 이런 그가 김 전 지사를 선택한 것이다. 전 전 의원은 "김두관 후보가 보여준 진정성과 대한민국을 위하는 애국심이 마음에 들었고, 나라를 이끌 훌륭한 분이라는 확신을 해 합류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날(11일)에는 경남도립남해대학 공민배(59) 총장이 경남도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김두관 전 지사 대권 캠프에 합류했다. 그는 "김두관 전 지사가 대권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부터 사표를 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며 "임명권자인 김 전 지사가 떠난 마당에 따라가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김 전 지사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능력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 ⓒ뉴시스
일각에서는 민주당 내에는 김 전 지사 말고도 호남 세력의 지원을 받는 후보가 있다고 주장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결국은 김 전 지사 쪽으로 모아질 수밖에 없다. 김 전 지사의 한 지인은 "호남 쪽 지지를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사람은 김두관이다. 호남 세력의 지원을 받는 다른 후보도 있겠지만 김두관에 비해 미약하다"며 "나중에는 그 사람들도 김두관을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낮은 지지율, 시간이 약

이렇게 잘 나가는 김 전 지사이지만 지지율 앞에서는 왠지 초라한 느낌이다. 같은당 문재인 상임고문에 턱없이 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전 지사는 지난 8일 출마선언 당시 "다음 달 시작되는 당내 경선을 통해 (문재인 고문을) 뒤집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이 많다. 시간이 지날수록 세(勢)에서 앞서는 사람에게로 지지율이 모아진다는 게 그 이유다.

김 전 지사 외곽 지원조직인 DK포럼의 권영우 대표는 "김 전 지사가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과 붙으면 필승"이라고 장담했다. 현재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박 의원을 거의 바닥 지지율의 김 전 지사가 이긴다고 하는건 이상하게 들린다. 그러나, 두 사람이 '일 대 일'로 실전에서 붙으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유권자들이 두 사람을 놓고 차근차근 살펴본다면 여론조사와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론조사 지지율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수치가 있다. <프레시안>이 지난 7월 1일 발표한 정치부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민주당 대선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김 전 지사는 문고문(35.6%)에 불과 0.9%포인트 뒤지는 34.7%로 2위를 차지한 것이다. 일반인들보다 좀더 정치인들에 대해 상세히 파악하고 있는 정치부 기자들의 이 같은 판단은 시간이 지나면서 일반인들에게 그대로 전달될 것이고, 결국 비슷한 여론조사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다.

김 전 지사의 자질도 논란 거리다. 국회의원을 해본적이 없는 만큼 정치 경험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전 지사측은 "그게 무슨 소리냐"고 펄쩍 뛴다. 그러면서 김 전 지사의 선거 이력을 들춰내 보여준다. 그도 그럴 것이 김 전 지사는 29세인 1988년에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등 지금껏 모두 여덟 번에 걸쳐 총선과 지방선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면 정치가 함축돼 있는 선거에 대한 파악이 이뤄졌을 것이고 당연히 정치도 알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시골 이장에서 군수를 거쳐 도지사까지 이르는 입지전적인 과정 자체가 '정치'라고 주장한다.

정치경험 부족?…한번 맞대보자

김 전 지사는 원래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인물로 파악된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를 여의게 된다. 자신이 다니던 초등학교 졸업생 1백20명이 부산으로 수학여행을 갈 때도 그는 여비가 없어 포기해야 했다. 남해종고를 졸업하고 국민대 어문계열에 합격했지만 역시 돈 문제로 접어야 했다. 그러다 둘째 형과 고향에서 2년간 마늘 농사를 짓다가 1979년 경북 영주에 있는 경상전문대학(현 경북전문대학교) 행정학과에 들어간다. 웬만한 사람 같으면 그냥 학업을 포기했을 만도 한데 전문대학 행정학과에 들어갔다는 점이 심상치 않다. 이런 그는 1981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에 편입한다. 이후 그의 정치가 본격화 된다.

그는 4학년이던 1986년에 '민족통일민중운동연합'(민통련)에 가입했다. 민통령은 당시 재야 운동권의 핵심으로 김 전 지사는 간사로 활동하다 구속되기도 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남해농민회를 결성하기도 했다. 1989년에는 남해신문을 창간했다. 이 시절 김 전 지사는 시민들의 이해관계 충돌과 갈등을 직접 체험하고 이를 해결하는 훈련을 쌓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경력 때문에 '김두관은 여의도 정치를 제외한 다른 정치 경험은 어느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게 더 참신하지 않느냐'고 그의 진영에선 큰 소리 치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참여정부 시절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이 정도면 대선에 출마할 자격이 된다는 평가다.

김 전 지사와 관련해 잘 알려지지 않은 게 있다. 바로 김 전 지사가 만능 스포츠맨이라는 사실이다. 김 전 지사는 그의 친구들 사이에서 '유도 4단'으로 불린다. 김 전 지사의 친구인 태권도 3단의 권영우 DK포럼 대표는 "네가 김 전 지사에게 잡히면 넘어간다"며 "김 전 지사가 정말 4단인지는 모르겠는데 유도를 너무 잘해 친구들 사이에서 '유도 4단'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또, 씨름을 잘해 군인 시절 고향 마을에서 '김두관이가 우리동네 씨름대회에 참가해야 하니 휴가를 좀 주라'고 요청할 정도였다. 축구는 기본이고 한 때는 복싱도 했다. 정치에서 강한 승부 근성과 순발력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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