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인사 찍어내기 논란, 열달째 수사 뭉개기…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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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인사 찍어내기 논란, 열달째 수사 뭉개기…왜?
  • 방글 기자
  • 승인 2022.05.23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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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채용에도 특혜·청탁 의혹…업무상 불이익까지
윤석열 취임+7월 경찰청장 임기 만료…수사 속도 '기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야당 인사가 공공기관에 취업한 이후, 여당으로부터 불이익을 당했다며 고발한 사건을 경찰이 제대로 수사조차 안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왔다. ⓒ시사오늘 이근
야당 인사가 공공기관에 취업한 이후, 여당으로부터 불이익을 당했다며 고발한 사건을 경찰이 제대로 수사조차 안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왔다. ⓒ시사오늘 이근

야당 인사가 공공기관에 취업한 이후, 여당으로부터 불이익을 당했다며 고발한 사건을 경찰이 제대로 수사조차 안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왔다. 지난해 7월 고소한 이후, 열 달이 지난 5월에서야 피고소인에 대한 조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고소인 측은 "수사를 안할거면 차라리 사건을 종결해주면 좋겠다. 증거불충분이나 혐의 없음으로 처리를 하면, 고소인이 검찰에 직접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다. 그러면 검찰이 다시 수사해야 한다. 고소한지 열 달이 지났다. 수사를 하지도 않으면서 계속 쥐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해당 사건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는 과정에서 공공기관 임명권 등으로 갈등이 생기면서 회자되고 있다. 지난 1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징역 2년의 실형을 확정 받은 만큼 이번 수사 결과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단순 해프닝일까. 제2의 김은경 사건일까.

야당 인사가 공공기관에 취업한 사건을 ‘특혜’, ‘청탁’ 등의 행위로 보고 불이익을 줬다면, 제2의 김은경 사건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물론 특혜가 있었는지, 청탁을 했는지, 의도적으로 불이익을 줬는지는 아직 모른다. 수사 중인 사안이므로. 

지난해 7월, 당시 야당(국민의힘) 국회의원 보좌관이던 A씨는 여당(민주당) 의원과 보좌관, 기상청 차장 등 4명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채용 과정을 문제 삼고 업무에서 불이익을 당했다는 이유에서다.

A씨는 2020년 7월 기상청 산하기관인 APEC기후센터로 이직했다. 이전에는 미래통합당 심재철 전 국회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했다. 그러다 4월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참패하면서 일자리를 잃었다. 이후, APEC기후센터로 취업에 성공했다. 국회를 상대로 입법 지원 업무를 하는 경영지원실장 자리였고, 블라인드 면접을 통해 채용됐다. 야당 출신이지만 문재인 정부 공공기관에서 부서장으로 많은 행정 경험을 쌓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민주당 측에서 청탁 등의 부정행위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문제 삼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A씨가 환경이나 기후 관련 근무 경력이 전무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심지어는 A씨의 업무 배제를 요구하고, 기관장 인센티브 반납 등을 거론하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정부 시절 내 출신 때문에 부정채용 논란에 휩싸였다. 2020년 8월부터 11월까지 각종 업무에서 배제 당했고, 회의에 들어가지 못하고 밑에서 대기하는 등의 굴욕도 당했다. 국회 내 동선 보고까지 요구했다.”-A씨.

해당 사건은 현재 영등포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다. 영등포경찰서는 의원실과 기상청에 대한 압수수색을 요청했지만 2차례나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당시 친여(민주당) 성향이 강한 서울남부지검이 의도적으로 압수수색을 반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속된 말로 ‘사건 뭉개기’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서다. 결국 의원실과 기상청에 대한 압수수색은 이뤄지지 않았다. 

문제는 피고소인들에 대한 소환조사 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피고소인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위원과 보좌관, 더불어민주당 환노위 수석 전문위원, 기상청 차장 등 4명이다. 고소 직후에는 기상청 차장 한명에 대해서만 조사가 진행됐다. 이후 열달이 지나서야 여당 관계자에 대한 소환 조사가 진행됐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고소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소환 조사조차 받지 않았다. 오죽하면 수사관에게 ‘민주당 인물이라 조사 안 하는거냐’고 까지 물었다.”-A씨.

소환 조차를 마친 기상청 측은 사건이 종결 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작년 가을쯤인가, 경찰 조사 받고 끝났다. 더 이상 조사할 게 없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A씨가 고소한 이유는 기상청보다는 민주당에 있다고 봤다. 주요 인물은 나중에 조사한다고 들었다. 국회의원을 직접 조사하기 어렵겠구나 정도만 알고 있었다.”-기상청 관계자

이런 일이 흔히 있는 일인지,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변호사에게 물었다.

“사건이 많다고 하더라도 10개월 동안 피의자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건 말이 안 된다. 피고소인이 바쁘다고 출석을 미루면 늦춰줄 순 있지만 그것도 한두달 정도다. 수사관에게는 사건을 받은 날로부터 몇 개월 안에 피의자를 조사해야 하는 등의 지침이 있다. 10개월 동안 조사를 안 했다는 건 수사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거나 각하로 끝내려고 하는 거로 밖에 안 보인다. 이 정도면 청문감사실에 '사건 방치 아니냐'고 진정을 낼 수 있는 사안이다. 혹은 서울청에 민원을 제기할 수도 있다.”-이광수 변호사 

물론 고소를 당한 사람들 입장은 다르다. 채용 과정을 문제 삼은 적도, 불이익을 준 적도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 의원실 보좌관 B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기상청에서 먼저 와서 야당 인사를 채용했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 선제적으로 조치하겠다는 식으로 말했다. 환노위에서만 10년을 일했다. 노동법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채용 과정이야 어쨌든 이미 채용이 된 이상 그 분의 노동권도 중요하다고 했다. 불이익 없게 했으면 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오히려 이 소송으로 내가 불이익을 당하게 생겼다.”

하지만 경찰은 이런 이야기를 할 자리 조차 만들어주지 않았다.

"경찰에서 부르지도 않았다. 조사한다고 출석해달라는 연락을 받은 일이 없다."-지난 3월 당시 민주당 의원실 보좌관 B씨

"아직 수사 중이다. 곧 피고소인들에 대한 소환 조사도 진행될거다."-담당 수사관


사실 해당 사안은 지난 3월 취재를 마쳤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 측에서 지방선거 출마를 이유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보도 유예를 요구했다. 

A씨의 입장은 달랐다. 피고소인이 도지사 출마를 준비 중인 만큼, 유권자들이 왜곡된 판단을 하지 않도록 그 전에 결론이 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측의 의견 모두 일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 기사가 경선 탈락의 '핑곗거리'가 되기를 바라지는 않았다. 기사의 초점은 '환경부 블랙리스트'와 '공공기관 특혜·청탁 의혹' 그리고 '수사 뭉개기'에 맞춰져야 했다.

그 사이 정권은 바뀌었고, 피고소인은 경선에서 탈락했다. 

A씨는 고소한지 일년 가까이된 만큼 빠르게 수사가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대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진 만큼 해당 사건의 수사 분위기도 바뀌지 않을까 기대했다.

실제로 해당 사건을 바라보는 경찰의 시각에도 변화가 있는 듯 보였다. 경찰 내부에서 들려온 소리를 모아봤다. 

"영등포경찰서에서 수사 중인 여의도 관련 사건이 해당 사건 외에도 더 있다. 민주당, 국민의힘 의원들을 고소고발한 사건이 10개가 넘는다. 묶여있던 사건들을 하나씩 수사하려는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이후에 여의도 관련 사건들도 하나둘 손대자는 분위기다. 오는 7월 경찰청장이 바뀌면 더 속도가 나지 않을까 싶다. "-경찰 관계자

한편, 대법원은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면서 임기가 남아있는 임원에게 사유 없이 사표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직권남용이라고 못 박았다. 

이번 사건이 제2의 김은경 사건으로 인정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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